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란 디자인 위크에서 에르메스의 새로운 테이블웨어 컬렉션 <트레사주 에퀘스트르 Tressages Equestres> 전시를 선보였다. 테이블웨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베누아 피에르 에머리Benoît Pierre Emery와 에르메스 스카프를 주로 디자인한 비르지니 자맹Virginie Jamin. 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간 접점과 소감이 궁금하다.
베누아 사실 오래전부터 비르지니와 함께 일하고 싶었다. 비르지니는 에르메스의 숨결을 불어넣는 아티스트로 시각적으로 훌륭한 스토리텔링을 끌어낸다. 그와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어 매우 기뻤다. 우리는 에르메스의 뿌리 깊은 역사와 유산에 대한 열정을 공유했고, 이는 이번 프로젝트로까지 이어졌다. 프로젝트의 출발점은 에르메스 아카이브 중 하나인 안장 벨트에서 비롯됐다. 벨트는 안장 하단에 있어 눈으로 보이지 않지만, 고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에르메스에서는 이를 숨은 디테일이라 부른다. 코트를 입었을 때 주머니 안 가죽의 부드러운 감촉처럼 입은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그런 디테일 말이다. 이렇게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보이는 것 못지않게 신경 써서 만드는 것이 바로 에르메스 철학의 일부다.
이번 컬렉션 제목은 ‘대지 위에서’다. 모래와 흙, 돌 등의 소재와 패턴을 고스란히 옮 겨놓은 전시 공간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베누아 모든 것은 대지earth에서 온다. 이런 사실을 가장 잘 반영하는 것이 도자기다. 도자기의 원료인 고령토는 땅에서부터 나오고, 모든 창조물의 중심에 대지가 있음을 상기시킨다. 에르메스 총괄 아티스틱 디렉터 피에르-알렉시 뒤마 Pierre-Alexis Dumas 역시 항상 재료가 규칙을 정한다고 강조했다.
비르지니 대지를 생각하면 뿌리 그리고 하늘과 땅 사이에 서 있는 그 수직적 연관 성이 함께 떠오른다. 또 사람의 존재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에르메스의 모든 중심 에는 사람이 있다. 모든 출발점에는 대지가 있고. 우리는 단계별 과정을 거쳐 작업 했다. 서로 대화를 나누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보고, 집중하고, 숨 쉰다. 이렇 듯 살아 있는 과정을 통해 삶과 대지의 의미를 기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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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밤 만찬에서 음식도 음식이지만 에르메스 플레이트에 음식이 담겼을 때 유난히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특히 국경을 초월한다는 느낌마저 들더라.
비르지니 맞다. 내가 처음 떠올린 건 그릇의 여백이다. 중요한 건 사람들이 맛있는 음식과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순간을 즐기는 것인데, 이 모습을 상상하며 기초 스케치를 시작했다. 큰 동그라미, 작은 동그라미, 색상으로만 스케치를 채워나가며 디자인을 구상했다. 간단한 아이디어에서 시작했고, 여백을 통해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베누아 덧붙이자면 이전 컬렉션과 차별점을 두고 싶었다. 이전엔 패턴으로 가득 채운 경우가 많아 도자기 소재나 재료 자체를 보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이번 컬렉션에서는 접시에 여백을 두어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미니멀하기 때문에 더욱 흥미롭지 않나. 비르지니가 처음 디자인한 이번 디너 접시들은 매우 깨끗하고 심플하다.
비르지니 숨 쉬는 것, 대지, 공간 이런 요소들이 중요하다. 이 모든 요소는 에르메스의 브랜드 가치와도 직결된다. 패턴으로 가득 찬 피스도 있고, 빈 공간이 보이는 피스도 있을 것이기에 대조되는 느낌은 항상 있고.
Text 베티(Betty, 양윤영)
Art 세라(Sarah, 최연경)
©Denis Boulze 30, © Maxime-Verr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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