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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zedAuthor

2025 Beauty #231

By EDITOR'S LETTER

어젠 울었어.
걱정하지는 마.
자지러지게 많이 웃기도 했으니까.
그러고 싶었어.
한 편 한 편의 살이가 슬픈지 웃긴지 비겁한지 유난스러운지.
속은 시원하니?
차라리 그랬으면 됐고, 넘어갈 수는 있겠고.
존재가 중요하다, 결국 그게 다라고 늘 목 놓아 외쳤는데
우주적 관점? 뭐 그렇게 생각해 보니까 아니더라고.
그저 현상에 불과한 거더라.
나도, 너도, 한낱 부질없다면 그렇게 부서지고 말.
그대의 나르시시즘을 응원해.
곱씹어 생각해 보니 그거야말로 숨 쉬는 이유의 전부일 수 있겠더라.
멀어서 좋아?
더 읽고 싶어?
더 쓸까, 말까.
그렇다면 실물을 남겨야 한다는 걸 명심해.
앞으론 그게 전부가 될 테니.
우리 최소, 우리 뒤까지도 자본주의 안에서 굴러갈 테니.
뭐라도 끄집어내.
무시는 찬밥에조차 하지 말고.
오늘도 울고 싶어.
보라색 원피스를 입고 예쁘게 화장한 채 너의 꿈에 나타났다는 너의 말,
무척이나 고마웠다는 걸 이제야 고백하며.
그래, E.T.처럼 웃진 않을 거야.

 

이겸
李兼
Guiom Lee

2025 Girl #230

By EDITOR'S LETTER

“신선한 육회덮밥 어떠세요?”
“목살구이에 볶은김치 얹어 드시면 어떠세요?”
“굴비에 녹차밥 어떠세요?”
“얼음 동동 띄운 동치미국수 어떠세요?”
“미나리 된장찌개에 보리밥 비빔정식은 어떠세요?”

어머니에게, 아버지에게
일주일에 두세 번 의사를 타진한 뒤 음식을 보내는 것, 이걸 계속한 지 10년도 넘었다.

두 분 다 반응이 별로일 때는 나름 비장의 무기가 있다.
“장어구이 어떠세요? 양념 안 할 걸로요.”
그렇다.
늘 장어 앞에선 ‘답정 부모’다.
“그래, 그게 좋겠다” 한다.

마지노선이었다.
그분들께 내가 느끼는 고마움을 갚을 수 있는, 그 서비스의 한계치에서.

10대 후반 이후엔 같이 살지도 않고
결혼을 하지도 않고
자식이 있지도 않고
말을 듣지도 않고
1년에 한두 번밖에 만나지도 않고
평소 애교 부리지도 안부 연락도 않는
그런 자로서 할 수 있는.

이것도 중독인가 싶다.
요즘은 에서 가장 보람된 일 중 하나가 이것이니.

“던은 샌드위치를 좋아하니까 서브웨이 어때?”
“위시는 아샷추!”
“티싱은 자극적이지 않은 통닭!”
“소희는 공짜면 아무거나 잘 먹으니 족발이나 보쌈.”
“지웅은 오징어회면 충분.”
“루루는 살 빼야 하니까 외면.”

내 부모에게처럼 그 고마움을 향한 서비스 영역에서의 마지노선인지 모르겠으나
하여튼 요즘 나는 음식을 주문할 때마다 즐겁다.
심지어 그것을 잘 먹는 모습을 보면 아름답다 못해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랄까.

“오늘 뭐 마실래? 뭐 먹을래?”

나의 주문 플러팅이 계속되기를.
그게 다이고, 또 그게 전부일 테니.
모두가 건강하다는,
그래도 안전하다는,
그리고 돌아간다는.

><;

 

이겸
李兼
Guiom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