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1

MICHAEL KORS
마이클 코어스의 2026년 봄/여름 컬렉션, ‘Earthy Elegance’는 휴양지의 관능과 도시의 세련을 동시에 담아낸 쇼였다. 무대 위에는 프랭키 레이더, 팔로마 엘세서, 아두트 아케치 같은 런웨이 강자들이 등장해 쇼의 내러티브를 단단히 채웠다. 흐르는 듯한 카프탄과 튜닉은 바람과 함께 움직이는 여유로움을 담았고, 펀칭 스웨이드와 실크 보일은 자연스러움과 섬세한 장식성을 동시에 구현했다. 컬러 팔레트는 브라운과 베이지, 석양을 닮은 핑크와 오렌지 톤이 얹히며, 따뜻하면서도 차분한 무드를 완성했다. 액세서리는 오버사이즈 클러치와 마켓백, 대담한 레더 주얼리로 힘을 주었고, 샌들과 뮬은 세련된 마무리를 선사했다. 이번 시즌의 마이클 코어스는 ‘자연의 힘과 도시적 우아함이 만나는 순간’을 포착해 담아냈다. 휴양지에서든 도심에서든, 이 삶을 더 여유롭게 흘려보내고 싶은 이들을 위한 드레스 코드처럼 읽힌다.

COLLINA STRADA
콜리나 스트라다는 또 한 번 장난스럽지만 묘하게 심오한 방식으로 우리를 사로잡았다. 2026년 봄/여름 컬렉션은 황금빛으로 물드는 이스트 리버와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배경으로 모델들이 등장하며 막을 열었다. 혼자가 아닌, 각자 짝을 이뤄 런웨이를 걸었고, 개중에 ‘그림자’처럼 온몸을 뒤덮는 블랙 시스루 보디수트로 페이스를 가린 모델들도 존재했다. 이 듀오 런웨이는 빛과 어둠, 가벼움과 무거움, 희망과 불안을 병치하는 방식으로 보였고, 콜리나 스트라다가 늘 해왔던 ‘지금 이 시대의 혼란을 입는 법’을 묻는 제스처 같았다. 옷은 풍성하고 유머러스했지만, 두 개의 실루엣이 겹쳐지는 장면은 오히려 묵직한 울림을 남겼다. 결국 이 쇼는 아름다운 황혼의 풍경만큼이나 이중적이었다. 자유분방하고 유쾌하면서도, 동시에 그림자 같은 진실을 마주하게 만드는 것. 쇼의 피날레에서 힐러리 테이무어는 그 경계 위를 또렷하게 걸었다.
DAY-2




AREA
요즘 모닝 클럽이 유행이라던데. 뉴욕의 아침. 모델이 첫 발을 내딛는 순간, 공기는 이미 흔들렸다. 니콜라스 애번이 이끄는 Area의 첫 무대는 클럽의 잔상과 스트리트의 뻔뻔함을 뒤섞는다. 이번 2026년 봄/여름 컬렉션은 그 충돌을 그대로 껴안는다. 데님은 해체되고 다시 꿰매졌다. 디스트로이드 와이드 팬츠 속에 반짝이는 크리스털. 로열 블루 새틴 후디와 티셔츠를 이어붙여 만든 드레스엔 스팽글이 쏟아진다. 피날레는 폭죽이라도 터트린 것처럼, 다채로운 콘페티로 무장한 드레스들이 연이어 나왔다. 애번의 데뷔 무대는 그를 축하하는 축제.



CALVIN KLEIN
캘빈클라인, 베로니카 레오니의 두 번째 무대. 그의 시선은 거리의 무심함을 고급스럽게 전환하는 데 있다. 같은 톤의 셔츠와 타이, 팬츠를 매치하거나 레더 봄버를 치노팬츠와 함께 스타일링 하는 것. 캘빈클라인의 힘은 언제나 절제와 정제 그리고 형태의 힘에서 나온다. 이번 시즌에서 유독 눈이 갔던 건, 아이코닉한 ‘Calvin Klein’ 레터링의 타이츠와 아이웨어. 레오니가 이번에도 역시 여전히 럭셔리를 새로운 차원으로 밀어붙이고 있음을 증명했다. 쇼의 음악으로 AIR의 ‘Sexy Boy’가 나왔을 땐, 괜히 웃음이 났다. 언더웨어의 전설!


OFF-WHITE
이브라힘 카마라가 뉴욕에 쏟아낸 젊음의 언어. 그는 뉴 디자인 하이스쿨 옥상을 다시 한 번, 농구장으로 만들었다. 그래피티가 가득한 공간. 학생들의 에너지. 오프화이트를 위해 모인 사람들. 오프화이트는 뉴욕으로 돌아왔고, 버질 아블로의 언어를 해치지 않은 채 쇼를 선보였다. 2026년 봄/여름 컬렉션의 주제는 ’POP ROMANCE’.

ALEXANDER WANG
알렉산더왕. 20주년. THE MATRIARCH. 이번 2026년 봄/여름 컬렉션은 “20 Years to the Future.” 과거에 대한 향수가 아닌, 앞으로의 미래에 대한 새로운 언어를 던졌다. 무대 위에 등장한 모델들은 모두 강렬한 ‘파워 드레싱’을 입은 채 등장했다. 각진 숄더와 화려한 메탈 디테일, 과감한 드레이핑까지. 드론이 무대의 길을 비추는 조명이 되었고, 강렬한 비트의 테크노 음악이 심장을 쪼였다. 쇼의 막이 내리자마자, 파티가 이어졌다. 쇼의 일부였던 게임을 실제로 하는 사람들까지.




KHAITE
짙은 안개와 검은 물 위를 가로지른 케이트의 2026년 봄/여름 컬렉션은 영화의 한 장면처럼, 현실과 환영의 경계 위를 걷는 듯 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캐서린 홀스테인은 다양한 실루엣의 볼레로와 칵테일 드레스, 그리고 시그너처 백과 슈즈로 다시 한번 입지를 공고히 했다. 길게 늘어진 피셔맨 레더 재킷과 도시적 무드를 담은 더블브레스트 레더 재킷. 동시에 시스루 드레스와 봄꽃이 만개한 듯한 자수 블라우스가 어우러졌다. 레더와 시스루, 거친 것과 여린 것이 서로 공존하는 무대였다. 과장된 턴업 밑단의 데님 팬츠와 도트 블라우스, 그리고 켄달 제너가 입은 시스루 도트 스커트 역시 이번 시즌 트렌드의 서막을 알리는 듯한 장면으로 남았다.

COACH
코치의 BAG, BAG, BAG!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스튜어트 베버스가 이번 2026년 봄 컬렉션에 주목한 건 빛과 그릿의 공존. 철과 유리가 뿜는 차가운 광채, 그리고 매일의 삶이 남기는 거친 흔적. 그 긴장감이 런웨이를 가득 채웠다. 이번 컬렉션은 정제된 형태의 레더로 시작된다. 스웨이드, 나파, 그리고 오버사이즈 데님과 워크웨어 팬츠가 뒤엉켜 도시의 무게감을 드러낸다. 컬러 팔레트는 화이트와 허니 브라운, 페이드 블랙을 중심으로, 파스텔 블루·옐로·그린과 메탈릭이 불시에 튀어 오른다. 아우터웨어는 간결하다. 미니멀한 블랙 모토 재킷, 블루종, 크롭 재킷, 그리고 몰스킨 피코트까지. 세월에 바랜 티셔츠와 슬리브리스 톱이 겹겹이 쌓여, 뉴욕 거리의 현실적인 레이어를 연출한다. 그래픽 티셔츠에는 미국의 아이코닉한 풍경이 얹혀, 코치의 시선으로 본 아메리칸 스타일을 담았다. 한층 자유로워진 태비 백은 부드럽게 재해석되어 클러치로 등장했고, 라운드 키스락 파우치는 도시적인 유머를 더했다. 볼드한 부츠, 부드러운 더비 슈즈, 끈 디테일의 플랫이 균형을 맞췄다. 쇼 공간은 거대한 캔버스였다. 세피아빛 스크림 속에 드러난 건물 파사드와 도시의 파노라마. 빛과 그림자가 쏟아지는 무대 위에서 모델들은 마치 뉴욕 거리를 가로지르는 군중처럼 걸어 나왔다. 하나의 런웨이가 아닌, 끊임없이 이어지는 도시의 장면으로. 아주 개인적인 사랑의 기호처럼 반짝인다.
text KEEM HYOBEEN(ME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