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나면 이상하게 평소보다 부지런해진다. 가야 할 곳을 찾고, 먹어야 할 것을 고르고, 한정된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은 것을 해보려 한다. 유명하다는 곳은 한 번쯤 가봐야 할 것 같고, 여행지에서만 할 수 있는 경험은 놓치고 싶지 않다. 아침부터 일정을 시작해 하루 종일 돌아다니다 보면 어느새 저녁이다. 분명 쉬러 온 여행인데 집에 돌아갈 때쯤이면 평소보다 더 지쳐 있다. 나트랑은 조금 다르다. 이곳에서는 굳이 하루를 빽빽하게 채우지 않아도 시간이 잘 간다. 호텔 안에서 먹고, 몸을 움직이고, 다시 쉬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일정은 거창하지 않다. 새로운 음식을 먹고, 물에 들어가고, 마사지를 받고, 다시 식탁 앞에 앉는다. 그 사이에 바다를 한 번 보고, 천천히 걸어보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보낸다. 무언가를 더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