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알기로 이혜원 디자이너는 성수동의 버려진 공장을 예쁘게 단장한 바가 없다. 동선과 시선, 빛과 바람을 끌어다 아모레퍼시픽의 ‘이야기’를 귓속말로 나직이 읊었다. 그렇게 거기 ‘아모레 성수’라는 새 숨을 불어넣은 바는 있다.

‘아모레 성수’의 어떤 부분에 이혜원 디자이너의 손길이 가 닿았는지 궁금해요.
저희의 역할은 공간의 콘텐츠를 섬세하게 매만지는 일, 크고 구조적인 부분이 모두 완료된 후에 디테일을 가미하는 작업이었어요.
특정 공간의 스타일링. 공간을 ‘꾸민다’고 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 같아요. 콘텐츠와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것들.

모든 방문객이 일정 수량의 샘플을 가져갈 수 있는 샘플 마켓도 인상적이에요.
아모레 성수의 공간을 전반적으로 자연스럽게 구상하다 보니 스타일링을 한 건지 하지 않은 건지 모호한 선에서 작업했어요. 마치 그 물건들이 모두 거기 있었던 것처럼요.
건축적으로 편안한 아름다움, 거친 마감재가 자아내는 어떤 궁금증, 지금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날것의 러프한 느낌, 이 모든 것 안에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이 보일 듯 말듯 산재하는 공간이죠.

공간을 통해 “브랜드의 서사를 확장한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공간 안에서 겪는 일련의 경험은, 결국 공간을 경험하는 주체마다 각자 나름의 스토리를 갖게 해요. 그 공간이 특정 브랜드의 공간이라고 했을 때 소비자, 즉 고객이 와 경험하면서 자기만의 이야기로 만들어나가는 걸 ‘브랜드의 서사’라고 봐요.

Text Lee Hyunjun
Photography Noh Seung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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