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zed Earthround

왠지 엄청나게 멋진 머리를 하고 있을 것만 같다. 지금 당신의 헤어스타일이 궁금하다.
투 블록 컷을 하고 있다. 이 헤어스타일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깔끔함을 좋아한다.

머리는 주로 어디서 하나.
지난 10년 동안 이발소에 가지 않았다. 가끔 직접 자를 때도 있지만 주로 부모님에게 머리 손질을 맡긴다. 전문 이발사가 아니라 완벽하진 않지만, 나름대로변해가는 헤어스타일을 보는 재미가 있다.

의외다. SNS 프로필 하이라이트를 보면 빈티지 이발소 사진이 많아 이발소를 즐겨 찾는 알았다.
1940~1980년대에 만들어진 일본 이발소는 건물부터 간판, 인테리어까지 모든 요소에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이런 빈티지한 분위기를 좋아해 길을 가다 오래된 이발소를 발견하면 멀찌감치 떨어져 구경하며 사진을 찍는다.

최근 좋아하게 것이 있는가.
집에 팔루다리움을 만들었다. 항상 도시에서 살아 자연이 그리웠는데 팔루다리움을 보며 그리움을 조금이나마 달래게 됐다. 팔루다리움은 새로운 취미이자 명상이며, 새로운 영감의 창구가 되고 있다.

자연에 대한 애정이 각별해 보인다.
자연에는 여러 생명체가 있고, 다양한 형태와 색상이 한데 어우러져 있어 디자인에 많은 영감을 받는다. 특히 유기적 곡선과 다채롭게 섞인 색상은 자연에서 받은 영감을 시각화하기에 최적의 요소다.

그래서인지 당신의 가발을 보고 있자면 하나의 생명체 같다.
정확하다. 머리카락은 살아 있는 소재이기에 몸에서 떨어져 나간 머리카락을 소생시키는 것이 나의 임무다. 그렇기에 보는 이 또한 단순히 가발이 아닌 생명체로 느끼도록 디자인한다.

아니메 요소를 넣은 가발 역시 생명체를 표현하기 위해서인가.
그저 아니메를 좋아하는 모두를 위해 만들었다. 아니메 캐릭터의 눈을 메이크업에 녹인 룩은 많이 봤지만, 헤어에 녹여낸 룩은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직접 만들기로 했고, 그렇게 완성했다. 그게 전부다.(웃음)

평소 아니메 작품을 좋아하나 보다.
지브리 스튜디오의 작품을 좋아한다. 최근에는 를 즐겨 보고 있다.

당신이 만든 가발, 아니 생명체는 단순히 머리에만 있고 싶어 하진 않는 것 같다.
아시아는 유럽에 비해 가발을 패션으로 소비하지 않는 편인데, 최근 젊은 아시안들은 가발을 단순히 머리를 덮는 것이 아닌 패션으로서 가발을 다양한 곳에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가발을 머리뿐 아니라 얼굴과 몸 등에 연출할 수 있는 ‘입을 수 있는 가발’을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생명체는 일본을 넘어 세계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 최근 한국에도 넘어오며 대중에게 크게 주목받았다.
뉴욕에서 돌아온 후 많은 아시아 모델과 일하던 중 ‘뉴진스’를 만났다. 그들은 내 가발을 좋아했고, 멋있게 스타일링해 줘 기뻤다. 나 또한 뉴진스의 팬으로 최근 그들의 곡 ‘OMG’에 푹 빠져 있다.

또한 엄청난 구매욕에 휩싸여 온라인에서 찾아보니 가격도 합리적이더라.일상에서 참고할 가발 스타일링법을 알려달라.
나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가발 쓰는 것을 좋아한다. 가발을 어떻게 쓰느냐는 전적으로 본인에게 달려 있다. 그렇지만 가발을 처음 착용하는 사람에게 추천하자면, 컬러 가발로 기장을 연장하거나 본래 자기 머리와 함께 땋아 스타일링하기를 권한다. 변화를 즐기기 바란다.(웃음)

AR 필터를 통해 온라인상에서 가발을 착용해 있는데, 이런 플랫폼을 만들게 계기가 궁금하다.
2020년, 뉴욕은 도시 전체가 록다운 상태가 되었고, 이는 다른 도시도 마찬가지였다. 그 당시 발간 예정이던 을 선보일 수 없었기에 모두가 집에서 즐길 수 있는 필터를 만들어 홍보했다.

올해 2월에도 새로운 책을 발간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만든 가발을 담은 를 발간한다. 가발을 통해 육체의 새로운 변화에 대한 비전을 담았으니 함께 즐겨주길 바란다.

앞으로 당신의 생명체들은 어떤 진화를 꿈꾸고 있는가.
대중의 반응을 보며 새로운 영감을 얻는다. 사람들의 반응은 곧 나의 성장 방향이며, 내 생명체의 진화 방향이다.

그렇다면 대중에게 어떻게 불렸으면 좋겠는가.
다양한 일을 하며 불리는 직업의 명칭은 수시로 바꿨지만, 머리카락을 만진다는 점에서는 변함없다. 그럼, 지금부턴 ‘Wig Artist’라고 불러주겠나?(웃음)
 

Text Hyun Junghwan
Art Koo Hye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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