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선으로 한강진교회를 둔 이태원로 초입. 새 스토어가 들어섰다. 이솝의 미색으로 곱게 덮은 스투코 벽과 옻빛 몰딩, 거울 같은 통창에 드리운 가로수를 마주하고 서면 이윽고 초연해진다. 모든 이솝 스토어의 외창엔 마음을 두드리는 문장들이 우연을 가장해 우리를 만난다. 새로운 한남 스토어도 예외가 아니다. 매장 밖을 거닐던 우리는 무심코 지나칠 뻔했던 누군가의 사유를 만나고 이내 풍요로운 마음이 된다. “To exist is to change, to change is to mature, to mature is to go on creating oneself endlessly”. 존재는 곧 변화. 변화는 곧 성숙. 성숙이란 결국 나라는 존재의 끊임없는 창조에 다름 아니라는 프랑스 철학자 앙리루이 베르그송Henri-Louis Bergsson의 말. 사탕을 숨겨뒀다는 할머니의 반닫이를 여는 마음이 되어 안으로 들어섰다. 

한옥이던 기존 구조를 유지한 내부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시선 위로 희고 아름다운 카오스가 펼쳐진다. 가감 없이 노출한 들보와 서까래의 레이어가 단일한 미색으로 덮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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