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하 음악 평론가 겸 작가, 콘텐츠 프로듀서로 일한다.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이자 EBS 〈스페이스 공감〉 기획위원으로 큐레이션 뉴스레터 ‘Pick Service’를 운영 중이다. 무엇보다 사랑과 음악이 끝내 세상을 구할 거라고 믿는다.

세계니, 글로벌이니 당연한 듯 말하다가도 여전히 종종 놀란다. 이 단어들은 언제부터 우리에게 이렇게 익숙해졌나. 주말 개그 프로그램에서 “방금 동남아 순회공연을 마치고 돌아온”이라는 유행어를 매주 본 게 불과 30년 전이라는 게 그저 놀라울 뿐이다. 2000년대 초 드라마와 음악으로 시작된 한국 문화의 인기는 영화와 뮤지컬로 이어졌고, 국가적으로 그렇게나 오래 밀어붙인 김치와 불고기를 밀어내고 당당한 국가대표 배지를 달았다. 세계는 이제 더 이상 한국 대중문화의 먼 꿈이 아니다. 냉정하게 인식하고 꾸준히 이어가야 할 확실한 현실이다. 일견 거룩해 보이는 이 문장이 허세가 아닌 진실이라는 데 나도 모르게 가슴에서 작은 태극기가 자꾸만 꿈틀거린다.
그 시작에 K-팝이 있다. 여기에 이견을 제시할 사람은 아마 많지 않을 것이다. 아시아의 동쪽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