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with Feng Chen Wang
© FASHION ASIA HONG KONG
홍콩에서 만나니 더욱 반갑다. 이번 ‘Fashion Asia Hong Kong’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어제 런던에서 막 도착했다고 들었다.
여기에 오게 되어 정말 기쁘다. 홍콩은 출장으로 자주 들르는 도시이기 때문에 홍콩에 오면 마치 집에 온 듯 편안한 느낌이 든다. 오늘 이 자리를 통해 아시아의 유망한 패션 디자이너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어 많이 설렌다. 홍콩은 이렇게 다양한 사람을 모을 수 있는 도시로 제격인 것 같다. 홍콩에서 이런 중요한 행사가 열린다는 것이 정말 흥미롭다.
맞다. 8년 만에 홍콩을 방문했는데, 이전보다 더 다양한 국적의 사람이 홍콩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다. 영어로 말해도 의사소통에 크게 문제가 없을 정도다. 홍콩의 발전이 국제적 측면과 아울러 아시아 패션 산업에도 적잖이 도움이 될 거라고 믿는다.
홍콩이 아시아 국가의 여러 패션 디자이너를 한자리로 잇는 패션 허브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홍콩처럼 다문화 배경을 가진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다. 세계 각지에서 온 사람을 환영하며 다양한 관점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열린 마음을 지녔다는 것도 매우 놀랍다. 디자이너가 성장하고 성공하려면 혼자만의 힘으로는 어려움이 따른다. 그렇기에 정부가 패션 산업과 협력해 재능 있는 젊은 디자이너를 지원한다는 데 감사를 느낀다. 이번 행사가 아시아 디자이너들의 성장을 위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 ‘펑첸왕’은 런던에 첫 번째 스튜디오를, 상하이에 두 번째 스튜디오를 두고 있다. 상하이도 홍콩만큼 멀티컬처리즘 도시라고 들었다.
홍콩과 마찬가지로 상하이에서도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을 볼 수 있다. 특히 상하이는 지역 문화와 잘 연결되어 있는데, 곳곳에서 중국 전통유산을 엿볼 수 있으면서 다른 국가 문화의 영향도 많이 받아 이국적인 느낌도 든다. 이는 내가 상하이에 펑첸왕의 두 번째 스튜디오를 두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상하이와 홍콩 모두 훌륭한 도시이고, 각기 다른 개성이 돋보인다.
영국에서 패션 공부를 한 경험을 바탕으로 펑첸왕을 운영하고 있다. 다문화적 배경과 국제적 경험이 디자이너로서 창작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나는 중국 남부에서 자랐고, 중국에서 공부한 뒤 영국에서 유학했다. 동양 문화, 특히 중국 문화를 깊이 이해하고 있을뿐더러 국제적 경험도 갖고 있기에 다문화적 경험을 꽤 많이 했다고 생각한다. 나는 동서양 문화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 단순한 창의적 개념을 넘어 사람들과 이야기를 공유하고 나의 문화적 배경을 표현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우리가 누구인지, 또 무엇을 추구하는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 FENG CHEN WANG
디자인하는 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무엇인가.
나는 사람들이 어떤 제품을 보고 ‘이건 이 브랜드의 것이다’라고 알아볼 수 있는 시그너처 제품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브랜드의 정체성도 담고 있어야 한다. 제품이 단순히 물건을 넘어 창의성과 그 뒤에 숨은 이야기를 전달하는 매개체가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펑첸왕의 제품 중 ‘뱀부 백’에 대해 얘기해 보자면, 단순한 패션 아이템이 아니라 지속 가능성과 문화, 아시아의 뿌리를 내재한 제품으로 우리 브랜드가 추구하는 바를 모두 담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이 제품은 다양한 소비자에게 큰 공감을 얻었고, 펑첸왕의 대표 아이템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단순한 액세서리를 넘어 우리가 누구인지, 무엇을 추구하는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브랜드를 거의 10년 동안 운영하고 있는 디자이너로서, 브랜드의 장기적 성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브랜드를 론칭할 때는 자신이 원하는 옷을 디자인하고 선보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3년이 지나면 그저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브랜드가 더 나은 방식으로 개선되려면 비즈니스와 연결되어야 한다. 그래서 브랜드를 론칭한 지 3년에서 5년까지는 팀을 구축하고 경영 능력을 개발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5년 이후에는 비즈니스 측면에 집중해야 한다. 브랜드를 운영하는 데 50%는 창의성, 나머지 50%는 비즈니스 능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펑첸왕은 컨버스 같은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하며 다양한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디자이너로서 협업 기회를 얻었을 때의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아시아인으로서 유럽 혹은 미국의 브랜드와 협업하다 보면, 우리 브랜드가 마치 동서양을 연결하는 다리가 되는 느낌이 든다. 서로의 비전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더욱 크리에이티브한 제품을 선보이는 것이다. 컨버스와의 협업은 우리 브랜드가 지닌 해체적 디자인을 컨버스 디자인에 접목해 선보였고, 두 브랜드의 강점이 드러나는 제품이 탄생해 매우 자랑스럽다. 협업을 통해 각 브랜드가 지닌 창의성을 공유한다면 새로운 디자인이 펼쳐지니 매번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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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디자이너로서 글로벌 무대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 같다. 펑첸왕은 뉴욕 패션위크뿐 아니라 파리 패션위크에도 참여하며 글로벌 입지를 다지고 있다.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한 요소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이 질문 자체가 이미 아시아 디자이너가 국제적으로 성공하기 위해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겠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도전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여러 나라에 진출하는 것을 넘어서 각 지역의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제품을 판매하려는 모든 나라의 문화를 완벽히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문화적 특색을 잘 알고 있다면 브랜드를 운영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끊임없이 성장을 꿈꾸면서, 브랜드의 비전과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떠오르는 디자이너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나는 항상 ‘언젠가 꼭 예술가가 될 거야’라는 꿈을 꾼다. 희망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하고, 절대 포기해서는 안 된다. 패션 산업에 종사하다 보면 항상 도전의 연속이라는 생각이 든다. 단순히 디자인이나 창의성만이 아니라 마케팅과 경영, 인사, 재무, 회사 운영 등 다뤄야 할 일이 정말 많기 때문이다. 한 명의 디자이너이자 사업주로서 회사를 운영하면서 컬렉션을 디자인하는 건 정말 힘든 일이다. 그래서 비즈니스 스킬을 배우는 게 중요하고, 나도 여전히 배움을 계속하고 있다. 이렇게 한 걸음 한 걸음씩 나아가면서 절대 포기하지 않기를 바란다. 나를 믿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패션 아시아 홍콩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 가면 좋겠는가.
디자이너를 서포트하는 플랫폼으로서, 나 같은 젊은 디자이너들이 모여 각자의 이야기와 경험을 나누는 대화의 장이 되었으면 좋겠다. 서로 돕다 보면 더 강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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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with Sensen Lii – Windowsen
아시아의 떠오르는 디자이너를 지원하는 ‘Fashion Asia Hong Kong’에서 만나 반갑다.
디자이너끼리 만날 기회가 흔치 않은데, 이번 행사를 통해 다양한 아시아 국가의 패션 디자이너를 만날 수 있어 좋다. 각자의 독특한 스타일을 보니, 벨기에의 앤트워프 왕립예술학교에 다니던 시절이 떠올랐다. 그때도 비슷한 환경에서 다양한 국적을 가진 동기들의 컬렉션을 보았다. 그러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또 패션 세계에 대한 더 넓은 시각을 얻을 수 있었다. 이번 행사가 서로에게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홍콩에 와보니 어떤가.
앤트워프 왕립예술학교를 가기 전, 홍콩에서 전개하는 패션 브랜드 그라운드제로Groundzero에서 디자이너 어시스턴트로 일한 경험이 있다. 그런 이유로 홍콩은 내게 더욱 특별한 도시일 수밖에 없다. 많은 SF 영화가 홍콩에서 영감을 받기도 한 만큼 나 역시 재미있는 도시라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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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운영 중인 브랜드 ‘윈도센’의 컬렉션도 홍콩의 네온사인처럼 다채로운 컬러를 띤다.
나는 외계인에게서 많은 영감을 받는다. 퓨처리즘을 좋아하고, 1980~1990년대 영국과 미국의 클럽 키드 문화도 좋아한다. 2000년대 한국과 미국의 뮤직비디오도 즐겨 보는데, 이 또한 디자인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내가 처음 본 뮤직비디오는 한국 가수 이정현의 것이다. 미래지향적인 콘셉트로 연출된 라이브 퍼포먼스에 더해진 날개를 착용한 그의 강렬한 모습을 잊을 수 없다.
앤트워프 왕립예술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는 패션을 제대로 공부한 적이 없다고 들었다.
입학 전 1년 동안은 스타일리스트 어시스턴트로 일했고, 그 이후 그라운드제로에서 디자이너 어시스턴트 일했다. 그러다 보니 패션을 제대로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어릴 때부터 꾸준히 그림을 그리던 것을 바탕으로 집에서 혼자 포트폴리오를 작성하며 유학 준비를 했다. 아무래도 패션을 체계적으로 공부한 적이 없었기에 학교 시스템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매일매일이 도전의 연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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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레디투웨어 봄 컬렉션을 통해 파리 패션위크에 데뷔했고, 2024년 가을/겨울 컬렉션도 파리 패션위크에서 선보였다.
파리에서 패션쇼를 시작한 것은 내게 정말 의미 있는 출발이었다. 첫 쇼는 완전한 패션쇼라기보다는 한 행사의 일부로 참여했다. 전문 모델이 아닌 친구들을 캐스팅해 그들의 개성 있는 태도를 런웨이에 담고자 했다. 또 댄서들과 협업해 그들이 가진 고유한 에너지를 쇼에 녹여냈는데, 각자의 개성과 에너지가 워킹을 통해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이런 다름과 에너지가 내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문화에서 공부하고 일한 경험이 현재 윈도센을 만들었을 거라 믿는다. 한국의 아티스트와도 활발히 작업하고 있다.
내가 선보이는 디자인은 화려하고, 때로는 노출이 많다. 중국인 셀러브리티와 아티스트들은 사실 보수적인 스타일을 더 선호한다. 나는 한국과 미국 문화에 더 많은 영향을 받은 편이다. 그래서 다양한 국가의 스타일리스트와 함께하는 작업이 내게는 정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한국 아이돌도 내 옷을 많이 찾아주고, 그들을 통해 나 또한 새로운 것을 배운다. 그들은 항상 내 옷을 정말 멋있게 소화해 줘 감사하다.
‘Fashion Asia Hong Kong’을 통해 더 큰 글로벌 브랜드가 될 기회를 얻으리라고 믿는다.
다양한 국적의 디자이너를 만나 그들의 작품을 볼 수 있어 도움이 된다. 실제로 번 행사를 통해 그들에게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 우리 스튜디오는 도심에서 조금 떨어져 있기 때문에 평소에는 사람들과 교류할 기회가 많지 않다. 이런 행사에 참여해 새로운 디자이너들과 얘기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내겐 너무 소중한 기회다.
윈도센을 통해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어릴 때는 윈도우 운영체제를 통해 컴퓨터 수업을 받았다. 컴퓨터에서 영감을 많이 받고, 자동차나 비행기 같은 새로운 기술에도 관심이 많다. 기술과 창의적인 이미지를 접목해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보면 좋을 것 같다.
Text 시엔(Sien, 이승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