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자이너 리스 예보아는 가치에 중심을 두고 그가 살아온 인생의 고난과 역경에서 영감을 받아 브랜드를 전개한다. 11세 때 가나에 간 리스는 그곳에서 삶의 지혜를 얻고 인생의 가치관을 확립해 런던으로 돌아왔다. 그의 개인적 영감을 녹여낸 컬렉션 메타몰포시스Metamorphosis(변태)는 실험적 디테일과 소재를 이용해 독창적 컬렉션을 선보이는 브랜드 COS와 예보아Yeboah가 함께한 첫 번째 컬래버레이션이다. 리스 예보아가 꿈꾸는 삶과 용기.

11세 나이에 간 가나에서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맞았다고 했다. 가나에서 어떤 경험을 했나. 그때의 경험이 디자이너의 길에 어떻게 반영됐는가.
책임감을 배웠다. 가나에서 우리 가족은 돈독함을 유지하고, 각자 제 역할을 착실하게 이행할 것을 약속했다. 할아버지와 삼촌은 가족을 대하는 태도와 가족의 일원으로서 가져야 하는 자세에 대해 꾸준히 일러주셨다. 가족도 하나의 그룹인 만큼 구성원으로 각자 위치에서 자신의 역할이 분명히 있다. 팀워크가 중요한 브랜드 운영의 노하우는 그때의 배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영국으로 돌아온 뒤에도 어머니는 항상 내게 책임감을 강조하셨다. 집안의 이런 가르침은 예보아에도 반영됐다. 매 컬렉션에서 옷 하나하나에 강한 책임감을 느낀다. 어떤 위기를 만나도 컬렉션을 끝까지 마무리해야 한다는 마인드로 브랜드를 운영한다.
스트리트 웨어와 테일러링의 조합이 흥미롭다. 두 장르를 조화롭게 엮기 위해 특별히 유의하거나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특별히 신경 쓴 건 없다. 깔끔하고 포멀한 COS와 내 안의 스트리트 성향이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뤘다. 각 브랜드의 특색이 뚜렷한 한편, 지향하는 바가 같아 조화로운 결과물을 완성할 수 있었다. COS 디자이너들과 활발히 교류하며 테일러링의 중요성과 디테일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다. 주어진 대상에 딱 맞게 재단하는 테일러링과 스트리트의 조합이 생소해 보이는 건 이런 조합을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결과물이 기존의 것보다 신선해 보여 만족스럽다.

COS와 협업을 결심한 계기는 무엇인가. 또 COS와 함께 무엇을 표현하고자 했나.
2019년 브랜드 설명회에서 예보아에 대해 브리핑했다. 그 자리에 COS 본사의 협업 담당자 헬렌이 있었고, 그는 예보아가 COS에 신선함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와의 미팅에서 지금까지 작업한 디자인과 컬렉션을 소개했고, 고맙게도 예보아의 기존 작업물에 만족한 헬렌이 먼저 협업을 제안했다. 이번 컬렉션 메타몰포시스는 콘셉트가 단단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의도한 디자인에 의문과 호기심을 갖길 바랐으며, 하나의 옷에 COS와 예보아의 아이덴티티가 모두 보였으면 했다.
당신이 추구하는 디자인의 방향이 궁금하다. 이번 컬렉션에는 어떻게 반영됐나.
처음 질문과 연관 지어 답변할 수 있다. 가나에서 보낸 어린 시절은 내 인생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내 출신, 뿌리, 문화를 아우르는 개인적 영감을 독창적으로 해석하려고 노력한다. 알을 까고 나온 애벌레가 인고의 시간을 거쳐 나비가 되듯 모든 과정을 거치면 극복이 가능하다는 걸 디자인을 통해 전하고 싶었다. COS는 오랫동안 입을 수 있는, 옷장에 꼭 갖춰야 할 핵심 아이템으로 알려져 있다. COS의 이런 베이식함과 스트리트 문화를 결합하면 편안하면서 활용도 높은 컬렉션을 완성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균형을 맞추는 과정은 힘들었지만 처음 답변처럼 책임감을 갖고 진행해 만족도 높은 컬렉션을 선보일 수 있었다.

협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 조화로움이다. COS와 예보아, 각 브랜드의 특색을 살리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팀워크가 아주 좋았다. 예보아는 신예 브랜드라 직원이 4명뿐이다. 우리는 세계적인 브랜드 COS와 협업하는 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배웠다. 조화를 이룰 수 있었던 건 COS가 예보아를 위해 많은 부분에서 배려하고 존중해 줬기 때문이다. 전 직원이 완성도 높은 컬렉션을 선보이고자 하는 한 가지 목표를 달성하고자 매진한 덕분에 모두에게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완성할 수 있었다.
메타몰포시스의 로고가 독특하다.
가로와 세로로 뻗은 3개의 원은 변태하기 전 나비의 애벌레를 상징한다. 세로로 길게 뻗은 3개의 별은 나에게 가장 큰 의미인 가족이다. 어머니가 낳은 3명의 자식을 표현한 것이다. 예보아를 영어로 번역하면 ‘다른 사람들을 돕는다’는 의미가 있다. 그 의미를 직관적으로 담아 ‘Helping Others’를 넣었다.

당신이 가장 탈피하고 싶은 건 무엇인가.
디자인과 무관하게 개인적으로 탈피하고 싶은 건 오랜 관습이다. 옛날 방식과 사상을 고집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은 내 디자인에도 반영된다. 일상생활에서 입고 사용하는 디자인은 디자이너의 고집보다는 사용자의 니즈를 수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디자이너로서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귀담아들으려고 노력한다.
디자인에 유독 노란색을 많이 사용한다. 어떤 의미가 있나.
예보아는 가나 국기에 있는 색을 이용해 컬렉션을 전개한다. 빨강, 노랑, 초록, 검정을 돌아가며 메인 컬러로 활용한다. 어둡고 묵직한 느낌의 검은색 컬렉션에는 영국의 겨울과 풍경도 함께 담으려고 한다. 예보아에는 이렇듯 내가 체득한 다양한 문화가 녹아 있다. 메타몰포시스는 노란색이다. 그렇다고 한 가지 톤만 사용하는 건 아니다. 노란색이라는 거대한 스펙트럼 안에서 채도와 색감을 다양하게 활용해 디자인한다.
앞으로 브랜드 예보아에 무엇을 기대하면 좋을까.
예보아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스트리트를 기반으로 한 브랜드지만 COS와 함께한 이번 협업에서 우리의 스펙트럼이 얼마나 넓은지를 증명해 보였다. 우리가 무얼 할지, 어떤 도전적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감을 안고 지켜봐 주길 바란다.
Editor Kim Nahhyoun
Photography CO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