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zed Earthround


슬리브리스 톱은 세잔(Sezane), 케이프는 더니트컴퍼니(Theknitcompany), 톱 핸들 백은 마르니(Marni), 팬츠는 스타일리스트의 것.


그래픽 톱과 스커트, 슈즈는 모두 메종 마르지엘라(Maison Margiela), 니트 삭스는 오버듀 플레어(Overdue Flair), 이어링은 스타일리스트의 것.


레더 코트는 렉토(Recto), 맥시드레스는 셀프포트레이트(Self-Portrait).


슬리브리스 톱은 세잔(Sezane), 케이프는 더니트컴퍼니(Theknitcompany), 선글라스와 링은 스타일리스트의 것.


레더 코트는 렉토(Recto), 맥시드레스는 셀프포트레이트(Self-Portrait), 오렌지 펌프스 힐은 메종 마르지엘라(Maison Margiela).

토론토 국제영화제는 잘 다녀왔나요? 브이로그는 재밌게 봤어요.
이번에 난생처음 해외 영화제에 참석하는 거라서요. 가기 전부터 걱정할 게 너무 많았어요. 영화제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도 몰랐으니까요. 그래도 영화 〈얼굴〉을 함께한 식구들과 같이 가서 든든했고, 즐거웠어요. 제작사에서 통역사를 섭외해 주셨는데요, 아주 멋진 분이었어요. 

어떻게 해야 멋진 통역사가 될 수 있나요?
하하. 제가 긴장해서 말을 더듬거나 버벅거려도 아주 매끄럽고 유창하게 통역해주셨어요. 요즘 말로 ‘초월 통역’이라고 할까요. 인터뷰가 여러 번 이어지다 보니 영화제 막바지에는 제가 무슨 말을 할지 알고 계시더라고요. 자동으로 통역해주는 수준이었어요.

영화제에 다녀오는 브이로그를 봤어요. 토론토에 비행기가 착륙할 때 한 얘기가 인상적이었어요. “땅이 되게 넓다. 그러니까 걱정 없이 살아야겠다”고요.
그게 왜요? 보통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그래요? 저는 오히려 허무하다고 느낄 때가 있어서요.
서로 비슷한 맥락일 거예요. 저도 거대한 땅을 마주하니 제 존재가 무의미하다고 느낀 것 같거든요. 예전에 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에 간 적이 있어요. 너무 아름다운 곳이었는데요, 그곳은 지구에 인간이 등장하지 않았을 때부터 있던 곳이잖아요. 그 앞에 서 있으니 인간은 너무 작고 덧없이 느껴지는 거예요. 그렇게 작디작은 존재가 하루에도 수많은 생각과 감정에 휘둘리며 살아가잖아요. 어쨌든 인간으로 태어나 삶을 마무리할 거라면, ‘그사이 시간을 얼마나 행복하게 보낼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그 정도로 땅이 정말 너무 컸어요.(웃음)

그래서 지평선 보는 걸 좋아하는 걸까요.
맞아요. 우리나라에서는 지평선을 보기 힘드니 수평선으로 대신하는데요, 지구가 아주 크고 둥글다는 사실을 내 눈으로 보는 걸 좋아해요.

그럼 이제 영화 얘기를 해볼까 봐요. 영화 〈계시록〉을 찍고 바로 〈얼굴〉을 찍었잖아요. 두 작품은 제작비 규모가 크게 달랐을 것 같은데요.
아무래도 규모 차이가 있었겠죠. 〈계시록〉 촬영 때 신기했던 건 촬영장에서 따로 마사지를 받을 수 있다는 거예요. 촬영을 위해 배우와 스태프가 피로를 풀 수 있도록 도와주는 목적이었겠죠? 그 외에 두 현장에서 큰 차이를 느끼진 못했어요. 두 작품 모두 ‘선배님들에게 누가 되지 않는 연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가득했거든요. 연기 준비하느라 정신없었어요. 하하. 그리고 미술팀에서 워낙 준비를 철저히 하셔서요. 두 영화 모두 같은 미술팀이 맡았는데, 디테일이 훌륭해 현장의 규모 차이는 체감하지 못했어요.

두 작품은 연상호 감독이 연출했잖아요. 인상 깊었던 점이 있을까요?
제가 영화 촬영을 많이 하지는 않았지만, 연상호 감독님은 장면을 정말 빨리 찍어요. 정말 정말 빨리.

얼마나 빠르길래요?
컷을 한 번 찍으면 거의 바로 오케이 사인이 나올 정도예요.(웃음) 오히려 제가 “한 번만 더 찍어보면 안 될까요?”라고 말할 정도로요. 감독님은 구도와 동선을 미리 생각하고 촬영 현장에 오세요. 그래서 촬영을 빨리 하는 것 같아요. 타임 테이블도 엄청 철저히 지키고요.

〈얼굴〉 첫 촬영 때는 많이 떨었다면서요. 박정민 배우는 “하나도 안 그래 보인다”라고 하던데요.
커피숍 장면에서 박정민 선배님을 처음 뵀어요. 누를 끼치고 싶지 않아 더 긴장되는 거예요. 연기를 잘하고 싶은 욕심은 커지고 몸은 굳으니까 솔직히 말씀드렸어요. “선배님, 저 너무 떨려요.” 그랬더니 “하나도 안 떠는 것 같은데?” 하시더라고요. 커피숍 안에서는 여러 명이 함께 촬영해서 괜찮았는데, 밖에서 선배님과 단둘이 찍는 장면에서는 얼굴에 경련이 일 정도로 떨었어요. 그 뒤로 선배님이 많이 도와주셨어요.

〈얼굴〉에서 지현 씨가 연기한 ‘김수진’은 시청률을 위해 취재거리를 찾는 PD잖아요. 그걸 보면서 좀 찔리는 면이 있었어요. ‘나는 저널리즘을 지키고 있나’ 하고요.(웃음)
하하. 그렇지만 저는 대본을 처음 받고 수진이 단순히 열정적인 PD라고 생각했어요. 본업에 충실할 뿐이라고요. 심지어 좋은 인물일 수도 있겠다 싶었죠. 그런데 오랫동안 생각해 보니 직업윤리 측면에서 나쁜 사람일 수 있겠더라고요. 그렇지만 수진은 시간이 지나면서 영화 속 사건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잖아요. 마지막엔 ‘임동환’(박정민)을 꾸짖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요. 수진은 그런 면에서 입체적인 캐릭터예요. 그렇지만 말씀하신 장면에는 의문이 남았어요. 수진이 동환에게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을까 싶었거든요. 예쁜 것과 예쁘지 않은 것을 판단하는 기준도 모르는 사람이 그런 말을 하는 게 아이러니해서요.

지금 말한 게 영화의 주제처럼 들리네요. 영화를 찍고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이 생겼을까요?
음, 아니요. 영화가 말하는 건 단순히 아름답고 아름답지 않은 걸 구분하는 게 아니라 결국 ‘세상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볼 것인가’인 것 같아요. 그 시각이 좀 더 보편적으로 사회를 아름답게 만드는 방향으로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또 〈얼굴〉은 타인의 시선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죠.

오늘 촬영하면서 밝은 기운을 내뿜는 걸 보니, 지현 씨는 그런 시선에서 자유로울 것 같아요.
하하. 맞아요. 꽤 자유로운 편이에요. 남에게 피해 주지 않고, 사고만 치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살아요. 밖에서도 편하게 다니는 편이에요. 모자나 마스크로 굳이 얼굴을 가리지 않거든요. 누군가가 저를 알아보면 ‘맞아요’ 하고 인사드리고, 요청하시면 사인을 해드리거나 사진을 같이 찍고요. 그러고 나서 서로 갈 길 가는 거죠.(웃음)

토론토에서 찍은 브이로그처럼요?
아뇨. 그땐 화장했잖아요. 평소에는 화장도 안 하고 다녀요.(웃음)

앞으로 공개될 작품이 많은데요, 그중 영화제에서 공개한 〈시스터후드〉는 어땠어요?
〈얼굴〉을 찍고 나서 연기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어요. 정민 선배가 연기하는 걸 옆에서 보면서 “나도 연기를 자연스럽게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어요. 〈시스터후드〉는 김주령 선배님과 함께 촬영했는데요, 주령 선배가 너무 잘 챙겨주셨어요. 그래서 이번 촬영 목표는 ‘즐기지는 못하겠지만 떨지만 말자’였는데요, 목표를 이뤘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흐흐.

이전에는 어떤 목표를 가지고 연기했어요?
저는 카메라 앞에서 연기할 때 늘 떨어요. 목표라고 할 것도 없었어요. 단순하게 ‘연기를 잘하자’고 생각했는데요, 카메라 앞에 있는 게 불편하니까 덜덜 떨면서 연기했어요.(웃음) 지금도 크게 다르진 않지만 연기할 때만큼은 내 배역을 살아 있는 인물로 만들려고 해요.

마지막으로 지금 한지현을 설명하는 문장 하나만 꼽아볼까요?
흔들려도 무너지지 않는다. 진심으로 꿈을 연기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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