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zed Earthround


재킷과 팬츠 셋업은 지오송지오(Ziosongzio), 셔츠는 올세인츠(AllSaints), 타이는 펜디(Fendi), 벨트와 슈즈는 에디터의 것.


코트와 셔츠, 팬츠는 모두 펜디(Fendi).

프린트 셔츠는 팜 엔젤스(Palm Angels), 팬츠는 에이치앤엠(H&M), 슈즈는 닥터마틴(Dr. Martens), 이너로 입은 슬리브리스 톱은 에디터의 것.

톱은 비비안 웨스트우드(Vivienne Westwood), 팬츠는 아스페시(Aspesi), 벨트는 에디터의 것.

톱과 이너로 입은 슬리브리스 톱, 팬츠는 모두 펜디(Fendi), 슈즈는 푸마(Puma).

재킷과 팬츠 셋업은 지오송지오(Ziosongzio), 셔츠는 올세인츠(AllSaints), 타이는 펜디(Fendi), 벨트는 에디터의 것.

셔츠와 볼캡은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프린트 셔츠는 팜 엔젤스(Palm Angels), 팬츠는 에이치앤엠(H&M), 이너로 입은 슬리브리스 톱과 선글라스는 에디터의 것.

패션 잡지 화보 촬영이 처음이라는 조디 그립이 무언가 마뜩잖은 표정으로 ‘도쿄 가라오케’ 한가운데에 가만히 서 있었다.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가라오케 주인장에게 다가가 음악을 바꿀 수 있는지 묻는다. 그러고선 ECM 레코즈가 발매한 재즈 음반을 틀었고, 이후에는 자신의 앨범 사운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 장르 ‘Musica Popular Brasileira’를 틀었다. 부드럽고 우아한 선율의 음악이 나오자 그제야 무언가 해소된 듯 조디 그립은 리듬을 타며 하이볼을 마시기도, 노래를 부르기도 하며 촬영을 이어갔다.

1999년생, 이제 스물다섯 살이 된 조디 그립은 이미 8년 전에 그룹 ‘블랙 미디 black Midi’를 결성했다. 2018년에 싱글 ‘bmbmbm’을 발매하며 데뷔와 동시에 평단의 주목을 받았고, 이듬해에 첫 정규앨범 을 발매한다. 이 앨범은 영국 ‘머큐리 프라이즈Mercury Prize’에 노미네이트된다. 머큐리 프라이즈는 세상에서 가장 독특한 시상식 중 하나다. 시상 부문이 오직 한 가지, ‘올해의 앨범’뿐이니까. 올해의 앨범 후보 는 총 12개다. 그러니까 블랙 미디의 은 2018년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발매된 모든 앨범 중 가장 훌륭한 앨범 12위 안에 들었다는 것이다. 그때 조디 그립의 나이는 열아홉 살이었다. 그 뒤로 블랙 미디는 2장의 정규앨범을 더 만들었고, 마찬가지로 호평을 받았다. 음울하게 아름다우면서, 극적이고 동시에 광기 어린 ‘블랙 미디의 미학’을 창조했다.

그렇게 순항하는 것처럼 보이던 블랙 미디는 2024년 8월 10일, 돌연 활동 중단을 선언한다. 10일 뒤, 조디 그립은 블랙 미디가 아닌 솔로로 2024년의 가장 발칙한 노래 ‘Holy, Holy’를 발매한다. 성적이고 폭력적인 묘사로 챗GPT마저 번역을 거부하는 이 노래의 화자는 역겹고 불쾌한 인물이다. 동시에 노래는 연극적이고 경쾌하며 또 말미에는 우아하다. 왜 이런 가사를 썼나? “왜 안 되나요? 이런 캐릭터에 관한 곡을 써보고 싶었어요. 역겹지만 동시에 우스꽝스러운 사람이요. 그렇지만 밸런스는 유지하려고 했죠. 결국 이게 끔찍한 농담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니까요.” 그렇게 조디 그립이 발매한 논쟁적인 곡은 여러 음악 잡지에서 2024년 최고의 곡 중 하나로 꼽았다.

이번 촬영은 도쿄 가라오케라는 라이브 바에서 진행했다. 조디 그립의 노래에 ‘도쿄’라는 가사가 나오기도 하고, 본인 스스로를 ‘가라오케 중독자’라 표현한 적도 있으니 딱 걸맞은 장소였다. 평소에는 슈트와 타이를 갑옷처럼 단단히 갖춰 입고, 고풍스러운 코트를 고집하는 조디 그립에게 다른 옷을 주고 싶었다. 하와이안 셔츠를 입고, 캡 모자를 거꾸로 돌려 쓰고, 가끔 술도 홀짝이는 데 제격인 편한 옷을. 그렇게 촬영을 위해 주문한 모든 것을 하던 조디 그립이 딱 한 가지 제안을 거절했다. 귀에 담배를 꽂을 수 있겠냐는 질문에 “저는 담배를 안 피우니까요. 담배가 등장하는 건 거짓이죠. 정직하지 않잖아요”라며 정중하게 대답했다. 촬영을 위해 조디 그립은 모든 것을 했고, 평소 자신이 하지 않는 행동만 하지 않았다. ‘정직한’ 촬영을 마치고 다시 앨범에 등장하는 캐릭터에 대해 물었다. “앨범에는 통일된 캐릭터가 등장하지 않아요. 같은 종류의 캐릭터가 교차한다고 볼 수 있죠.” “어떤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목표도 아니었고, 각 곡이 지닌 주제가 중요했어요.” 그의 앨범 는 단편집이었던 셈이다.

앨범 속 가사를 보면 여러 작가가 떠오른다. 하비에르 마리아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그리고 도스토옙스키. 이들을 좋아하나요? “맞아요. 앨범의 가사를 적을 때 여러 작가가 도움이 됐어요. 하비에르 마리아스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 중 한 명이고,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는 10대 시절 많이 읽었죠. 지루할 때도 많지만 멋지고 독특하잖아요. 최면에 걸린 것 같고요. 도스토옙스키도 좋지만, 조르주 심농Georges Simenon의 작품을 더 좋아해요. 탐정소설과 스릴러를 쓰는 벨기에 작가인데 너무 엉뚱하지 않으면서도 심리적 깊이가 있어요. 그리고 마지막은 윌리엄 개디스William Gaddis. 내용이 거의 대화로만 이루어진 책도 있는데, 정말 재밌고 섬세하면서 현실감이 느껴져요.”

조디 그립의 음악은 밴드를 했을 때와 사뭇 다르다. 블랙 미디는 자신들의 스타일을 규정한 채 여러 장르를 섞었다면, 조디 그립의 솔로 앨범은 뚜렷한 스타일을 규정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원류를 더 또렷하게 보여준다고 할까. 밴드를 할 때와 지금, 곡을 만드는 방식에 차이가 있을까요? “이전과 지금 음악의 가장 큰 차이점은 ‘곡마다 그루브가 있다는 것’이죠. 꼭 가사를 따라가지 않아도 코드가 바뀌거나, 스타일이 바뀌거나, 뭐든 간에 계속 머리를 흔들 수 있으니까요. 좋은 그루브와 리듬이 있다면 복잡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번 앨범의 곡들은 훨씬 반복적이죠. 그루브를 기반으로 더 쉽게 들을 수 있게 말이죠.” “음악을 만드는 방식도 달라졌어요. 이제는 혼자서 곡에 대해 스스로 고민하기만 하면 돼요. 물론 밴드에 있을 때 협업과 논쟁을 통해 좋은 음악을 만들었지만, 솔로로 활동하면서 그런 정치적인 것에 신경 쓰지 않아 좋았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혼자 만들고 나서 노래가 끔찍하다는 걸 알았을 때, 그건 순전히 제 잘못이잖아요? 그 부분이 특히 좋았죠. 잘한 부분에 대해서는 더 보람이 있기도 하고요.”

조디 그립의 새 앨범에서는 브라질 기반의 사운드가 많이 느껴진다. 삼바, 라틴, 살사 등. “그런 음악은 제가 어릴 때부터 아주 오랫동안 들어온 음악이라서요. 그리고 이런 사운드는 이번 앨범에서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니죠. 이전 블랙 미디의 에 수록된 ‘Dangerous Liaisons’의 기타 패턴과 리듬에도 비슷한 패턴을 들을 수 있죠. 그렇지만 달라진 것은 있어요. 당시에는 제가 연주하는 방식을 바꾸지 않았거든요. ‘너무 비슷하게 흉내 내는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요. 하지만 이제는 내가 영향을 받은 것을 얼마든지 표현해도 괜찮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작곡 자체와 노래에 고유한 사운드와 독특함을 부여하는 것이 더 중요하죠.”

다음 날 무대 위에 선 조디 그립을 보았다. 이번 투어에서 그는 여러 밴드를 구성했다. 영국과 유럽, 미국, 아시아를 나눠 각 지역에서 세션을 맡을 밴드를 꾸렸다. 아시아 투어에서는 피아니스트 미사키 우메이와 색소포니스트 게이 마쓰마루. 모두 일본에서 주목받는 재즈 뮤지션이다. 조디 그립이 지금까지 발매한 앨범은 열한 곡이 포함된 72분짜리 정규앨범 한 장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듣기 시작한 공연은 잠시 후 거칠게 변했다. 거의 모든 곡을 10분 이상씩 늘리며 연주했다. 극적이고 폭력적이며 화려했다. 연주 중간에는 조디 그립이 어릴 때부터 들었을, 그리고 그가 원류에 가깝게 연주하기로 마음먹었다는 뮤지션의 음악이 녹아 있었다. 스완스Swans, 웨더 리포트Weather Report, 도널드 페이건Donald Fagen 등. 그렇게 72분짜리 정규앨범을 조디 그립은 2시간 40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풀어냈다.

긴 공연이 끝난 뒤에는 애프터 파티가 준비돼 있었다. 무대에서 내려온 그는 밴드 멤버들과 수다를 떨고 가끔씩 노래방 기계를 틀어놓고 노래를 불렀다. 엘턴 존의 ‘Don’t Go Breaking My Heart’, 마이클 잭슨과 폴 매카트니의 ‘The Girl Is Mine’을 유쾌하게 부르는 모습에는 무대 위의 격렬함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있다. 그렇게 조디 그립과 가라오케에서 보낸 이틀의 일정은 조용히 끝이 났다.

Fashion & Text 바론(Baron, 윤승현)
Photography Kim Taehwan
Art 틸리(Tily, 오혜원)
Hair & Makeup Lee Dameun
Assistant 티아(Tia, 표기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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