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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롯데월드타워 아레나 광장에 위치한 티파니의 전시 전경.

서울의 공기는 때때로 금속처럼 반짝인다. 유리 건물이 우뚝 솟은 도시 한가운데, 티파니의 주얼리 박스 같은 구조물이 빛처럼 내려앉는다. 선물 같은 티파니의 전시 이 펼쳐진 곳. 188년을 이어온 하우스의 역사가 서울에 스며들며, 티파니는 사랑이라는 단어를 다시 꺼내들었다. 여전히 모르겠지만, 끝까지 이해하고 싶고 기념하고 싶은 감정의 모습. 티파니의 부사장 크리스토퍼 영과 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티파니의 부사장 크리스토퍼 영.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티파니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나.
티파니 패트리모니와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비주얼 머천다이징 부사장이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역할을 겸하고 있다. 전 세계 윈도우 디스플레이, 제품 프레젠테이션, 브랜드 스토리텔링, 크리에이티브 개발 전반과 티파니 아카이브를 총괄한다.

티파니의 시각 언어를 총괄한다는 말로 들린다. 전시 는 어떤 의도로 기획됐나.
잠실 롯데월드타워 아레나 광장에서 진행 중인 은 최근 여러 전시와 접근이 다르다. 런던의 전시 , 도쿄의 전시 를 큐레이션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전시는 특히 ‘창의성에 대한 사랑’과 ‘젬스톤에 대한 애정’을 중심에 두었다. 창립자 찰스 루이스 티파니의 혁신적인 기업가 정신, 루이스 컴포트 티파니가 이끈 예술적 마스터피스, 그리고 쟌 슐럼버제가 펼친 초현실적이고 마법적인 세계를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쟌 슐럼버제가 1965년 공개한 ‘버드 온 어 록’ 브로치. 

지난번에 전시 을 직접 소개했다. 그때 셔츠 오른편에 ‘버드 온 어 록’ 브로치를 달았던 게 인상적이었다.
버드 온 어 록은 쟌 슐럼버제의 대표적인 디자인이다. 60여 년 전 처음 공개된 이후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는 티파니의 상징적인 크리에이션이다.

티파니는 언제나 사랑을 이야기했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그 농도가 더 진하게 느껴졌다.
한국의 관람객에게 전하고 싶은 감정은 사랑의 여러 얼굴이다. 영감, 발견, 매혹, 그리고 열정. 이 모든 것은 우리가 기리는 창의적인 혁신가에게서 반복적으로 발견된 주제다.


전시의 입구에 등장하는 ‘Love of Legacy’ 챕터. 

전시는 티파니의 상징적인 아틀라스 시계와 함께 ‘Love of Legacy’ 챕터로 시작한다.
티파니의 역사를 전시로 번역할 때, 나는 언제나 ‘사랑’의 메시지를 가장 먼저 고려한다. 이 사랑은 아주 개인적인 사랑일 수도 있고, 장인정신·혁신·예술성에 대한 헌신일지도 모른다. 사랑은 티파니를 티파니답게 만드는 핵심 원칙이며,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을 이끄는 힘이다. 

이후에는 세 거장의 아이코닉한 피스가 등장한다.
티파니의 188년을 세 인물로 설명하고자 했다. 창립자 찰스 루이스 티파니, 그의 아들 루이스 컴포트 티파니, 그리고 오늘날까지 디자이너들에게 영감을 주는 쟌 슐럼버제. 이들의 창의적 이정표와 그 여정을 함께한 젬스톤을 통해 티파니가 하이 주얼리 세계에 남긴 공헌을 조명했다.

‘Love of Design’ 챕터에서 만난 슐럼버제의 세계는 압도적이었다.
슐럼버제는 20세기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다. 1956년 티파니에 합류하며 주얼리 디자인의 세계를 바꾸었다. 그의 상상력은 자연과 패브릭까지, 주얼리의 영역을 초현실적인 크리에이션으로 확장했다.

당신은 가장 사랑하는 피스로 슐럼버제의 ‘스타피쉬 브로치’를 꼽았다.
스타피쉬 브로치는 불가사리라는 낯선 모티프를 아주 우아하게 표현했을 뿐만 아니라, 그가 바다 세계에 품었던 깊은 매혹을 보여준다. 불가사리는 그에게 아주 오래전부터 소중한 모티프였다. 1956년 티파니 합류 소식을 다룬 기사에도 이 스케치가 실릴 만큼 중요한 작품이다.


관람객의 심장 박동에 반응하는 크리스티나 킴의 비주얼 아트 ‘HeartSpace’.

전시의 마지막은 ‘Love of Expression’ 챕터다. 크리스티나 킴의 비주얼 아트를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티파니는 수많은 크리에이티브 파트너와 협업해왔다. 아티스트와 디자이너, 영화 감독, 뮤지션 등 티파니의 풍부한 문화적 유산과 장인정신을 알고 있기에 기꺼이 파트너십을 수락한다. 티파니는 꿈을 꾸고, 그 꿈을 실현하는 하우스다. 크리스티나 킴은 그 정신을 시각화하기에 안성맞춤인 아티스트였다.

전시를 보고 사랑과 빛의 닮은 점에 대해 생각했다.
이번 전시는 빛, 공간, 사운드를 결합해 관람객에게 사랑과 빛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고자 했다. 서울에는 수준 높은 크리에이티브 인스톨레이션이 많다. 그 감도에 맞추면서도 티파니다운 우아함을 담고 싶었다. 주얼리는 감정적인 힘을 지녔다. 다이아몬드와 젬스톤, 주얼리 디자인,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창의적인 발상까지.


‘Love of Creativity’ 챕터. 루이스 컴포트 티파니의 대표작을 만날 수 있다. 

티파니는 방대한 아카이브를 보존해 왔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티파니는 언제나 시대의 최전선에 있었다. 혁신과 새로움을 택해왔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테크닉과 장인정신을 발전시켜 왔다. 헤리티지를 지키면서 현재의 언어로 전달하는 것이 티파니의 방식이다.

지금 서울에서 만날 수 있는 티파니의 콘텐츠는 두 개다. 전시 그리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프랑켄슈타인>. 영화 속 티파니의 주얼리는 아주 근사했다.
영화 <프랑켄슈타인>은 티파니가 영화 세계에 기여한 유산을 계속 이어가는 프로젝트다. 이야기 속에서 주얼리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새로운 레이어를 형성한다. 자연의 재해석이라는 작품의 주제도 자연의 아름다움을 탐구한 루이스 컴포트 티파니의 예술적 열정과도 맞닿아 있다. 

티파니의 고객층은 점점 젊어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다음 세대를 위한 럭셔리와 하이 주얼리는 어떤 모습인가.
현대성이란 오늘의 세계와 얼마나 관련이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맥락화되는지로 정의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언제나 지금의 맥락 안에서 티파니의 헤리티지를 해석한다. 우리가 하는 일의 방식은 과거를 보존하는데 뿌리를 두고 있지만, 그 목적은 언제나 내일의 디자인과 크리에이션에 영감을 불어넣기 위함이다. 다시 말하자면, 과거를 지키는 동시에 미래를 위한 상상력을 끊임없이 자극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마지막으로, 티파니가 지금 시대에 전하는 사랑의 언어는 무엇인가.
티파니의 사랑은 작은 블루 박스에 담겨 있다. 그 안에는 미스터리, 꿈, 희망, 약속이 존재한다. 누군가의 순간을 변화시키는 힘은 그 안에 있다.

전시 장소: 잠실 롯데월드타워 아레나 광장(서울시 송파구 올림픽로 300)
전시 기간: ~12월 28일(일)
운영 시간: 매일 오전 10시 30분~오후 8시 (마지막 입장 오후 7시 30분)
입장료: 무료(네이버 예약, 현장 방문)
문의: 1670-1837

text YOON SEUNGHYUN(BARON)
art CHOI DAJEONG(J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