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zed Earthround


다나 에스테이트, 바소 카베르네 소비뇽 
DANA Estates, VASO Cabernet Sauvignon

캘리포니아 나파 밸리, 마야카마산맥 기슭. 월드클래스 와인을 생산하는 부티크 와이너리 ‘다나 에스테이트’에서 생산한 레드 와인. 1883년 독일 출신 포도 재배학자 하임스Heims가 경작하기 시작해 2005년 한국인이 매입한 다나 에스테이트는 그 후 깊은 풍미에 절제와 겸손의 미학을 더해왔다. 깊은 자수정빛을 띠며 블랙커런트, 검은 자두, 세이지, 타바코 박스와 달큼한 향신료의 아로마가 어우러져 하나의 교향곡을 완성한다. 산비탈에 위치한 포도밭에서 자라 페놀 성분이 최고조에 이른 포도를 사용해 풍성한 과실 풍미와 매끄럽게 연마된 타닌을 느낄 수 있다. 입안 가득 채워지는 신선한 과실의 감미가 일품이며, 유연하면서도 탄탄한 구조감을 자랑한다. 고급스러운 여운이 지속되는 뒷맛을 통해 해가 거듭될수록 맛이 깊어질 만한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다.


메티스, 소비뇽 블랑
Metis, Sauvignon Blanc

남아공 케이프타운의 ‘클라인 콘스탄티아Klein Constantia’와 소비뇽 블랑의 마술사 파스칼 졸리베Pascal Jolivet의 협업으로 탄생한 새로운 스타일의 화이트 와인. 두 와이너리의 수석 와인 메이커가 서로의 와이너리를 방문해 경험을 교환, 남아공 내 가장 좋은 포도밭 중 하나를 파스칼 졸리베의 방식으로 경작한 것을 계기로 탄생했다. 고지대 포도원에서 가장 좋은 구획의 소비뇽 블랑을 엄선해 만든 메티스는 반짝이는 레몬 컬러와 풍성한 레몬그라스의 아로마가 일품이다. 신선한 산미가 뛰어나며 감칠맛과 미네랄이 오감을 자극한다. 우아하고 긴 여운을 지닌, 새로운 차원의 소비뇽 블랑. 

‘almost sober’의 중의는 어디까지 납득해야 할까. 1. 술을 많이 마셨지만 취기 정도가 어지간하지 않다는 걸까, 아니면 2. 술을 먹지 않은 멀쩡한 상태인데도 약간의 취기가 감돈다는 걸까. 이 사고思考의 혼돈은 우리 사는 지경의 무수한 경계와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닌 게 아니라 도시에서의 삶은 많은 경우 우리를 1번 또는 2번의 상황으로 종용한다. 1. 왕창 마시고는 싶은데 술기운은 사양하고 싶다거나, 2. 술 한 모금도 입에 댈 수 없지만 얼큰한 취기에 기대고 싶거나. 1. 취하려고 술을 진탕 마셨는데 결단코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라거나, 2. 맥주 반 모금에도 홍당무처럼 달아오르는 얼굴이 민망해 술이란 건 좀처럼 입에 대지 않지만 나도 마음만큼은 그들이라거나. 1. 분명 같이 궤짝으로 마셨는데 상대는 파하고 나는 한창이라거나, 2. 술이라곤 냄새도 맡은 적이 없는 사람이 고주망태보다도 더 인사불성이라거나.

‘almost sober’는 사실, 흥청거리는 밤의 경계에 대한 이야기만은 아니다 1. 난 지독히 사랑했지만 그의 온도는 어지간하지 않다거나, 2. 내가 물리적으로 사는 곳은 거기 그대론데 그 사람을 만난 뒤로는 심장이 온전한 순간이 없다거나. 1.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라는 사람을 그토록 정신없이 내 안에 들이켰는데 결단코 이게 아니라는 걸 깨닫거나, 2. 지긋지긋 넌더리가 나 내 인생에 두 번 다시 사랑은 없으리라 되뇌고 또 되뇌었지만 사실은 다시 둘이 되고 싶다거나. 1. 분명히 이 모든 건 우리 둘이 했는데 너는 싸늘하게 식고 나는 여전히 미열을 찾아 잿더미를 헤매거나, 2. 그렇게 마음을 퍼다 나를 땐 거들떠보지도 않다가 이제 와 사랑 같은 걸 구걸하거나. 말하자면 1. 이럴 땐 바소 카베르네 소비뇽, 2. 이럴 땐 메티스 소비뇽 블랑.

Text & Photography Lee Hyun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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