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SHIOTSUKI




피티 우오모 109의 마지막 일정은, 마찬가지로 게스트 디자이너로 뽑힌 소시오츠키의 컬렉션이었다. ‘2025 LVMH 프라이즈’ 우승자인 그는 산타 마리아 노벨라 수도원의 식당을 베뉴로 선정했다. 수도원의 견고한 외벽을 돌아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마주한 것은 비현실적일 만큼 높게 솟은 사이프러스나무가 지키고 선 중정이었다. 낮게 깔린 구름 사이로 옅은 비가 흩뿌리고 있었는데, 짙푸른 나무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이 오히려 분위기를 경쾌하게 정화하는 듯했다.
정갈한 빗줄기를 지나 수도원 식당에 들어서자, 밖과는 다른 긴장감이 피부에 와닿았다. 정갈한 건물 내부는 고요했다. 쇼가 시작되자 기타노 다케시의 영화 〈브라더〉와 〈소나티네〉의 사운드트랙이 연달아 흘렀다. 비트 다케시의 하드보일드를 피렌체에 소환한다. 수도원의 정숙함 속에 발칙한 불협화음을 심어놓았달까. 소시오츠키가 고른 사운드트랙의 두 영화는 모두 요지 야마모토가 의상을 담당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소시오츠키는 거장의 유산을 교묘하게 뒤튼다. 모델은 반항적 실루엣의 의상을 입고 있었지만, 어깨만큼은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정의했던 1980년대 파워 슈트의 과장된 라인을 닮아 있었다. 단순한 복고가 아닌 옷을 통해 시대를 기록하는, 서사적 도구로서의 테일러링이다. 1980년대 일본 샐러리맨의 지질한 열등감과 야쿠자의 비정한 허세가 뒤섞인 슈트는 성스러운 수도원 아래에서 가장 세속적인 욕망의 덩어리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거장이 구축한 미학 위에 소시오츠키는 도발적 변주를 감행했다. 남성복이 개인의 기억과 시대의 아카이브를 어떻게 통합할 수 있는지 증명하며 이번 피티 우오모의 가장 강렬한 마침표를 찍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