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로의 첫인상은 어땠어요. 두 사람 사진을 보고 닮았다고 느꼈는데.
노보 이노 님을 처음 만난 지 1년 반 정도 됐어요. 아마 재작년 겨울, 도쿄에서였던 것 같은데요. SNS와 인터넷으로 이노의 사진과 영상을 많이 봐서인지 내적 친밀감이 있었죠.
이노 실제로 만나기 전까지 노보가 어떤 사람인지 전혀 몰랐어요. 그러고 만났는데 너무 순수하더라고요. 외모에서 느껴지는 느낌 그대로.
이번 협업은 어떻게 성사됐나요.
노보 10 꼬르소 꼬모 서울의 지인이 저와 너무 잘 어울리는 브랜드가 있다고 해서 더블렛을 알게 됐어요. 이노를 한번 만나보고 싶었는데 마침 한 바이어가 일본에서 자리를 만들어줬죠. 이번 협업 캡슐 컬렉션은 이노와 둘이 아닌, 10 꼬르소 꼬모 서울까지 셋이 완성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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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는 아트와 패션의 협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무엇이라고 생각해요?
이노 ‘1+1=2’는 안 돼요. ‘2’보다 많아야 해요. ‘2.1’이라도 괜찮아요. 처음에는 노보가 어떤 생각을 하고 무엇을 구현하고 싶은지 잘 몰라 좀 막연했어요. 협업할 때 딱 반, 50 대 50의 영역을 유지해야 가장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협업한 컬렉션을 노보의 친구가 봤을 때 ‘노보가 참여했구나!’ 알 수 있고, 더블렛을 아는 사람도 ‘더블렛이다!’ 할 수 있으면 베스트죠. 밸런스 맞추기가 쉽지 않은데 이번 작업에서는 딱 맞았어요.
10 꼬르소 꼬모 서울 17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협업 캡슐 컬렉션에 관해 얘기해 볼까요.
노보 10 꼬르소 꼬모 서울을 처음 알았을 때부터 오늘까지 제 작업 모토는 한결같이 ‘신나는 것’이에요. 캡슐 컬렉션 주제인 ‘More Hope Run’처럼 이번 작업도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신나는 길을 계속 달려갔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캡슐 컬렉션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요.
노보 지금, 여러 가지 상황으로 경기도 힘들고 시끄럽죠. 모두가 안에서 끓는 에너지나 꿈을 향한 열정을 삭이지 말고 끊임없이 달려서 피니시 지점에 꼭 골인했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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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희망을 품고 있나요.
노보 신나는 작업을 끊임없이 ‘More Hope Run’ 하는 게 제 희망이에요. 저에게는 작업이 숨쉬기처럼 자연스러운 거예요. 작업에서 에너지를 받고, 희망으로 변해 하고 싶은 직업, 꿈, 일이 되죠.
이노 저희는 뭔가를 만드는 사람이잖아요. ‘그냥’이 아니라 ‘왜’ 만드는지 명확한 이유가 항상 필요해요. 세상에는 너무나 많은 옷이 존재하죠. 그래서 옷을 만듦으로써 무슨 메시지를 어떻게 잘 전달할지 생각해야 해요. 더블렛은 시즌마다 파리에서 컬렉션을 발표하는데, 항상 명확한 메시지를 전하죠. 노보가 좋아한 2024년 가을/겨울 ‘치유The Cure’ 컬렉션도 마찬가지예요. 약초를 넣어 쇼 피스의 섬유를 만드는 등 진심으로 몸과 마음의 치유를 바랐죠. 솔직히 저는 세상이 병들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사람들이 조금이나마 제 옷을 통해 치유되길 바라요. ‘좀 열심히 살아야겠다’ 혹은 ‘내일이 맑으면 좋겠다’ 생각해 주는 것만으로 충분해요. 제 치유 컬렉션과 노보의 More Hope Run의 접점이 연결된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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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현대인을 좀비로 만드는 걸까요.
이노 전쟁. 사람이 사람에게 상처 주는 게 가장 나빠요. 아까 세상이 병들었다고 말했는데, 상처받았다는 표현이 적합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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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업 캡슐 컬렉션을 구성하는 더블렛 2024년 가을/겨울 컬렉션과 노보의 아트워크는 모두 상처로부터의 회복을 말하죠. 모든 상처 입은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노보 과거에 이 질문을 받았다면 ‘좌절하지 마세요’, ‘힘내라’ 했겠지만 지금은 이렇게 답할래요. ‘또 상처받을 테니 오늘 상처에는 지치지 마세요. 일단 오늘을 넘기고 다음 상처를 기다려요. 어차피 관 뚜껑이 닫힐 때까지 수많은 상처가 있을 거랍니다.’
이노 너무 어려운 질문이네요. 모두의 상황과 상처의 깊이가 제각각 다를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 말을 해주고 싶네요. ‘내일은 꼭 맑을 거예요. 내일이 흐리면 모레는 맑겠죠. 뭐.’
Text 연(Yeon, 박연제)
Photography Jo Yejin
Art 애쉬(Ash, 원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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