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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HION ASIA HONG KONG

셀프리지Selfridges의 이그제큐티브 바잉 및 브랜드 디렉터로서 이번 ‘Fashion Asia Hong Kong’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홍콩에서 럭셔리 브랜드의 백과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편집숍인 온 페더On Pedder와 아시아의 패션 리테일과 브랜드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그룹 조이스Joyce에서 일 경험도 죠. 이번 행사를 위해 홍콩을 방문한 소감이 궁금해요.
최근 업무차 여러 나라를 방문하느라 바쁜 시간을 보냈어요. 지난주 런던에서 출발해 청두를 거쳐 홍콩에 도착했죠. 말씀처럼, 홍콩은 제게 제2의 고향 같은 곳이에요. 약 9년 동안 머물렀거든요. 2005년부터 2012년까지 7년간 럭셔리 패션 리테일 및 브랜드 유통 그룹 레인 크로퍼드 조이스 그룹Lane Crawford Joyce Group에서 근무하며 홍콩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죠. 이후 런던으로 이주해 셀프리지에 몸담았고, 다른 곳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다 다시 홍콩으로 돌아와 1~2년 정도 일했어요. 셀프리지에는 1년 반 전에 복귀했고요. 이번 행사를 위해 오랜만에 홍콩을 방문하니 많은 추억이 떠오르네요.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익숙한 도시에 오게 되어 매우 기뻐요.

홍콩에 다시 방문해 보니 어떤가요.
제가 예전 홍콩에 살 때와 비교해 보면, 코로나19 시기를 겪으면서 많은 의류 매장이 사라진 것 같아요. 8년 전만 해도 거리에 자리한 매장, 특히 다양한 패션 브랜드가 입점해 활기가 넘쳤던 기억이 나거든요. 현재는 쇼핑몰 위주로 많은 매장이 들어서 있는 것 같아요.

홍콩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만큼 이곳에서 열리는 패션 행사에 참여하는 기분이 특별할 것 같아요.
이번 ‘Fashion Asia Hong Kong’에 참여하면서 뛰어난 재능을 가진 디자이너와 그들의 작품을 접하고, 이런 커뮤니티의 일원으로서 뿌듯함을 느끼고 있어요. 오늘 아침 문득, 앞으로 더 많은 글로벌 이벤트에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번처럼 다양한 국제 패션 관계자가 모이는 행사를 통해 홍콩이 아시아 패션의 중심으로 성장할 잠재력을 충분히 지녔다는 걸 더욱 느껴요. 이처럼 발전하는 모습을 지켜볼수록 앞으로가 매우 기대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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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패션산업에 종사하는 경험은 어땠나요.
저는 뉴욕 패션 신scene에서 일하기 시작한 후, 홍콩과 런던을 오가며 여러 나라의 패션산업을 경험했어요. 아시아 고객들은 창의적이고 아방가르드한 패션에 관심이 많은데, 이는 미국이나 유럽 고객과 비교해 더욱 두드러지죠. 홍콩에서 일할 당시, 상하이와 베이징 매장의 바잉도 담당했는데, 각 도시는 저마다 다른 특성을 지녔어요. 상하이는 창의적인 패션에 중점을 두고, 홍콩도 비슷한 경향이 있죠. 반면, 베이징은 좀 더 클래식한 스타일을 선호해요. 뉴욕과 비슷한 것 같고요. 물론 새로운 브랜드가 성장할 기회는 전 세계 모든 도시에 있어요. 어느 도시든 패션을 소비하는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접하는 데 관심이 많으니까요.

Fashion Asia Hong Kong은 아시아의 떠오르는 디자이너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행사예요. 셀프리지도 새로운 디자이너 소개하고 지원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들었어요.
셀프리지 매장의 패션 공간은 크게 둘로 나뉘어 있어요. 대형 브랜드를 담당하는 플래그십 공간과 좀 더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브랜드를 위한 편집 숍으로요. 신생 브랜드는 편집 공간에서 소개해요. 그리고 이제는 저희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는 데 집중해요. 이를 통해 새로운 인재도 발굴하려고 하고요. 또 세계 주요 패션 도시 이외에서 열리는 더 많은 패션 이벤트에 참여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최근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디자이너들과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등 전 세계 다양한 지역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를 지원하고 있어요.

©JUDD CRANE 

온라인 스토어의 부상으로 오프라인 스토어에 많은 변화가 있었죠. 셀프리지 같은 백화점이 직면한 가장 큰 과제는 무엇이며, 이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고 있나요.
큰 과제 중 하나는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플랫폼 간 균형을 맞추는 거예요. 셀프리지가 처음 온라인 스토어를 개발한 10년 전에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는 모든 제품을 웹사이트에 업로드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죠. 몇 년에 걸쳐 깨달은 것은,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매장과 웹사이트를 다른 방식으로 활용한다는 점이에요. 소비자들이 웹사이트에서 찾고자 하는 제품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매출 향상 측면에서 효과적이더라고요. 단순히 매장에서 판매하는 모든 제품을 웹사이트에 올리는 데 많은 시간과 자원을 소비하는 것은 비효율적일 수 있어요. 실제로 고객들이 주로 구매하는 특정 제품에 중점을 두는 것이 더 적합하다는 것이 입증되었습니다. 

앞으로 백화점은 어떤 모습으로 발전할까요.
셀프리지는 여전히 리테일 측면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그 이상으로 사람들이 시간을 보내고 즐길 수 있는 곳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상품을 진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매장에서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에 점점 더 큰 비중을 두려고 해요. 이런 경험 중심의 공간이 향후 5년간 더더욱 중요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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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에서 협업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죠. 셀프리지는 어떤 방식으로 디자이너와 협업하나요.
우선 셀프리지 런던 플래그십 스토어에 여러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 같은 특별 프로젝트를 선보이는 공간을 마련했어요. 글로벌 협업 론칭 이벤트를 보여주기에 효과적인 공간이죠. 예를 들어, 자크뮈스와 나이키의 협업 컬렉션을 그곳에서 선보였고, 좋은 성과를 거뒀어요. 또 브랜드와 디자이너 간 새로운 협업을 직접 기획하기도 해요. 개별 프로젝트로 시작해 대규모 캠페인까지 확장되며, 이를 통해 디자이너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현하도록 영감을 주고 있죠.

홍콩은 전통과 현대의 조화가 잘 이루어진 곳 중 하나예요. 패션 디자이너들이 전통문화 요소를 현대 디자인에 어떤 방식으로 활용하면 좋을까요.
여러 도시의 패션 디자이너가 각 지역의 문화적 레퍼런스를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에 어떻게 반영할지 고민하는 경우가 많아요. 제 생각에는 전통 요소가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나면 여러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를 얻기 어려운 경우가 많더라고요. 대신 이런 전통 요소는 추상적으로 표현할 때 더 강력한 인상을 남길 수 있죠. 예를 들어, 일본의 일부 디자이너는 일본 전통문화에서 벗어나 도시 생활이나 보편적인 테마를 강조하는 방향을 설정해 성공을 거뒀어요. 이런 접근은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더 넓은 범위에서 수용할 수 있게 만들어요. 

이번 ‘Fashion Asia Hong Kong’ 셀프리지와 패션 디자이너 간 협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주목해야 할 10명의 아시아 패션 디자이너’의 전시를 통해 매장에서 소개할 유망한 디자이너를 발견하고자 해요. 이번 행사를 통해 최소한 한 명의 디자이너와 새로운 파트너십을 체결할 수 있다면 매우 뜻깊을 거예요. 이를 통해 해당 디자이너가 더욱 다양한 디자인을 선보일 수 있게 되었고, 셀프리지 역시 컬렉션에 새로운 창의성을 더할 수 있게 된 것이죠. 

많은 아시아 패션 브랜드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패션 리테일의 리더로서 아시아 디자이너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요.
많은 디자이너가 브랜드를 시작할 때 너무 많은 것을 시도하는데, 정말 잘하는 한 가지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성공적인 독립 브랜드 중 하나는 단순히 니트웨어 디자인에서 시작해 스웨터 제작으로 명성을 얻은 것을 예로 들 수 있어요. 이렇게 특정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면 글로벌 패션 디자이너 스펙트럼에서 자신만의 입지를 쌓아갈 수 있죠. 굳이 유럽이나 미국 시장에 초점을 맞출 필요는 없어요. 독창적인 관점과 정신으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