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zed Earthround

Text Ji Woong Choi
Fashion Eun Young Yoo
Photography Yu Lee
Hair Taehyun(Mizangwon by Taehyun)
Makeup Miae(Mizangwon by Taehyun)

 

 

레터링 티셔츠는 듀이듀이(Dew E Dew E), 비키니 브라는 H&M, 슬리브 여밈 장식이 독특한 바지는 준지(Juun.j).

 

프린트 민소매 티셔츠는 캘빈 클라인 언더웨어(Calvin Klein Underwear), 시스루 바지는 참스(Charms), 랩스커트는 로우클래식(Low Classic).

키한 니트 풀오버는 이자벨 마랑(Isabel Marant), 와이드 바지는 로우클래식(Low Classic), 포인트 토 슬라이더는 저스트지니(Just Jinny), 폼폼 귀고리는 스타일리스트의 것.

오버사이즈 도트 재킷은 듀이듀이(Dew E Dew E), 레이스업 보디슈트는 앤아더스토리즈(& Other Stories), 드롭 귀고리는 스타일리스트의 것.

 

오늘 아주 그냥 오래 ‘한강’을 듣고, 불렀네요.
아까 반주 없이 살짝 불렀잖아요. 생각해보니까 진짜 오랜만이더라고요. 이 노래를 무대 위에서 부를 땐 죄다 뜨거운 날씨였던 것 같은데, 갑자기 따뜻해진 봄에 듣고 부르니까 새로웠어요. 조금 설레기도 하던데요.(웃음)

오늘 ‘한강’에 대해서만 얘기할까 봐요.
좋아요. 그게 훨씬.

할 이야기가 많은 것처럼 들리네요.
애착이 있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노래이기도 하고요. 이 노래 만들 때 예전과는 다른 마음을 먹었어요. 전에는 내가 겪은 일이나 심정을 가사나 멜로디로 풀어내면서 무슨 생각했냐면요. 듣는 사람이 이런 내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까? 그랬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먹었거든요. 조금 진지했던 것 같기도 하고요. 근데 한강은 멜로디를 만들면서 제가 이유 없이 막 기분이 좋아지는 경험을 한 거예요. 이거다 싶었죠. 한강을 처음 듣는 사람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면서 애착이 더 생겼어요.

여느 후디의 노래와 다르긴 해요.
의도도 다르고요. 내가 이런 음악을 만든 적이 있나? 한번 해보자. 그 생각하면서 작업한 곡이에요.(웃음)

‘한강’은 사람들의 귀에서 귀로, 입에서 입으로 퍼진 곡이에요. 조용히 퍼졌죠.
제가 텔레비전에 얼굴을 많이 비치는 뮤지션은 아니니까요. 그래도 충분히 많은 분이 좋아해주신 것 같은데요. 저는 그게 좋아요. 은은하게 퍼져 나가는 거요. 그게 저나 제 음악이랑 더 잘 어울려요.

어차피 들을 사람은 듣는다?
네, 맞아요. 그거면 돼요.(웃음)

가사가 재미있어요. 굳이 한강이라는 제목을 붙이지 않아도 될 것 같거든요. 오히려 전혀 상관없어 보일 정도죠.
서울에서 태어나 자랐거든요. 한강에 관한 추억도 많지만, 너무 익숙하죠. 뻔하다는 거 알아요. 그래서 이 노래의 가사에 ‘한강’은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아요. 웃긴 말인지 모르겠는데요. 저는 직접적이지 않은데 직접적인 게 좋거든요. 그런 표현이요. ‘한강’은요. 한강과 상관없어 보이지만 실은 아주 직접적으로 한강을 노래해요.

우주를 노래하는 거 아니에요?
저만의 비유죠.(웃음) 이런 가사가 있잖아요. ‘너와 함께 있는 여긴 바다보다 반짝이는 푸른 은하수 같아, 우주선을 타듯 배를 타고 나아가’ 그게 다 한강에 관한 이야기예요. 한강 하류를 지나 바다 끝까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겠다, 뭐 그런.(웃음)

서울에 사는 사람들에게 한강은 결국 특별하죠.
한강 다녀오면 늘 기분이 좋아져요. 그 전에 어떤 기분이었든 상관없이요. 그만큼 편안하고 자유롭고 치유되는 공간인 건 분명해요. 한강을 떠올리면요, 우울할 때 이어폰 꽂고 가서 이런저런 생각을 한 기억만 또렷하게 되살아나요.

후디의 음악을 듣다가 플레이 리스트가 제이(J)와 재닛 잭슨으로 갔어요.
너무 신기해요. 제이라는 가수의 팬이었어요. 초등학생 때 제이가 부르는 ‘어제처럼’을 듣고 이건 뭐지? 싶었어요. 내가 듣고 자란 가요와 너무 달랐으니까요. 지금 들어도 세련되고 매력 넘치는 곡이에요. 좀 웃긴 이야긴데요, ‘어제처럼’의 후속곡이 ‘타임아웃’이거든요. 당시 제 인터넷 아이디가 ‘타임아웃’이었어요.(웃음) 재닛 잭슨이야, 뭐 너무 대단하잖아요. 아직도 제가 좋아하는 뮤지션을 꼽을 때 빠지지 않고 언급하는 이름이기도 해요. 처음 노래를 시작했을 때는 디바의 모습이 부각되는 곡으로 연습했는데요. 영 아닌 거예요. 저는 좀 더 장르적이고 세밀한 노래와 맞더라고요. 그때 재닛 잭슨에게 큰 영향을 받았죠.

휘트니 휴스턴과 재닛 잭슨은 확실히 다르죠.
그거죠! 제 개인성과 관련 있다고 볼 수 있고요. 디바는 보컬의 역량과 무대 위의 카리스마가 특출해야 하잖아요. 저는 그런 사람은 아닌 거 같아요. 그보단 뭐든 은은하고 섬세하고 꼼꼼한 게 좋아요. 그렇게 보이고 싶거든요. 저는 음악도 만들고, 가사도 쓰고, 노래도 부르는 사람이니까요. 여러 가지 요소를 균형 있게 가져가고 싶어요. 어떤 하나에 에너지 전부를 뿜어내는 사람은 아닌 거예요.

아이돌과 힙합이 점령한 한국에서 R&B는 소위 ‘주류’가 아닌 것처럼 여겨지죠.
답답한 마음도 있어요. 아니, 이렇게 좋은 음악을 왜 모르지. 설명할 방법이 없네. 그게 답답하죠.(웃음) 그런데 어떤 면에선 이해되기도 해요. 무슨 말이냐면, 이 음악 자체가 장르적 특성이 강하니까요. 다수의 대중이 편하게 즐기기엔 어려울 수 있어요. 대신 장르 팬은 많아요. 혁오 밴드를 생각하면요. 그들의 음악도 마냥 대중적이라고 할 순 없잖아요. 지탱하는 장르 팬이 있었고, 마침 서브컬처 시장이 커지면서 지금까지 온 거 아니에요? 저변을 넓혀가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꾸준히 해야죠. 하고 싶은 거 해야 하는 거잖아요.(웃음)

자주 웃네요. 날씨 좋죠?
환절기에 센티해진다고 하잖아요. 아마 피부로 느껴지는 온도와 빛의 강도, 분위기가 달라지니까 적응할 시간이 필요해서 그런 거겠죠? 저도 마찬가지예요. 오늘 날씨 진짜 좋잖아요. 그래서 기분 좋기도 하고요. 근데 새로운 계절이 온다는 게 왠지 쓸쓸한 것 같기도 해요. 한참 혼란스러운 시기죠. 계절이 명확해지면 또 적응하겠지만요.

여기서 3분만 나가면 한강인데요. 거긴 안 가려고요.
저도 그게 좋겠어요. 여름에 듣는 한강이 밝고 시원한 느낌이었다면, 봄에 듣는 한강은 오늘 촬영한 것처럼 약간 이렇게 나른하고 여유로운 게 잘 맞는 것 같아요.

차트 역주행?
그럼 좋겠지만요. 욕심은 없네요.

솔직히?
과연 될까?(웃음) 한 명이라도 더 이 노래를 알게 된다면, 그거면 돼요.

 

오버사이즈 도트 재킷과 새틴 뮬은 듀이듀이(Dew E Dew E), 레이스업 보디슈트는 앤아더스토리즈(& Other Stor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