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티유 블라지. 파리에 온 또 다른 이유, 그의 샤넬.
꼭 1년. 한 챕터를 닫은 그를 축하하고 싶어 꽃집에 들렀다. 그에게 건넬 꽃을 골라 가슴에 꽂았다. 쇼가 끝나면 만나기로 한 약속이 있었다. 그 꽃은 그때까지 내 심장 곁에서 함께 기다렸다.
그랑 팔레. 그리웠다. 오직 샤넬만이 해낼 수 있는 공간, 이 공기, 이 장관.
해 질 녘, 새가 날아올랐다. 빛나는 새 떼가 거대한 지붕처럼 머리 위에 걸렸다. 1년 전 첫 쇼의 행성이 다시 떠올랐고, 마블링 바닥은 물처럼, 대지처럼 새들을 비췄다. 파리 한가운데에서 우주를 느꼈다. 그렇게 블라지는 다시 그랑 팔레의 하늘을 열었다.
세트의 영감은 블라지가 사랑하는 이탈리아 남부 칼라브리아에서 왔다. “제가 시간을 많이 보내는 곳이에요. 거기 아름다운 강이 있고, 파트너와 함께 지내는 작은 집이 있어요. 시스템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지는 곳이에요. 철새들이 지나가는 보호 구역이라, 새들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져요.”
샤넬 우먼들
가브리엘 샤넬과 나누는 대화, 그 세 번째 장. ‘동전의 양면’. 한 여성 안에 사는 여러 여성, 가브리엘이 샤넬이 되어가는 이야기다.
샤넬에 온 뒤로 블라지는 디자인팀과 함께 ‘샤넬 우먼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계속 넓혀 왔다. 그가 내린 결론은 이렇다. “한 명이 아니에요. ‘샤넬 우먼들’인 거죠.”
실마리는 오래된 대화 속에 있었다. “가브리엘이 루이즈 드 빌모랭*과 나눈 대화에서 아름다운 구절을 하나 발견했어요. 자기가 지나온 모든 자신과 여전히 친구라고요. 어린 시절의 자신을 사랑해 줄 수 있고, 10대였던 자신을 위로해 줄 수 있다고요. 그게 흥미로웠어요. 그러니까 이 쇼는 한 방 안에 있는 여러 명의 여자들, 그리고 그 모든 레이어에 대한 이야기예요.”
가브리엘은 이렇게 말했다. “어린 시절의 나는 지금의 나와 함께 있다. 나는 그녀의 계획을 이루었다.” 블라지는 이를 동전의 양면에 빗댄다. 앞사람이 그린 그림을 보지 못한 채 다음 사람이 이어 그리는 초현실주의자들의 놀이, ‘카다브르 엑스키’처럼 하나의 정체성이 또 다른 정체성으로 이어진다고.
시작은 뜻밖에 조카의 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