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간 지나온 발자취를 살펴보기 시작한 현대자동차는 “역사적 자산을 보존해 사람을 위한 내일의 혁신에 대한 영감을 불러일으킨다”는 목적으로 ‘헤리티지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자율주행, 전동화 등 모빌리티 산업의 대변화 속에도 과거에서부터 변하지 않고 이어져온 브랜드 가치는 고전문학처럼 큰 의미가 있으므로. 현대자동차는 포니의 타임라인을 한데 모아 소개하는 전시 <포니의 시간>도 진행 중이다. 대한민국 최초의 독자 모델인 포니는 현대자동차 헤리티지의 시발점이며, 당대 사회상을 오롯이 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포니의 역사와 포니 2CX, 포니 쿠페 콘셉트 등 다양한 라인업으로 구성된 실제 차량의 모습도 살펴볼 수 있다. 전시는 오는 10월 8일까지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에서 만날 수 있다.
한편, 프로젝트 기획을 맡은 지성원 현대자동차 브랜드마케팅본부장은 “현대자동차 헤리티지 프로젝트는 자동차, 기술, 고객 등을 중심으로 현대자동차가 걸어온 길을 심도 있게 조사하고 발굴해 미래에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한 초석을 다지기 위해 진행하는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다양한 연령대의 소비자가 포니의 헤리티지를 이해하고 친근감을 가질 수 있도록 마련한 이번 전시를 통해 휴머니티를 바탕으로 한 현대자동차의 진정성과 ‘변하지 않는 가치’를 다각도로 경험해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7월 22일 현대 모터스튜디오에서 열린 ‘포니 사진 공모전’ 특별 공연에 참석한 잔나비 최정훈, 김도형과 사회자인 현대자동차 최지연 매니저.
INTERVIEW WITH 최정훈(잔나비)
현대자동차 ‘헤리티지 뮤직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음원 ‘pony’를 발매했어요. 포니는 1970~1980년대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자동차죠. 프로젝트에 참여한 기분이 어떤가요.
제가 1970~1980년대를 살아보지는 못했지만, 모두 어린 시절 차와 관련한 추억은 하나쯤 가지고 있잖아요. 제게는 유난히 특별한 추억이기 때문에 기쁜 마음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했어요. 어린 시절 어머니 차 안에서는 언제나 어머니가 즐겨 들으시는 당시 음악이 울려 퍼졌어요. 제 머릿속에는 어머니와 자동차, 그리고 그 속에서의 추억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어 ‘노래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해왔죠. 이번에 제안해 주신 헤리티지 뮤직 프로젝트는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기억 속에서 앞으로의 삶을 지탱하고 나아가게 하는 가치인 헤리티지를 재조명하는 의미가 있어요. 제가 오랫동안 기다려온 프로젝트라 작업하는 동안 어린 시절을 회상해 보고, 과거의 서울을 더듬어 보는 시간도 가지며 즐겁게 진행했어요.
어머니의 첫 차에 얽힌 이야기를 상상하며 작사, 작곡했다고 들었어요. 잔나비가 상상한 포니의 인상이 궁금해요.
포니는 과거를 기억하는 세대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요즘 세대에게는 아날로그 감성을 더해 오히려 참신한 느낌을 주는 오브제라고 생각해요. 곡을 쓰기 위해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저 어릴 때 순간순간이 떠오르더라고요. 자동차에 얽힌 제 이야기를 그렸는데, 그 시절 사람들이 타던 차, 그 속에서 듣던 음악, 그리고 때마다 유행하던 자동차 광고 등 많은 분의 추억 속에 저와 비슷한 이야기가 있을 것 같아요. 하나하나가 모여 결국 헤리티지라는 가치가 되고 빛을 발하는 것이 아닐까 싶고요. 추억을 공유한다는 것, 그 부분이 참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잔나비가 음악으로 풀어낸 포니를 감상하면 부푼 꿈이 생기는 기분이에요. 가사처럼 어디든 달려가고 싶은 마음도 생겨요. 작사, 작곡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작사, 작곡 모두 중요해요. 작사는 개인사를 기반으로 많은 분의 공감을 얻는 데 초점을 맞췄어요. “뒷자리엔 부푼 꿈을 숨겨주던 그녀의 젊은 자동차”, “조그마한 거울에 비친 눈동자와 그녀의 젊은 음악들” 같은 가사는 어머니와 함께한 시간을 추억하기 위한 이야기죠. “Still she goes to find a better day, 불빛 너머로, 여전한 그 길 따라, 겨눠 보던 미래 회심의 미소를 지었네”라는 마지막 후렴구를 통해 헤리티지가 과거만이 아니라 현재에도 계속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고 했죠. 곡 흐름을 보자면 인트로 부분에 신시사이저 소리를 넣어 자동차의 시동을 걸고 과거로 돌아가는 듯한 느낌을 주려고 했어요. 드럼 사운드도 포니가 거리를 누비듯, 그 당시 유행하던 드럼 머신을 구해 메이킹했고요. 박자가 생기고부터는 어쿠스틱 기타 리프와 일렉트릭 기타, 그리고 드럼 비트로 구성된 컨트리 리듬이 곡 전반에 담기도록 구성했어요. 더욱 상쾌한 느낌으로 푼 현대의 이미지도 함께 가미해 과거를 기억하는 세대와 요즘 세대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코드로 진행돼요.
‘pony’ 뮤직비디오는 잔나비 보컬 최정훈의 경험과 인터뷰를 바탕으로 기획되었다고요. ‘pony’는 곡 제목이기도 하지만 ‘포니’, 그러니까 자동차 이름이기도 하죠. 최정훈의 어린 시절, 어머니의 차에서 있었던 추억이 궁금해요.
제가 포니 세대는 아니라서 포니를 탄 기억은 없어요.(웃음) 어머니는 스텔라 차종을 타셨다고 해요. 어릴 때 들은 이야기와 그 모습, 차 안에서의 오랜 추억을 바탕으로 헤리티지가 갖는 의미들을 간접적으로 녹이고자 했어요. 제게 처음 싱어송라이터의 꿈을 갖게 해준 엘튼 존 CD, 추억의 CD플레이어, 어머니가 항상 차에 방향제로 두시던 모과 등은 제 실제 경험이 반영된 물건이고요. 포니를 타고 둘러보는 7080 서울의 모습, K- 올드 팝의 시초인 <대학가요제>, 과거 한국 그룹사운드의 공연 모습 등 뮤직비디오 곳곳에서 제가 상상한 헤리티지도 발견할 수 있어요. 뮤직비디오 주인공으로 참여하면서 과거 여행을 하는 즐거움에 더해 저만의 헤리티지를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pony’ 뮤직비디오에는 포니와 아이오닉5가 함께 등장해요. 과거와 현재의 만남이죠. 밴드 잔나비는 과거와 현재를 어떻게 넘나들며 이 시대에 맞는 음악을 선보이고 있나요.
어머니와 드라이브하면서 주로 클래식 밴드 음악을 듣다 보니 자연스럽게 즐겨 듣게 됐고, 동경하게 됐어요. 그런 의미에서 클래식을 본받고 또 그런 음악을 만들자며, 옛날 음악의 애티튜드를 표방하기 시작했죠. 구제의 산물 느낌이 나서 그런지 빈티지스럽다고 하는 분이 많아요. 그게 잔나비 정체성이라고 생각하고 계속 음악 활동을 해왔지만 그렇다고 해서 하나에만 갇혀 있지 않으려고 해요. 실험적이고 변화무쌍한 시도를 많이 해왔고, 또 새로운 것에 대한 욕심이 많아요. 음악에 대한 확장성을 위해 더 많은 사람이 잔나비 안에서 함께했으면 좋겠어요. 항상 배우는 자세로 사람들과 만들어가고자 해요.
그렇다면 잔나비는 어떤 헤리티지를 쌓고 싶은가요. 포니처럼 한 시대를 상징하는 밴드? 누군가에게 추억을 선사하는 밴드?
한 시대를 꿰뚫는 음악을 남기고 싶어요. 모든 세대가 스스럼없이 즐길 수 있는 밴드가 되고 싶어요. 그런 보편성을 갖고 싶습니다. 데뷔 초기에는 저희보다 어린 분들이 주로 공연을 보러 왔어요. 하지만 지난해 전국 투어에서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다양한 세대의 분들이 공연에 참석했죠.10대 친구들부터 백발 할아버지까지. 그런 모습을 보고 우리가 꿈꾸던 모습과 가까워진 것 같아 뭉클했어요. 10년, 20년 뒤에도 잔나비라는 그룹사운드, 잔나비의 음악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분들과 함께 과거를 추억하고, 또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가고 싶어요.
Text Marco Kim
Art Ha Su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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