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 Jong Hyun Lee





내가 의상을 선보이는 방식은 충분히 ‘예술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예술’은 아니다.
예술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패션이 패션 자체가 아닌 다른 것이 되려고 애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당신을 설명하는 데 데님이 빠질 수 없다. 하지만 직접 데님을 소재를 사용하는 대신 팬츠나 재킷 디자인을 독특한 방식으로 재해석해 선보인다. 데님을 소재로 다루는 디자이너는 많지만 디자인에 주목하는 사람은 새롭다. 당신에게 데님은 어떻게 특별한가?
데님은 우리 시대의 유니폼이다. 사람들이 세상에서 가장 많이 소유하고 있는 옷도 아마 데님이 아닐까? 데님을 사용한다는 것은 어쩌면 가장 흔하고, 가장 보통의, 가장 기초적인 작업인지도 모른다. 데님을 재창조하는 것은 일상을 재창조하는 것과 같다. 내게데님이 특별한 이유다.
런웨이 쇼를 하기 전, 전시 포스터나 미술 전시처럼 쇼를 선보였다. 포스틴 스테인메츠의 옷, 패션이 예술 작품으로서 가치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내가 의상을 선보이는 방식은 충분히 ‘예술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예술’은 아니다. 예술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패션이 패션 자체가 아닌 다른 것이 되려고 애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누군가는 옷이라는 것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려 한다. 나는 그게 안타깝다. 옷을 통해 말하고 싶은 모든 것은 옷 자체로 선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뒤에 어떤 설명이 따라올 필요는 없다. 단, 패션은 예술이 갖지 못한 면을 갖고 있다. 사람들과 매우 가깝게 존재한다. 개인의 어떤 사회적 배경이나 출신과 상관없이 모두 평등하게 스스로를 드러낼 수 있는 표현 방식이다.
최근 컬렉션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브랜드 로고가 노골적으로 드러난다는 것이다. 또 Faustine의 첫 글자 ‘F’를 이용하여 펜디 로고를 패러디하기도 했다. 로고를 부쩍 많이 드러내는 이유를 자신감으로 바라봐도 무방할까?
자신감과는 전혀 상관없다.(웃음) 지금은 데님을 갖고 놀던 방식과 비슷한 다른 방법을 찾는 중이다. 앞서 말했듯 나는 모두의 눈에 친숙하고 사람들이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에 데님을 사용한다. 더 많은 영역에서 데님을 사용하는 방식을 이어나가고 싶을 뿐이다. 나는 요즘 브랜드의 로고를 새긴 트렌치코트와 펜디 로고를 패러디한 ‘F’ 로고 바게트 백을 자주 선보이고 있다. 로고는 빅 브랜드라면 모두 갖고 있는 것이고, 매 시즌 반복된다. 이는 럭셔리 패션을 나타내고, 이것이 내가 포스틴 스테인메츠의 로고에 집착하는 이유다.
나는 당신이 프랑스 출신임을 잊곤 한다. 센트럴 세인트 마틴에서 공부했고, 디자인을 풀어내는 방식이 매우 영국스럽기 때문이다. 그러나 꾸띄르 컬렉션에서나 볼 법한 정교하고 섬세한 만듦새는 매우 프랑스적이다. 당신은 런던의 디자이너인가, 파리의 디자이너인가?
나는 파리의 패션이 너무 엄격하고 미니멀한 것에 진절머리가 나 런던에 왔다. 적어도 그 당시에는 그랬다. 지금은 창의적인 런던과 내구성과 핸드메이드에 집중되어 있는 파리의 완벽한 중간쯤에 있는 디자이너라고 생각한다.(웃음)
2013년에 첫 컬렉션을 공개한 지 4년 만에 런웨이 컬렉션을 열었다. 그러나 캣워크 컬렉션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더 많은 방식으로 선보일 수 있기 때문에. 그럼에도 4년 만에 캣워크 쇼를 선보인 이유는 무엇인가?
새로운 도전이 필요했다. 캣워크는 전혀 염두에 두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4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나는 런웨이 쇼 방식이 다소 관습적이고 제한적이라고 느꼈다. 생각해보면 잘 꾸며진 무대 위를 모델들이 여러 방식으로 걸어 나갈 뿐 항상 비슷하다. 반면에 프레젠테이션은 원하는 그 어떤 방식을 적용할 수 있는 만큼 훨씬 창의적일 수 있다. 하지만 런웨이 쇼가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는 건 분명하다. 나는 쇼를 선보이는 모든 방식이 만족스럽지 못하다. 여전히 나만의 방식을 찾고 있다. 내게 맞는 것을 찾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컬렉션에서 소개하는 의상과 실제 소비되는 의상은 큰 차이가 있다. 이는 상당수 옷이 수작업으로 만들어지므로 제작하기 어려울뿐더러 비싸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온·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주로 커머셜 피스만 판매되고 있다.
믿기 힘들겠지만 컬렉션에 등장하는 모든 옷은 실제 판매하는 제품이다. 그러나 많은 소비자가 심플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만큼 컬렉션 피스를 판매하거나 제안할 기회는 적다. 가격 차이도 무시할 수 없다.
나는 이제 어떤 창의적 활동에도 새로운 것은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리고 당신은 새로울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전에 없던 디자인을 제시하기보다 이미 존재하는 디자인을 다른 방법으로 표현하거나 파괴함으로서 새롭게 창조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언젠가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의류를 창조하고 싶다는 욕망이 있나?
전혀 없다. 나는 친숙함과 낯섦의 경계에서 작업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내가 패션에서 흥미롭게 생각하는 것은 하나의 옷에 두 가지가 부딪힐 때다. 새로운 구조와 실루엣을 만들어내는 건 지루하다. 이미 존재하는 코드를 가지고 노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벅차다. 나는 절대 창조하지 않는다. 재해석할 뿐이다.
패션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패션이란 고급스러운 소비 행동이다. 단지 비싼 것을 소유하기 위함이 아니라 유익한 것들, 재미와 창의성과 아름다움을 소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패션이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경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