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zed Earthround

Text Ji Woong Choi
Fashion Jong Hyun Lee
Photography June Hyung Hong
Hair Anna Im
Makeup Bom Lee

멀티컬러 레더 톱은 발리(Bally).

니트 베스트는 버버리(Burberry), 피케 셔츠는 라코스테(Lacoste), 스웨이드 쇼츠는 발리(Bally).

 

제목, 가사, 뮤직비디오까지 온통 오사카라는 도시를 향한 찬미처럼 느껴져요. 왜 오사카죠?
(엘로는 오사카의 오를 길게 발음했다) 오오사카는 제가 처음으로 간 일본의 도시인데요, 처음에는 별 생각 없었어요. 한국으로 치면 부산 같은 도시라는 것도 알았어요. 첫째 날은 진짜 재미없었거든요.(웃음) 그러다가 음식 때문에 즐거워지기 시작했어요. 맛있는 거 정말 많잖아요. 그때 여행 콘셉트가 한국인과 마주치지 않기였거든요. 한국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오사카 외곽으로 발길 닿는대로 다녔고, 지금 제가 좋아하는 스폿들을 찾아냈죠. 일본 특유의 일상적인 느낌이 좋았어요. 아직 자유롭게 흡연이 가능하고요.(웃음)

오사카는 몇 번 가봤어요?
네 번요. 이제 구글맵 없이 다닐 수 있어요.

오사카의 매력에 홀려서 만든 노래네요?
결국은 그렇죠, 뭐. 저는 어떤 도시를 주제로 만든 노래를 좋아하는 작업자가 아니거든요. 게다가 그 도시가 서울도 아니고, 부산도 아니고, 도쿄도 아닌 하필 또 오사카잖아요. 오사카가 좋은 것도 있지만 그 도시에 누구와 함께 갔느냐가 더 중요했던 것 같아요. 곡을 써야겠다고마음먹고 시작한 것도 아니고요. 그냥 집에서 뒹굴뒹굴 맥북 앞에서 30분 만에 뚝딱 만든 노래예요.

멜로디가 오사카 어디쯤에 있는 것 같기도 해요, 근데.(웃음)
지브리 스튜디오를 생각했어요.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좋아하거든요. 히사이시 조 음악의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죠.

지브리 스튜디오와 히사이시 조는 예상하지 못했어요. 어떤 영향을 받은 거죠?
오케스트라요. 히사이시 조의 오케스트라 세션 진짜 아름답잖아요. 저도 제대로 된 현악 세션을 하고 싶었는데 두렵더라고요. 여러모로 쉬운 게 아니니까요. 그렇다면 제 목소리를 현악처럼 써보자 싶었죠. 하모니를 엄청 많이 쌓아봤어요.

오사카는 풍경이 인상적인 도시죠. 과거와 초미래가 뒤섞이잖아요.
많이들 알고 계시는 랜드마크도 좋지만 어딘지 모르는 변두리를 주로 돌아다녔어요. 거리의 유치원생을 구경하거나 아줌마들이 골목에 나와 이불 터는 거, 놀이터에 앉아 계신 할아버지를 바라보는 것도 좋고요.

그건 흔한 서울의 풍경이기도 하잖아요.
맞아요. 근데 다른 언어에서 오는 재미가 있어요. 익숙한데 낯설잖아요. 내 집이 있는 도시가 아닌 곳에서 발길닿는 대로 하염없이 걷는 게 좋아요.

엘로의 여행 방식이네요.
네, 그러다가 배고파지면 맛있는 거 먹고요. 사랑하는 사람이랑 그런 여행 가는 게 제일 좋죠.

혼자는 싫어요?
작년에 유럽 투어 다 돌고 며칠 정도 파리에 혼자 남았거든요. 근데 너무 심심하던데요.(웃음) 막판에는 정말 지루해서 미치는 줄 알았어요. 독방에 갇혀 있는 느낌이 들정도였다니까요.

역시 오사카에서, 소위 날 것 같은 이미지로 촬영된 뮤직비디오도 재미있어요.
이 노래 내용은 사랑인데요, 뮤직비디오까지 그런 내용은 싫더라고요. 립싱크하는 방식도 좋아하지 않고요. 그냥 자연스럽게 하고 싶었는데 좋아하는 사람들이랑 진짜 여행 가서 찍으면 되겠더라고요.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친구들부터 프로덕션 팀까지 모두 저와 친한 사람들과 함께 했어요.

등장인물 모두 필름 카메라 한 대씩 들고 오사카를 어슬렁거리죠.(웃음)
필름 똑딱이가 재미있어 보이더라고요. 어릴 적 부모님이 찍어주신 생각도 나고요. 요즘은 코니카 렉시오 70을 주로 사용하고 있어요.

5월 한 달간 네 번의 싱글을 발매하죠. 오사카가 대미를 장식해요.
매주 발매하는 싱글 앨범에는 두 곡씩 수록되거든요. 한 달간 여섯 곡을 세상에 내보이는 거죠. 쉽지 않은 일인거 예상했는데 여러모로 더 힘든 거 같아요.(웃음) 그 여섯 곡을 하나의 앨범으로 보자면요. 오사카라는 노래가 타이틀이라고 할 수 있죠. 저도 왜 이렇게 이 노래를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

그 도시가 그립기 때문 아닐까요?
그렇겠죠? 오사카를 생각하면 노을이 질 때 카페 테라스에 앉아서 커피 마시면서 담배 피우는 장면이 떠올라요. 그 여유요. 그게 그리운가 봐요. 와중에 갑자기 장어덮밥이 생각나네요.(웃음)

‘오오사카’ 언제 또 가요?
앞으로 몇 년은 안 갈 거예요. 일단 지금 생각은 그래요.

왜요?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 한 번씩 다 데리고 다녀왔거든요. 보여주고 싶은 거, 음식, 풍경, 내가 아는 좋은 거 다 알려줬으니까요. 그럼 된 거잖아요.

멀티컬러 레더 칼라 톱은 발리(Bally), 화이트 데님 팬츠는 노앙(Nohant),
레더 로퍼는 코치 1941(Coach 1941).

피케 셔츠는 라코스테(Lacoste).


니트 베스트는 버버리(Burberry), 피케 셔츠는 라코스테(Lacos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