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늘이 예쁜 하루였다. 그리고 어느 계절을 지나 다른 계절로 넘어가는 것을 실감할 수 있듯 하늘은 꽤나 오래 밝았다. 자동차와 사람으로 가득 찬 오후의 도심은 조용하게, 또 치열하게 흘러간다. ‘길은 사람을 만들고, 사람은 차를 만든다’라는 토요타의 철학에 무심히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그런 하루에 토요타 GR(Gazoo Racing) 수프라 Supra의 스티어링 핸들을 잡았다.
전설적인 토요타 스포츠 헤리티지 2000GT를 계승한 GR 수프라는 외관부터 토요타 플래그십 스포츠카에 걸맞게 디자인했다. 롱 노즈로 구현된 보닛은 FR(Front engine, Rear wheel-drive) 구동계와 맞물려 50:50 에 가까운 최적의 하중 배분으로 빠르고 안정적인 선회 주행 성능을 구현한다. 스포츠카인 만큼 타이트한 실내 공간으로 편의성까지 고려할 수 없었지만 레이서가 헬멧을 착용하고 드라이빙하는 것을 감안해 설계한 더블버블 Double-bubble 루프 헤드룸과 다리를 쭉 뻗을 수 있는 레그룸은 만족스럽다.
시동을 걸자 묵직한 배기음이 발끝을 적셔왔다. 오늘은 적당한 희열을 느끼며 연인과 함께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 F1 전설 아이르통 세나가 휴가를 보내는 기분으로 도로 위를 나섰다. 차량에 탑재된 12개의 JBL 스피커 에서는 아이르통 세나를 기리는 티스퀘어의 헌정 앨범 <Solitude>가 흘러나왔다.
길 위로 하늘은 열려 있고, 포근한 바람과 만신한 꽃내음은 GR 수프라와 우리를 적셨다. 피치를 좀 더 올리기 위해 액티브 사운드 컨트롤을 적용한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설정하자 강렬하고 선명한 배기음이 직경 100mm의 대구경 듀얼 머플러를 통해 들려왔다. 직렬 6기통 직분사 트윈터보 엔진은 FR 스포츠카의 성능을 끌어올리기에 최적화된 사양으로 51kg·m에 달하는 강력한 토크는 온몸으로 전이되었다.
뒷좌석이 없는 GR 수프라는 온전히 드라이버에게 초점을 맞춘, 인간과 완벽한 융화만을 위한 머신이다. 세상에는 너무 많은 것들이 나와 있고, 대체로 그런 흐름을 따라야만 할 것 같은 분위기가 감돈다. 완벽한 추론은 아니지만 인생의 모든 가치를 효율로 판단할 수 있을까. 묵묵히, 우리는 분명 조용히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Text Kang Seungyeop
Photography Park Sangjun, Park Mooseong
Art Kang Joo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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