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롭트 재킷, 플로럴 프린트 슬리브리스 톱과 스커트는 메종 마르지엘라(Maison Margiela).
마모된 표면을 연상시키는 헤어리 텍스쳐 니트 카디건과 미디 스커트는 메종 마르지엘라(Maison Margiela).
아티즈널 뷔스티에 위에 카울넥 실루엣을 더한 비앙케토 드레스와 실버 링크 백은 메종 마르지엘라(Maison Margiela).
블랙 레이스 디테일의 점프수트는 메종 마르지엘라(Maison Margiela).


플로럴 프린트 디테일의 플리츠 시폰 드레스와 레더 소재의 레벨 컷 아웃 슈즈는 메종 마르지엘라(Maison Margiela).
오래된 테디베어를 떠올리게 하는 오버사이즈 카디건과 스커트, 블랙 힐리스 펌프스는 모두 메종 마르지엘라(Maison Margiela).
크롭트 재킷, 플로럴 프린트 슬리브리스 톱과 스커트는 메종 마르지엘라(Maison Margiela).
메탈 디테일의 블랙 이스트 웨스트 박스백은 메종 마르지엘라(Maison Margiela).


에드워디안 시대에서 영감 받은 벨벳 드레스와 실버 네크리스, 벨벳 소재의 링크백은 메종 마르지엘라(Maison Margiela).
페블럼 웨이스트 디테일의 퍼플 벨벳 재킷, 미디스커트, 바디 톱과 실버 이어링, 나파 레더 소재의 링크 백은 모두 메종 마르지엘라(Maison Margiela).
쉼 없이 말하는 전도연의 눈이 점점 빛났다.
“현장이 너무 즐거워서 깜짝 놀랐어요. 약간 ‘이래도 되나?’ 감독님도 ‘내 현장에 이렇게 웃음이 많아도 되나? 이렇게 웃음소리가 있어도 되나?’ 저도 덩달아서 ‘이렇게 웃으면서 촬영해도 되나?’ 할 정도로 굉장히 즐겁고 힐링이 되는 현장이었어요.”
짐작 불가. 20년 전 〈밀양〉으로 처음 전도연이 이창동의 세계에서 분투할 때, 그의 연기가 어찌 되었든 시원한 오케이 사인 한 번 없이 미적지근한 태도로 전도연을 ‘조련’했다는 이창동 감독. 그와의 20년 전 일화가 믿기지 않아 다시 물었다.
“그때 〈밀양〉에서 저는 이창동 감독님의 연출 방식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이창동 감독님을 만나기 전에는 제가 다른 감독님들께 디렉션을 받고 연기하면서 익힌 방식이 있었을 거 아니에요? 그런데 감독님의 연출은 그 방식에서 굉장히 벗어나 있었어요. 감독님은 어떤 디렉션을 주신다기보다는 배우가 스스로 느끼고, 또 느끼는 만큼만 표현하기를 바라셨어요. 느끼고 있으면 표현하지 않아도 그게 드러나요. 그 당시에는 제가 이해하지 못했던것 같아요.”
“이번에는 오히려 감독님이 혹시 어떤 다른 걸 요구하실까 하는 기대나 궁금증도 있었는데, 그런 것 없이.(웃음) 몇 번 받았던 디렉션이요? 대사를 좀 빨리 쳐주길 바라셨고, 극 중에서 제가 인터뷰에 임하는 사람이라 대사가 길긴 길었지만 계속 시간을 줄이라고 하셨어요. 제가 몇 초라도 줄였을 때 가장 기뻐하셨어요.”
그리고 또 다른 기쁨. 창작자로서 이창동과 함께하는 기쁨.
“제가 연기를 굉장히 오래 했잖아요. 오래 하다 보니까 어느 순간 작품을 통해 저를 더 고민하게 만들고, 더 괴롭게 만들고, 집요하게 만드는 순간이 점점 없어지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저는 이번에 이창동 감독님이 저를 더 파헤치듯이 후벼 파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게 예전에는 너무 고통스럽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러면서 또 다른 무언가를 발견하고 싶은 거예요. 그게 무엇인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현장에서 설경구 씨가 되게 힘든 신(Scene)을 찍었는데 그 옆에 제가 있었어요. 제가 ‘너무 힘들지?’라고 물었더니 ‘아니야, 즐거워. 누가 우리를 이렇게 고민하고 힘들게 만들겠어. 이런 현장이있겠어? 도연아, 나는 너무 즐거워’라고 하더라고요. 저와 정말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구나 싶었어요..”
…
〈가능한 사랑〉의 미옥을 두고 전도연은 자기소개를 하듯 말했다.
“미옥은 저와 좀 비슷한 부분이 있어요. 저도 늘 ‘지금만 같았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면’ 싶은 사람이거든요. 작은 변화를 두려워하는 편인데 미옥도 약간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사건은 이미 벌어졌고, 옆의 남편은 언제 화가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사람이고. 내내 불안감을 갖고 살아요. 연약한 존재 같지만 한편으로는 자유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아요. 알고 보면 굉장히 강한 존재가 아니었나 생각해요. ”
…
무수한 사랑의 기분을 정육면체, 정십육면체처럼 수많은 각도로 보여주며, 나를 포함한 대중이 오히려 사랑을 정의할 수 없게 만든 한 사람. 전도연이 또다시 사랑 너머에 다른 사랑이 있다고 믿는 것처럼 말했다.
“어떤 모습이건, 어떤 유형의 사랑이건 관계가 지속되려면 그 안에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존재해야 하지 않을까? 이 사회도 사랑이라는 감정이 다 내재되어 있기 때문에 돌아갈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
촬영 하루 전 제작발표회에서 이창동 감독은 말했다. “모두에게 축복받는 사랑은, 굳이 서사로 만들어지지 않기 떄문에 사랑이라는 말에는 불가능이라는 의미가 내포돼있다. 우리는 오히려 사랑을 가능케 하는 게 무엇인지 질문하고 싶었다”고. 불가능이 도처에 많아 우리는 ‘가능함’에 울먹이고 감동하는 걸지도 모른다. 그래서 물었다. 전도연에게 불가능이란. 그러자 그가 깔깔깔 웃는다.
“불가능한 거요? ‘너어어무’ 많죠.(웃음) 글쎄. 저는 불가능이라는 걸 사람과의 관계에서 가장 많이 느껴요. 왜냐하면 제 생각이나 마음대로 누군가를 조종할 수 없잖아요. 제가 관계를 혼자 일방적으로 단정 지을 수도 없는 거고, 그렇게 만들 수도 없고. 그래서 가장 어렵고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건 인간관계예요. 그건 가능하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아주 때때로 ‘가능한’ 어떤 관계가 생겼을 때 굉장히 소중히 생각하죠. ”
…
카메라 앞에 선 전도연을 짐작한다. 그 빛이 그의 이름만큼 언제나 찬란하고 거대하지는 않더라도, 오히려 그 한 줌이 따뜻할 거라는 사실은 어쩐지 분명하다. 그는 좋은 동료다. 누군가의 어깨에 가만히 손을 얹어줄 줄 아는 마음을 가진.
“사람에 대한 이야기. 저는 저예산이라도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 보고 싶어요. 그립고. 그래서 저는 이 <가능한 사랑>도 너무 감사하고 고마운 작품이다, 귀한 작품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나, 이런 작품을 되게 보고 싶어 했구나. 그런데 그 보고 싶었던 작품에 내가 출연했구나.”
editor WOOKIE
text SUN
fashion KANG YISEUL
photography PARK JONGHA
art SERI
hair LEE SEONYEONG
makeup WON JOYEON
set LEE YESEUL(NOMATTER)
assistant LI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