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zed Earthround


리넨 셔츠는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화이트 슬리브리스 톱은 토템(Toteme).


트렌치코트와 스트라이프 셔츠, 리넨 팬츠는 모두 드리스 반 노튼(Dries Van Noten).


화이트 슬리브리스 톱은 토템(Toteme).

매거진 작업이 처음이라고요. 누군가의 처음을 함께한다는 것, 사실 저도 처음이거든요. 잠은 잘 잤나요.
네, 잘 먹고 잘 자고 왔어요. 뭔가 ‘이제 시작인 건가?’ 이런 마음도 들더라고요. 평소에 즐겨 보던 매거진에서 저를 궁금해하시고, 좋은 마음으로 절 담아주신다고 하니까 너무너무 설레었어요. 첫 마음이라는 시, 너무 좋았어요.(웃음)

화보 촬영장은 그간의 영화 촬영장과는 또 다르죠?
연기할 때 저는 집중할 거리가 있으면 되게 재밌어하거든요. 그런데 오늘처럼 제게만 포커스가 맞춰지는 작업은 안 해봐서 조금 겁나기도 했는데, 오히려 재밌었어요. 오늘 필름이랑 폴라로이드로 촬영했잖아요.

첫 롤 돌아가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더라고요. 생각보다 소리가 크긴 했지만.
맞아요. 그래서 더 좋았어요. 필름도 폴라로이드도 딱 한 번뿐인 순간만 담기는 건데, 그게 되게 감동적이지 않았나. 첫 마음, 첫 모습 이렇게요. 정말 기대 이상이에요. 저 진짜 감사해요.

고마워요. 스크린에서 승윤 배우를 처음으로 본 게 홍상수 감독의 <물안에서>였어요. 거의 모든 장면이 아웃포커싱되어 얼굴이 뚜렷하진 않았지만 기억에 남더라고요. 그다음 작품도 홍상수 감독의 <우리의 하루>였고요. 계속 세계적인 거장과 작업하는 일은 어떤가요.
너무 영광이죠. 아직까지도 이렇게 작품에 참여할 때마다 저의 어떤 모습이 궁금하셨을까, 앞서 매력적인 선배들을 보고도 제게 어떤 매력을 느끼신 걸까. 아직도 궁금해하는 중이에요. 나는 어떤 색일까.

감독님께 그 이유는 안 물어봤나요.
그런 이야기를 따로 해주시진 않는데, 제가 느낀 바로는 작품 속 제 모습이 좋아 보이더라고요. 눈물이 나면 울고, 웃기면 웃는 건 제가 정말 자신 있거든요. 그런데 반대로 잘 참고, 포커페이스를 유지하고 이런 건 아직 부족한 편인데, 오히려 완벽하지 않은 제 모습에서 순수하고 맑은 느낌을 받으신 것 같아요. 그래서 작품에서도 제가 매력적으로 보여 영광이었고요. <물안에서>를 처음 봤을 땐 거장에게 초상화를 선물 받은 느낌이었어요.

그 꾸밈없는 모습을 저도 좋아해요. 연기는 왜 하고 싶었나요.
어릴 적부터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 따라 하는 걸 무척 좋아한 것 같아요. 그리고 누가 이렇게 무대에 절 세웠을 때 별로 쫄아본 적이 없거든요. 단지 ‘이 기회를 살려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다’ 이런 욕심이 많은 아이였어요. 학교 선생님께서 장기 자랑 시간에 ‘노래해 봐’, ‘성대모사해 봐’ 이러실 때 ‘재밌게 하고 싶다’ 이런 마음이었지 막 떨리고 창피하지는 않았거든요.

타고난 끼가 있었나 봐요.
끼인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터질 것 같은 마음은 항상 갖고 있는 것 같아요. 늘 떨려도 그게 재밌거든요.

홍상수 감독의 현장에서는 어떤가요.
감독님 현장도 마찬가지로, 오늘 필름 카메라랑 무척 닮아 있어요. <물안에서>에도 똑같은 카메라 소리가 나거든요.(웃음) 대본과 정해진 상황은 있지만 모든 순간은 단 한 번이에요. 그때 뭔가 목숨 걸고 최선을 다해야 할 것 같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 순간을 낚아채는 그런 매력이나 긴장 같은 걸 즐기게 되고요. 떨리긴 하죠. 근데 그게 좋아서요.

 

Text Kwon Sohee
Fashion Kim Seha
Photography Kim Yeongjun
Art Ha Suim
Hair Kim Boyoung at Lulu
Makeup Kim Moonhee at Lul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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