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성범 AI 연구원 겸 방송인.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산학부를 거쳐 AI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2023년도 수능 수학 미적분 30번 풀이 영상으로 주목받았고, 서바이벌 프로그램 <대학전쟁>, <피의 게임 3> 등에 출연했다. AI와 뉴테크 분야 전공자로 다양한 활동을 병행 중이다.

 

아무래도 우리는 여전히 진화의 한가운데 있는 것 같다. 생물학적 진화보다는 기술적 진화의 방향을 따라서 말이다. 인류는 스스로 창조한 기술을 통해 끊임없이 자신을 강화해 왔다. 다만 이번 사례는 결이 조금 다르다. 기존 기술은 호모 사피엔스의 한계, 그러니까 부족한 지구력이나 나약한 신체, 지식의 한계 등을 보완하는 도구였다면, AI는 호모사피엔스가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인 ‘지능’을 대체하려는, 다소 위험하고 발칙한 시도다.

당장 야생에 나간다면 일주일도 채 버티지 못할 인간이란 존재를 생태계 최상위로 끌어올린 것은 무엇보다 압도적인 지능이다. 우리는 독보적인 사고체계를 기반으로 끝없는 혁신을 이루었고, 그 성과를 다음 세대에 전달해 왔다. 그렇게 축적한 결과 위에 현대 인류는 전례 없는 기술의 정점을 경험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 새로운 경고음이 들려온다. 우리가 만든 피조물이 우리의 지능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가능성, 인간 고유의 영역을 AI가 침범할 수 있다는 불안이다. 최근 AI를 향한 폭발적 관심 역시 이러한 위기감의 반사작용은 아닐까.

최근 출시된 제미나이 3.0은 내 주변에서 가장 자주 언급되는 화젯거리다. AI 모델 간 성능 경쟁은 이미 익숙한 풍경이기에, 연구원 입장에서 그 자체가 놀라운 일은 아니다. 다만 이번 발표에서 주목한 지점은 구글이 이 분야에서 명확한 후발 주자였다는 사실이다. 챗GPT가 처음 공개됐을 당시 업계 전반에서 제기된 질문은 분명했다. ‘검색엔진은 여전히 필요한가?’, ‘사람들은 이제 모두 AI에게 질문하지 않을까?’라는 의문 말이다. 이러한 불안은 실제로 구글의 주가에 반영됐고, 한동안 ‘구글 위기설’이 업계에 떠돌기도 했다.

그로부터 2년도 채 지나지 않아 구글은 제미나이 3.0을 선보였고, 여전히 테크업계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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