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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컬렉션을 보면서 당신의 세인트 마틴 MA 과정 졸업 컬렉션이 떠올랐다. 졸업 작품과 이번 몽클레르 지니어스 컬렉션은 어떤 접점이 있나?
몽클레르와 협업한 첫 번째 컬렉션(몽클레르 C 2017 F/W 캡슐 컬렉션) 이후, 몽클레르의 역사는 물론 하우스(Bauhaus)의 조각적 형태와 구조가 컬렉션에 많은 영감을 주었다. 바우하우스는 졸업 컬렉션에도 영향을 끼친 큼 당연히 비슷하게 느낄 수 있다. 그러나 형태와 구조와 기능성, ‘보호(protection)’라는 개념은 다양한 방식으로 항상 내 컬렉션에 존재해왔다.
블랙과 화이트만을 사용한 게 인상적이다.
5 몽클레르 크레이그 그린(5 Moncler Craig Green) 2018 F/W 컬렉션은 패딩 형태가 원래 우리 몸을 보호하는 용도가 아닌, 그 반대 개념으로 얼마나 비틀고 흐리게 할 수 있는지를 탐구한 결과물이다. 블랙과 화이트 컬러만을 사용한 이유는 각 피스의 형태와 실루엣에 집중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 무거움과 가벼움, 밝음과 어두움, 단단해 보이지만 가볍기도 한, 컬렉션 전체를 관통하는 ‘대비’ 개념이 색으로도 드러나길 원했다.
몽클레르는 일찍이 많은 디자이너와 협업을 통해 하나의 패션 레이블이 아닌 광범위한 컬렉션을 내놓았다. 단발성에 그친 협업도 있었지만 톰 브라운, 지암바티스타 발리와 함께 오랜 기간 협업해 전에 없던 윈터 컬렉션을 내놓기도 했다. 당신은 몽클레르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어떤 미래를 그리고 싶나?
몽클레르는 내 컬렉션에서도 늘 고민하는 ‘보호’와 ‘기능성’에 초점을 맞춘 브랜드다. 그렇기 때문에 몽클레르와의 협업은 몽클레르의 역사적 유산 안에서 이를 탐구하는 것 자체로 흥미로웠다. 몽클레르 기술팀과 함께 깃털을 채우는 다운(down) 기술을 적용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시도해보고 밀어붙였다. 나는 평소 모든 사람이 옷장에 하나씩은 갖고 있어야 할 클래식 아이템을 만들어내는 브랜드를 존경해왔다. 내 옷도 그 일부가 되면 좋겠다.
이미지 소비가 그 어느 때보다 빠른 시기지만 크레이그 그린의 압도적인 광고 비주얼은 눈길을 사로잡는다.
나는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작업을 사랑한다. 캠페인은 반드시 아이디어를 가장 극단으로 몰아붙인 결과물이어야 한다. 또 스토리를 전달해야만 한다. 이미지가 쏟아지는 세상에서, 캠페인의 목적은 사람들이 집중하고 이야기할 만한 비주얼이어야만 한다.
패션을 공부하던 크레이그 그린과 주목받는 디자이너 크레이그 그린은 무엇이 다른가.
그때나 지금이나 매일 새로운 것을 배우고 있다. 앞으로도 바뀌지 않을 것이고, 바뀌어서도 안 된다.
패션은 끊임없이 새로울 수 있을까? 아니면 과거의 것을 재해석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새로울 수 있을까?
항상 새로운 것을 창조해낼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것에도 끝은 없고 항상 더 나아갈 방향이 있으며, 모든 것이 재평가될 수 있다. 디자이너란 무언가를 밀어붙여 새로운 것을 창조해낼 의무가 있는 사람이다. 인간의 몸은 크게 변하지 않기 때문에 패션은 어떠한 제한과 경계 안에서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이 점이 디자인에 제약을 주기도 하지만 반대로 또 흥미롭게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디자이너에게 묻는 질문이다. 패션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사람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옷과 관계되어 있기 때문에 옷은 사람에게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유니폼이나 단체복, 종교를 대표하는 복식처럼 하나의 의상이 가지는 힘과 감정은 언제나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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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화보는 2018 10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