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웨일즈 보너의 링크드인LinkedIn 페이지를 보면 이런 소개가 있어요. “웨일즈 보너는 유럽의 헤리티지에 아프로-애틀랜틱Afro-Atlantic의 영혼을 불어넣는다”라고요. ‘아프로-애틀랜틱의 영혼’에 대해 설명해 줄 수 있나요.
아프로-애틀랜틱, 그러니까 대서양에 있는 흑인 문화에 대한 이야기죠. 저는 창작을 할 때 한 가지 소스보다 여러 요소를 동시에 다루는 편이에요. 그래서 아프로-애틀랜틱의 음악과 조각, 회화, 패션 스타일까지 무엇도 가리지 않고 종합적으로 창작에 활용하죠. 전통 패션에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안한다는 것으로도 들려요. 제가 원하는 건 시공간을 초월한 의상을 만드는 거예요.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안하는 건 그 일부죠. 아프로-애틀랜틱 문화도 중요하지만, 어떤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언제나 우아하고 아름다움을 보여줄 수 있는 의상을 디자인하고 싶어요.
전통 방식과 무관하게 그레이스 웨일즈 보너가 추구하는 아름다움을 목표로 삼는다는 것인가요.
그렇죠. 이미 존재하는 것, 그리고 우리가 이미 배워 알고 있는 것보다는 이를 뒤섞어 만들고 싶어요. ‘교란’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겠죠. 직설적인 방법은 아니고 다소 은은한 교란을 통해 새로운 아름다움을 제안하고 싶어요. 기존의 것을 비트는 작업을 많이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이를 제안하는 방식이무척 우아하다고도 느꼈고요. 클래식, 그리고 시간이 오래 지나도 계속해서 그 가치를 유지하는 데 관심이 많아요. 연구도 많이 하고, 그 역사에 대해서도 꾸준히 공부하고 있죠. 제가 디자인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작업 중 하나가 중간 지점을 찾는 거예요. 기존의 것을 모두 없애지 않으면서 전복적인 방향을 가져가고 싶으니까요. 다른 사람들이 볼 때 “이게 뭔지 알 것 같아. 그런데 조금 다르네”라는 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만들려고 해요. 이미 전통적으로 존재하는 것을 재해석하고 새롭게 만드는 데 큰 흥미를 느끼고요.
최근에 다룬 아프로-애틀랜틱 요소로는 무엇이 있나요.
라라지Laraaji라는 뮤지션이요. 스피리추얼 뉴에이지 장르를 다뤄요. 이번에 코오롱스포츠와 협업하면서 만든 영상의 배경음악으로 사용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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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웨일즈 보너는 여러 예술 중 음악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처럼 보여요.
옷을 디자인하거나 컬렉션을 꾸릴 때 음악에서 영감을 많이 받는 편이에요. 작업하기 전에 항상 선행 연구를 많이 하는데, 그 과정에서 음악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죠. 뮤지션과 협업하는 것도 좋아해서 많은 의상을 협찬하고 있고요.
여러 브랜드, 아티스트와 협업을 했죠. 그중에서 뉴욕 현대미술관(MoMA)과 함께한 작업이 눈에 띄어요.
작년에 뉴욕 현대미술관과 출판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뉴욕 현대미술관의 사진 소장품 중 ‘블랙 스타일’이라 할 수 있는 흑인 예술가의 작품을 탐구했죠. 또 사진에 소리를 담는 작업을 연구한 책을 출판했어요. 사진예술은 다른 장르의 예술보다 시적이잖아요. 소리와 사진을 다루면서 제 세계관을 어떻게 보여줄지 고민할 수 있었죠. 또 문화와 스타일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서로 함께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것을 책을 통해 말할 수 있었고요.
사진에 소리를 담는 작업이라, 무엇인가요.
사진에 소리나 음악을 녹음해 담는 건 불가능한 일이죠. 그래서 어떻게 하면 둘을 엮을 수 있을지 고민했어요. 책에는 여러 이미지가 담겨 있는데 한 가지 예를 들어 볼게요. 만약 여러 사람이 어떤 음악을 감상하는 사진이 있다고 가정해 보죠. 사진 속 사람들이 어떤 옷을 입고 있는지, 또 그곳은 어디인지 등을 보면 그들이 어떤 음악을 듣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겠죠. 사진 속 여러 힌트의 한 조각 한 조각을 통해 음악을 상상할 수 있으니까요. 앞서 말한 것처럼 음악은 제 작업에서 중요해요. 디 자이너로서 옷은 항상 음악과 융합될 수 있어야 하고, 서로 만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쉽지 않지만요. 음악과 사진을 접목하는 것도 이와 비슷해요. 음악이 옷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하는 일처럼 사진에 소리를 담으려고 한 거예요.
Text 바론(Baron, 윤승현)
Art 나인(Nine, 한수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