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zed Earthround

약 25년간의 쉼에서 벗어나 마침내 돌아왔다. 1966년 1세대 출시를 시작으로 1996년 5세대까지, 새 천년의 도래를 앞두고 브롱코는 긴 휴 식기에 돌입해야만 했다. 하지만 포드의 심연에는 하나의 욕망, 하나의 씨앗이 여전히 태동하고 있었다. 포드와 브롱코는 희미하고 쓸쓸한 공백기를 대지를 달리는 야생마처럼 거침없이 질주하더니 우리 앞에 나타났다.

뉴 브롱코는 1세대 모델의 박스 프레임을 그대로 살리는 동시에 최신 감각과 기술을 현대적으로 재현해 냈다. 전폭과 전고가 1,930mm로 정사각형의 간결한 면적, 동그란 주간 주행등과 널찍한 그릴은 험지를 달리는 자동차의 투박한 모습과 함께 묘하게 귀여워 보 이는 구석이 있다. 브롱코는 오너의 세세한 성향을 고려해 총 여덟 가지 트림으로 선보였지만 국내에는 온로드, 오프로드 모두 주행 가능한 4도어 아우터뱅크스Outer Banks만 출시되었다.

보닛 커버를 열어보니 이렇게 복잡할 수 있나 싶은 엔진과 배선이 드러났다. 오프로더는 깔끔한 배선 정리보다 배선과 부품이 어디 로 연결되어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고 자가 정비가 가능해야 한다는 포드가 추구하는 용이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루프는 가벼운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었으며, 세 파트로 나뉘어 있어 손쉽게 분리 후 트렁크에 보관할 수 있다. 프레임리스 도어 또 한 렌치 하나만 있으면 어렵지 않게 조립이 가능해 오픈카를 뛰어넘는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 윈도 스위치는 문짝이 없는 상황을 대비해 운 전석과 조수석 사이 중앙 콘솔 박스에 위치하며, 사이드미러는 펜더에 부착되어 있다.

포드의 운전자 보조 시스템 코-파일럿 360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유지 시스템, 큼지막한 12인치 디스플레이로 주변 상황 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360도 카메라 등이 탑재되어 있다. 전기차에서 쉬이 찾아볼 수 있는 원 페달 드라이빙 기능이 탑재된 점도 눈길을 끈 다. 회생 제동과는 다른 개념의 기능이지만 오프로드 주행 시 액셀과 브레이크를 번갈아 조작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피로감을 줄여주며, 스 티어링 휠의 버튼 조작으로 가파른 내리막에서 2~3km/h로 속도 제한을 설정할 수 있는 힐 디센트 컨트롤hill descent control 기능을 갖 춰 편리하고 안전한 운행이 가능하다.

컴퍼스를 돌리듯 뒷바퀴를 축으로 제동 후 핸들의 꺾임보다 회전 반경을 더 크게 만들어주는 트레일 턴trail turn은 포드가 25년 만 에 제대로 된 오프로더를 선보이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보여주는 기능이다. 기어 레버 아래쪽에 위치한 G.O.A.T. 모드 다이얼 은 6개 주행 모드를 제공하며, 4WD 시스템은 지형에 따라 4H, 4L, 4A, 2H 모드로 구동 방식을 전환할 수 있다.

타이어는 브리지 스톤 타이어를 적용했다. 올터레인all-terrain 타입으로 비, 눈, 흙 등 어떤 환경에서도 구애하지 않고 달릴 수 있다. 알루미늄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은 타이어의 상하 움직임을 최소화하면서 타이어의 그립력을 높여 핸들링과 승차감을 향상시킨다. 가솔린 엔진은 디젤엔진에 비해 토크가 낮은 편이지만 브롱코의 에코 부스트 엔진은 최대 55kg·m 토크로 웬만한 디젤엔진보다 뛰어난 토크 퍼포 먼스를 보여준다.

자동차만 달라졌을 뿐인데 삶까지 변화한다는 것은 묘하면서도 재미난 구석이다. 혁신은 꼭 마이크로 칩만으로 이룰 수 있는 걸까. 하이테크hi-tech가 아닌 로테크low-tech로 진정한 혁신을 만들어내는 것. 다재다능한 뉴 포드 브롱코, 우리의 버디.

Text Kang Seungyeop
Photography Park Sangjun, Park Mooseong
Art Kang Joo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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