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zed Earthround

Fashion Min Ji Kim 

Photography Ji Woong Choi

Hair & Makeup Su Il Jang

 

네온 컬러 비니와 머플러, 모노그램 백팩과 로고 네크리스는 모두 루이 비통(Louis Vuitton).

탐험가

“이번 시즌, 저는 진정한 글로벌 여행가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홍콩과 뉴욕 등의 빛나는 도시, 그리고 히말라야와
미국 서부의 광활한 하늘을 보며 현대 남성을 위한 룩을 떠올렸습니다.” 루이 비통의 남성복 아티스틱 디렉터 킴 존스는 말한다. 마주하는 곳, 그리고 드넓고 머나먼 어떤 곳에서 영감을 가져왔다. 모노그램을 활용한 포멀한 슈트부터 진, 니트웨어,
현대 여행가들의 요구 사항을 적극 수용한 새로운 백팩 ‘디스커버리’, 네온 컬러 등 새로운 형태와 방식으로 재해석한 이번 2018 프리폴컬렉션은 킴 존스의 마지막 루이 비통 프리폴컬렉션이다(컬렉션으로는 2018 F/W 시즌이 마지막).
테마는 ‘도시 탐험가.’ 곧 루이 비통을 떠나 새로운 곳을 향하는 자신을 투영한 것일까. 킴 존스의 새로운 탐험, 그리고 루이 비통 남성복의 새로운 도약은 어디를 향하게 될까.

도트 무늬 셔츠와 멀티컬러 테디 재킷, 머리 위로 올려 쓴 선글라스, 화이트 스니커즈는 모두 생 로랑 by 안토니 바카렐로(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환상 속의 그대

생 로랑을 입는 남자에 대한 환상이 있다. 환상이니까 좀 막연하긴 하다. 성냥개비처럼 가느다란 실루엣, 잘빠진 다리, 그리고 약간의 보헤미안 어쩌구 그런 감성. 강렬한 에로티시즘은 당연한 전제. 생 로랑의 이런 환상을 이전의 누가 만들었든 안토니 바카렐로는 그것을 다시 새롭게 잘 이어가고 있다. 극단적 하이패션의 현실도피와 일상생활을 위한 리얼리즘을 모두 갈망하는 현시대에 바카렐로는 종종 극단적 화려함을 여성복에, 리얼리즘을 남성복에 털어놓는다. 생 로랑 2018 S/S 컬렉션의 남자 옷은 블루종과 니트, 코트 등 평범한 아이템 위주여서 당장 입고 외출해도 될 만큼 일상적이다. 런웨이에서는 반짝이는 드레스, 드라마틱한 타조 깃털 장식의 부츠를 신은 여성복 사이로 담담한 남성복이 걸어 나온다. 벼락치듯 강렬한 충격은 없다. 그러나 생 로랑의 남성복은 여성복 사이에서 절대 주눅 들지 않는다. 환상은 힘이 세다.

 

야구공 디테일의 도트백과 체인 패턴 스윔웨어, 오른팔에 착용한 브레이슬릿은 모두 에르메스(Hermes).

스포츠맨

자세를 가다듬는다. 있는 힘껏 무게중심을 뒤로 빼가다 잽싸게 앞으로 튕긴다. 몸의 회전력과 어깨의 유연성, 근육이 중요하다.이것은 야구공을 잘 던지는 방법에 관한 이야기. 에르메스 2018 S/S 컬렉션에 소개된 가방은 야구공처럼 생겼다.
소가죽 두 쪽을 붉은 실로 이은 바느질이 중심부를 가로지른다. 단단하고 견고한 가죽과 특유의 정교한 마무리가 돋보인다. 에르메스 2018 S/S 컬렉션의 테마는 ‘스포츠’와 ‘놀이’다. 베로니크 니샤니앙은 오브제를 바라보는 즐겁고 유쾌한 시선에 주목했다. 이번 남성복 컬렉션은 아이코닉한 색상과 패턴에 다양한 스포츠 정신을 담아 에르메스만의 캐주얼 시크를 보여준다. 캐주얼 아이템이 주를 이뤘지만 절제된 실루엣과 고급스러운 소재를 써 여느 스트리트 패션과는 차별을 두었다. 특히 처음 사용하는 신소재 투왈브라이트가 아주 괜찮았다.

 

인트레치아토 기법의 레더 포켓이 특징인 컨버스 백팩, 연하늘색 팬츠는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시티 보이

“지금까지 보지 못했기 때문에 꼭 가지고 싶은 뭔가를 선사하고 싶었어요.” 고객 개개인의 취향을 깊이 존중하는
보테가 베네타의 토마스 마이어가 생각하는 가을의 첫 느낌은 이런 것일까? 보테가 베네타의 2018 프리폴 컬렉션은
가먼트 다잉 스웨트셔츠, 부드러운 가죽 재킷, 느슨한 형태의 리넨과 코튼 슈트 등 편안한 듯 도취되는 아이템으로 구성돼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브랜드의 상징과도 같은 ‘마름모’ 주위로 모여든다. 컨버스 백팩 양옆의 포켓에도 마름모꼴
인트레치아토 기법이 자리 잡았다. 아웃도어 백의 실용성과 정교함을 결합한 이 가방은 이상적 크기의 몸집, 눈으로 보이는 탄탄함과 꼼꼼함, 도시적인 세련미를 두루 겸비했다. 억지로 유쾌한 척, 활달한 척하지 않는다. 담담한 디자인은 어떤 룩에도 어울린다. 기절할 듯 매력적이면서도 동시에 실용적인 것을 만들고자 하는 토마스 마이어의 고집이 응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