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zed Earthround


네크리스는 크러쉬의 것.


롱 퍼 코트는 한나신(Hannah Shin), 데님 팬츠는 발렌티노(Valentino), 옥스퍼드 슈즈는 레페토(Repetto).


데님 베스트와 팬츠는 베르사체(Versace), 화이트 티셔츠는 홈리스(Hommless), 카우보이 해트는 성주(Sungju), 퍼 글러브는 토가(Toga). 


퍼 재킷과 팬츠, 레더 글러브는 모두 어네스트 W. 베이커 by 10 꼬르소 꼬모 서울(Ernest W. Baker by 10 Corso Como Seoul), 스트랩 티셔츠는 트렁크 프로젝트(Trunk Project), 브리프와 이어링은 크러쉬의 것.


화이트 레더 재킷과 브이넥 톱, 팬츠, 플랫폼 부츠는 모두 릭 오웬스(Rick Owens).

 

크러쉬는 촬영 내내 자신을 모니터링했고, 누구보다 스태프들과 둘레둘레 좋아보였다. 불편한 기색 없이 재밌게, 안 되는 것은 다시, 끝까지 해냈다. 촬영을 모두 마치고, 대기실 한구석에서 온전히 그를 마주했다. 크러쉬의 음악은 내 삶의 몇 시절을 지나고도 늘 곁에 있었다. 그 노래들이 지닌 감정과 숨결이 선명한 지금, 〈FANG〉의 어떤 곡도 듣지 않은 채, 그에게 이 앨범에 대해서 물었다.
“일단 이 앨범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계기가 ‘UP ALL NITE’에서 출발했어요. 쉽게 이야기해서, 좀 신나고 싶었어요. 신난다는 말엔 여러 가지 의미가 담겨 있는데, 어느 순간 음악을 하는 게 부담도 많이 되고 기대치도 높아져서, 이런 것들을 한 번쯤은 깨부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 기대치를 뛰어넘겠다가 아니라 내가 지금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야 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요.”
크러쉬는 이 말을 마치고, 메모장에 적어왔다며 내게 보여주며 차근차근 설명을 이어갔다. “어제 새벽 1시까지 준비했어요. FANG〉은! 내가 나를 깨운 앨범이다! 생소하지만, ‘fang’송곳니라는 뜻이잖아요. 한 번쯤은 스스로를 물어야 비로소 그 감각이 살아나요. 우리는 흔히 상처가 타인에 의해서 입는다고 생각하는데, 어떤 감정은 남이 아닌 내가 나를 깨뜨릴 때, 그때 드러나요. ‘bite’, 즉 무는 행위는 저한테는 고통이자 시작이고 그 문 자국에서 진짜 본능이 깨어나는 거죠. 과거의 열정 가득한 저를 회상하거나 그리운 감정으로 만들어낸 게 아니고 저의 무뎌진 본능을 다시 깨워 이룬 결실이에요. 그래서FANG〉은 제 안에 수없이 밀려오던 여러 가지 엇박자를 그대로 제가 물어버린, 나 그 자체다이렇게 썼어요.”

 …

〈FANG〉을 세상에 내놓기 직전의 감정에 대해서.
“제가 항상 앨범 작업을 다 마치면 지쳤거든요. 근데 이번엔 곡을 다 만든 후에도 전혀 멘털이 무너지지 않았어요. 오히려 잊고 있던 저를 발견한 느낌. 그 어느 때보다 단단한 내면으로 채워진, 부족함 없이 충만한 상태예요. 저는 솔직히 걱정은 많이 안 돼요. 왜냐하면 상업적으로 저울질하면서 만든 앨범이 아니고, 내면이 너무 단단해서 오히려 해방감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있어요. 앞으로 살다 보면 또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지금은 되게 후련해요. 이런 기분을 앨범 작업을 하면서 처음 느꼈어요.”
“다른 새로운 요인이 있었던 것 아닐까요? 크러쉬를 더 단단하게 한?”
··· 제가 이번에는 루틴 같은 걸 만들었어요. 일부러. 워낙 스트레스에 취약해서 최대한 안 받으려고요. 작년에 허리 디스크 수술을 하고 재활 운동을 열심히 했어요. 그래서 아침에 눈뜨면 운동하러 가고, 씻고, 작업실로 와서 새벽까지 안 하고오늘의 맥스, 여기까지!’ 끊고 마무리하는 연습을 하고 있어요.”

 

text KEEM HYOBEEN(MEG)
fashion PARK JIYEON, PARK SANGWOOK
photography PARK JONGHA
art WI DAHAM(DAWN)
hair E Z at ODD
make-up NAM YOOHYUN at ODD
assistant SEO YEONJAE(A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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