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이 아닌 곳은 대체로 적적했다. 한적함과 적적함은 낱자 하나를 두고 유별한 뉘앙스가 된다. 한적함은 얼마간의 여유나 짬이다. 기본적인 분주함이 전제되지만 적적함은 언제이고 고요한 상태다. 쓸쓸함을 전제로 한다. ‘quiet’과 ‘lonely’라면 좀 더 직관적일까. 도시 인류의 생리는 필연적으로 모순된다. “바쁘다, 바빠”를 되뇌며 한적한 카페를 찾아 헤맨다. 기필코 ‘인싸’여야 하지만 가끔은 그냥 다 꺼졌으면 좋겠다. 외로움에 몸부림 치지만, 차이콥스키가 그의 2030 시절 혼자됨과 그리움을 주제로 쓴 가곡은 여전히 세상 사람들 가슴에 공명하며 이른바 ‘고독의 쾌락’을 선사한다. 올 뉴 레인지로버의 숨은 매력은 어쩐지 한적함과 적적함의 경계에 가만히 걸쳐 있는 듯했다. 손질된 호텔 룸 같은 내부는 일용할 외로움을 곱씹기에 꼭 알맞은 적적함을, 긴박한 일상 속 한적한 은신처를 마련해 주었다.
‘우아한 버스’. 이틀간 직접 몰며 인지와 경험을 거쳐 ‘7인승 올 뉴 레인지로버 P530 오토바이오그래피’가 뇌리에 갈음한 표현이다. 버스가 연상되는 다인승 SUV가 육중하거나 우악스럽지 않고 그저 우아할 수 있을까. 랜드로버의 5세대 플래그십 SUV인 올 뉴 레인지로버는 그 트레이드마크인 실루엣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었다. 이음새와 경계를 최소화해 한 차원 더 모던해진 외관은 커다란 차체의 표정에 온기를 더했다. 창틀과 유리창의 매끄러운 경계, 빛나기 전엔 완벽하게 감춰진 후면의 테일 라이팅은 이 거대한 기계를 고고한 조각으로 바꿔냈다.
하나의 오브제 같은 일체감을 지닌 차체는 전 세계에서 ‘공기역학적으로 가장 효율적인 럭셔리 SUV’라는 타이틀을 달성한다. 더구나 주행 중에는 접지력과 차량의 주행 상황을 초당 100회 모니터링하며 코너링 구간과 미끄러운 노면을 감지한다. 랜드로버의 특허 기술인 ‘전자동 지형 반응 시스템(Terrain Response® 2)’ 등 최첨단 주행 기술이 도로를 내달리는 순간에도 커다란 차체에 이토록 우아한 적막을 허락했다. 운전자와 조수석에 앉은 동승자가 공유할 수 있는 스크린은 무려 13.1인치로 역대 랜드로버 모델 중 가장 큰 디스플레이다. 프레임은 미니멀하고 제어장치는 그 구조가 직관적이어서 시청각적 혼돈에 빠진 우리를 한적한 정보의 해변으로 안내한다. 널찍한 루프로 1열보다 아늑한 2열에는 각 좌석에 11.4인치 리어 시트 엔터테인먼트 스크린을 설치했고, 중앙 암 레스트에 설치된 8인치 터치스크린 컨트롤러로 시트를 제어할 수 있었다. 7인승 모델에 기본 장착되는 ‘테일게이트 이벤트 스위트Tailgate Event Suite’는 좌석 맞춤 라이팅과 오디오 기능, 맞춤형 쿠션 등을 장착해 차 안이 아닌 내 작은 방 안에 앉아 있는 듯했다. 우리식으로 쓰면 ‘론섬 럭셔리lonesome luxury’. 이토록 황홀한 적적함을 경험하는 장면에는 양질의 ‘산소’도 포함된다. 올 뉴 레인지로버는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실내 공기 정화 프로 시스템(Cabin Air Purification Pro)을 탑재해 새로운 차원의 웰빙을 제안한다. 코로나19를 비롯한 각종 바이러스와 박테리아 감소 효과가 입증된 기술과 더불어 실내 이산화탄소 농도를 모니터링하고 신선한 공기를 유입시킨다. 아름답고 적적했던 영종도의 어느 해안을 떠나 돌아오는 길. 올 뉴 레인지로버가 품은 금요일 퇴근길의 서울이 이렇게 한적하다. 164-
Editor Lee Hyunjun
Photography Park Sangjun
Art Lee Jaed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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