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zed Earthround


울 소재의 싱글브레스트 재킷과 프린트 셔츠는 메종 마르지엘라(Maison Margiela).


로고 프린트 화이트 셔츠는 자크뮈스(Jacquemus), 브이 로고 펄 네크리스는 발렌티노 가라바니(Valentino Garavani).


래글런 점퍼는 겐조(Kenzo), 패치워크 디테일의 하프 슬리브 셔츠는 아더에러(Ader).


울 소재의 싱글브레스트 재킷과 팬츠 셋업, 프린트 셔츠는 모두 메종 마르지엘라(Maison Margiela), 스니커즈는 아식스 스포츠스타일 × Gmbh(Asics Sportstyle × Gmbh), 볼캡은 에디터의 것.


실버 체인 네크리스는 오프화이트(Off-White™), 티셔츠는 에디터의 것.


패치워크 디테일의 하프 슬리브 셔츠는 아더에러(Ader), 엠브로이더리 팬츠는 오프화이트(Off-White™), 로퍼는 캠퍼(Camper).

스스로 즐겁다 자랑할 만한 계기가 있었나요.
일하는 것 자체를 즐기게 됐어요. 어떻게 살든 만드는 과정이 재미있고 볼 일이라는 걸 깨달은 거죠. 1년가량 매일 비슷한 시간에 출근하고 퇴근했어요. 예전에는 ‘이거다’ 하는 곡이 나올 때까지 밤을 새우곤 한 것과 달리, 작업 시간을 정한 뒤 그 시간 안에 나오는 만큼 일하는 규칙적인 삶을 살았죠. 코로나19가 한창일 때는 음악을 그만둬야 하나 의구심을 갖기도 했어요. 막상 작업을 멈추고 지내보니 다시 하고 싶더라고요. 결국 랩하고 마음에 드는 곡이 나왔을 때 그걸 다시 듣는 기분이 좋아요. 또 그걸 사람들이 들으면 에너지가 전해질 것 같고요. 그러니까 죽기 전에 이 기분 많이 느끼고 죽어야겠다 했죠.

4년 만에 낸 정규앨범 은 회심의 한 방 같은 거군요.
어차피 한 번 사는 인생인데, 좋은 감정이 들어오면 옛날에는 밑 빠진 독 같았거든요. 왜냐하면 저걸 이루기 전에는 그전 과정은 다 소용없다 믿었으니까. 결과를 못 보면 그동안 내가 애쓴 것들이 다 무의미하다고 느꼈어요. 근데 저금통은 밑이 막혀 있잖아요. 결과가 어떻든 이 과정이 좋았다는 걸 간직하고 싶었어요. 여기서 내가 만난 사람들 그리고 나눈 대화들이 좋았다, 또 만드는 과정이 재밌었다, 그걸 이제 갖고 있겠다고요. 갖고 살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죠.

협업한 뮤지션도 다양하죠. 도끼를 시작으로 빈지노와 폴 블랑코, 드비타, 언에듀케이티드 키드, 장석훈까지.
자연스럽게 만난 것 같아요. 폴 블랑코는 연남동 카페 앞에서 우연히 만났어요. 전에도 그 친구 음악을 좋아해 듣고 있었는데, 그렇게 처음 만나 인사하고 자연스레 같이 작업하자 말했죠. 폴은 언에듀케이티드 키드랑 또 친하니까 그와도 작업할 수 있었고, 다 함께 송 캠프를 떠나기도 했어요. 빈지노랑은 서로의 앨범에 컬래버레이션을 하자고도 말했어요. 그런데 그는 했고, 저는 못 했죠. 빈지노는 바이브가 너무 좋은 데 비해 당시의 저는 좀 어긋나 있는 거예요. 그래서 못 했는데, 그것조차 저한테 힌트가 된 것 같아요. 빈지노는 항상 저한테 영감을 주는 사람이고, 어떻게 에너지가 그렇게 좋은지 되뇌어요. 그리고 같이 얘기를 나눠도 참 재밌거든요. 그의 존재나 행보에서 영감을 얻기도 했어요.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원동력이 있다면.
투덜거린 적도 있어요. 하지만 결국 무대를 한다거나 내 노래를 듣고 누군가가 “당신 노래 듣고 큰 힘이 됐어요”라고 말하면 이건 감사한 직업이라 생각해요. ‘내가 짱이야’ 이런 걸로 붙잡을 때도 있고요. 제 과거를 돌아보면, 피곤할 때도 음악 하는 거 자체를 뿌리 깊게 싫어한 적은 없었던 거죠. 하지만 이젠 랩이 너무 좋아요. 좋아서 해요.

과거엔 음악 할 때 집착이 있다고 말했잖아요. 저는 요즘 고민이, 예술을 하려면 그 갈증이나 결핍 또는 사건과 사고들이 꼭 수반되어야 하는 건지 의심해요. 자신을 궁극적으로 몰아세워야 타인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이 나오는 건가. 배고픔이 꼭 있어야 하나.
모르겠어요. 그게 그러니까 결국 이런 것 같아요. 우울하다거나 극단적으로 최악이다 하는 상태가 있잖아요. 곁에서 괜찮다 해도 귀에 안 들어오고. 그 상태가 곡을 만들 때 좋은 영향을 줘서 잘된다 생각 안 하고, 그런데도 음악을 계속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이거라도 표현하려고 해야지, 마음먹어요. 내가 기분이 안 좋아도 이 상태라도 나는 어떤 표현으로 남겨놔야겠다. 그런 시기가 담긴 앨범인데, 어떤 주파수가 맞아서 커넥트가 됐다면 당신은 지금 고민이 있다는 뜻이고, 대신에 삶을 놓고 있지는 않은 거죠. 사람들마다 살다 보면 그런 시기가 있으니까요. 그래도 괜찮아요. 붙잡고 있다 안 좋은 시기가 지나고 뒤돌아볼 때 다시 에너지가 생기거든요.

Fashion & Text Oh Yura
Photography Less
Art Ha Suim
Hair & Makeup Lee Seoyeong
Assistant Lee Mingyu, Yoo Na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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