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zed Earthround


태슬 장식 레더 베스트는 송지오(Songzio), 블랙 셔츠 드레스는 본봄(Bonbom).


블랙 니트는 캠퍼랩(CAMPERLAB), 트라우저는 폴 스미스(Paul Smith), 첼시 부츠는 캠퍼(CAMPER).

 

“나는 실패자”라고 했다. 당신이 내린 실패의 기준과 의미가 궁금하다.
위로 누나가 일곱 있고, 여덟째가 형, 내가 아홉째 막내다. 형은 완벽한 아들이었다. 헤테로인 데다 열여덟 살에 결혼해 아이를 낳았는데, 심지어 아들이었다. 나는 정반대로 성소수자이니 결혼해서 손자를 보여줄 리 없지 않나. 봉건사회의 시각에서 나는 실패한 아들이었다. 그리고 대만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작가를 꿈꿨으니 많은 사람이 “그럼 넌 굶어 죽을 거야”라고 말했다.

소설가는 취직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니다.
그렇지. 문자와 관련된 일은 물론이고, 온갖 파트타임 일을 전전하며 살아야 했다. 엄청 성대한 연회장에 꾸며 놓은 풍선을 터뜨리는 일도 했고. 지나고 보니 소설을 쓸 때 많은 도움이 되었다. 당시엔 현실이 너무 잔혹하고 막막했지만 그런 일을 마주한다는 게 마냥 나쁜 일만은 아니다.

누구나 글을 쓸 수 있지만 아무나 소설가가 될 수는 없다. 소설가로서 가져야 할 자질을 꼽는다면.
각자에게 맞는 루틴이 필요하지 않을까. 나는 알람이 울리기 전에 일어나는 편인데 알람을 오전 5시 24분으로 맞춰놓는다.

5시 24분?
5시 20분은 너무 빠른데 그렇다고 딱 25분에 일어나는 건 아닌 것 같아서.(웃음) 그리고 지치지 않는 체력이 필요해 주말엔 쉬는 편이다.

세상 모든 가치의 잣대를 효율로만 판단할 수는 없다. 당신에게 소중한 가치는 무엇인가.
선량함. 세상이 점점 참혹해지고 기형적으로 변하고 있다. 선량이라는 면역을 가지고 있어야 물들지 않고 버틸 수 있다.

 

Text&Fashion 타쿠(Taku, 강승엽)
Photography Kim Jiyoung
Art 세라(Sarah, 최연경)
Hair&Makeup Lee Seo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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