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zed Earthround

우병윤은 예술을 배우지 않았고, 스스로 체득했다. 그는 자가 치료 목적으로 처음 붓을 쥐었고, 철학과 예술을 공부하길 10년. 어느새 세상의 비난과 괄시는 인정과 동경으로 뒤집혔다. 그는 세상과 관계하고 상호해야 작품이 완성된다고 말한다. 그의 작품에서 한국의 서정성이 선명한 빛을 내는 건 그의 시적인 마음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언젠가 어스름 속에서 떠오르기를’

철학, 드로잉, 예술사를 2년간 독학했다고 들었어요. 곰곰이 생각해보면, 예술을 배우는 게 어떤 의미인가 싶다가도, 한편으로 예술을 독학했다는 아티스트를 만나는 건 정말 드문 일이더라고요. 그 시간이 작가로서 어떤 영향을 끼치나요?
그림을 그리게 된 건 제 자신을 치료하기 위함이었어요. 어쩌면 ‘그린다’, ‘만든다’라는 행위는 제게 먹고 자는 것처럼 본능적인 일이었고요. 결정적으로 예술가가 되어야겠다 마음먹은 건 그림은 평생 질리지 않고 그릴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예술, 미술에 대해 깊이 알고 싶어졌고, 독학하게 됐죠. 처음 예술을 공부할 때는 누군가 정한 대로, 가르치는 대로, 주제 의식 없이 따르는 게 한국적인 삶이라 생각했어요. 요즘은 생각이 달라졌고요. 이제는 다른 의미로 한국적인 것을 너무나 사랑하게 됐어요. 정신적인 것도, 풍토에 관한 것도요.

예술가가 되겠다, 마음먹는 건 쉽지만 진정 예술가가 되는 건 막막하지 않았나요? 예술가와 비예술가의 기준도 불분명하고요. 스스로 작가가 됐구나 느낀 순간은 언제인가요?
제 예술관과 맞닿은 부분인데, 예술을 모르고 시작했을 때와 지금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린다는 행위의 본질은 예나 지금이나 같거든요. 처음에는 “예술을 배우지 않은 네가 뭘 할 수 있겠냐?”라는 무시 섞인 평가를 받은 적도 있어요. 요즘은 반대로 독학했다는 것을 놀라워하는 사람이 많죠. 저는 변하지 않았는데, 주변 시선이 바뀐 것 같아요. 예술은 결과물만큼 행위와 과정도 중요하다고 봐요. 예술가로서 주변을 둘러볼 줄도 알아야 하고요. 저를 보는 시선과 제 행위가 만나서 완성되는 게 예술이지, 제 생각만 밀어붙이는 건 요즘 시대의 예술가는 아닌 것 같아요. 저는 클래식한 작품을 선호하지만, 예술가로서 방식과 태도는 2020년답게 하고 싶거든요.

목표는요?
휘둘리지 않고, 사라지지 않고, 한결같이 행위자로서 예술을 선보이는 것. 살다보면 변할 수도 있지만, 그 또한 자연스럽게 작품에 담겼으면 해요. 작품 스타일은 변해도 작가로서 생각과 태도는 같았으면 하고요. 세상과 관계하면서요.

Text Yang Boyeon
Photography Noh Seungyoon

더 많은 화보와 기사는 5월호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Check out more of our editorials and articles in DAZED KOREA May print issue.

퀸스갬빗의 안야 테일러 조이, 그가 입은 디올 오뜨 꾸뛰르 드레스.FASHIONNEWS

퀸스갬빗의 안야 테일러 조이, 그가 입은 디올 오뜨 꾸뛰르 드레스.

2021/03/03
서준이 서 있는 비탈길은 오르막도 내리막도 아니었다. 그가 그저 진심으로 임하는 지금이며 여기일 뿐. 2021년 3월의 제주. 배우 박서준과 캘빈클라인 진의 꼭 닮은 ‘담백함’이 마주했다. 그럼에도 봄인가 보다.FASHIONNEWS

서준이 서 있는 비탈길은 오르막도 내리막도 아니었다. 그가 그저 진심으로 임하는 지금이며 여기일 뿐. 2021년 3월의 제주. 배우 박서준과 캘빈클라인 진의 꼭 닮은 ‘담백함’이 마주했다. 그럼에도 봄인가 보다.

2021/03/24
선우용여는 말이 많아서 좋았다. 간섭은 아니니까 들을 사람만 들으라고 한다. 그 얘기를 책으로도 썼다. 제목이 좋다. 〈몰라 몰라, 그냥 살아〉!FASHIONFEATURE

선우용여는 말이 많아서 좋았다. 간섭은 아니니까 들을 사람만 들으라고 한다. 그 얘기를 책으로도 썼다. 제목이 좋다. 〈몰라 몰라, 그냥 살아〉!

2025/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