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 & Photography Ji Woong Choi

당신을 서울에서 만날 줄은!
오, 인가? 좋아하는 매거진이다. 한국 관객에게 를 사랑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었다. 궁금하기도 했고. 좀 피곤하긴 하지만.(웃음)
나란히 개봉한 당신의 최근작 과 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면 좋겠다. 두 영화 속 인물 모두
사회에서 소외된 주변인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트랜스젠더와 자본에 밀려난 가난한 아이들이 다른 사람과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니 그들을 향한 내 관심도
특별한 건 아니다. 그런데 이건 있다. 기존 할리우드 영화에서 충분히 노출되지 않은, 혹은 그러지 못한 캐릭터를 등장
시키고 싶다는 마음.
나는 그 태도가 무척 윤리적이라고 느꼈다. 당신이 사람을 바라보는 태도 말이다. 공감은 있지만 연민은 없다.
누군가 나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고 했을 때 중요한 건 최대한 나와 비슷해야 한다. 그건 캐릭터를 성실하게 표현하고
재현한다는 문제와 바로 닿아 있다. 계속해서 의견을 나누고 확인 과정을 거쳐야 한다. 나는 속
인물들의 상황을 잘 모른다. 섣불리 아는 척하지 않고 그들의 말에 귀 기울이고 승인을 거치면서 이야기를 만들었다. <
탠저린>도 마찬가지다. 처음 트리트먼트를 쓸 때부터 영화 속 주인공인 키키, 마야와 끊임없이 상의했다. 그들은 편집
실까지 와서 모든 걸 확인했다. 함께 협력하는 거다. 사람을 내 마음대로 판단하고 재단하지 않는 것. 나는 그걸 윤리적
책임감이라 생각한다.
속 아이들은 어떤 사람이던가?
모텔촌에 사는 아이들을 관찰하고 이야기 나눠보니 아이들이라고 다 같지 않았다. 열 살이 넘기 시작하면서 아이들은
대체로 웃음기가 줄어들고 표정이나 태도가 성인과 비슷해진다는 걸 알았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자각하기 시작하는
것 같았다.
당신의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유머다.
인생이라는 게 원래 페이소스와 코미디가 혼합된 거라 생각한다. 사람에 관해 영화를 만들 때 그 두 가지가 없다면 진
실하지 못하다는 확신이 있다. 유머를 잘 사용하는 건 인간의 본성을 그릴 때 중요하다. 의 트랜스젠더 키키와
마야 모두 언제나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그들이 택한 삶은 사실 미국에서도 많은 역경과 시련을 감내해야 하는데, 그
들은 웃음으로 모든 걸 이겨내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때의 경험이 까지 이어진 거다.
한국을 비롯한 다양한 문화를 가진 국가에서 가 흥행 중이다. 이유가 뭘까?
굉장히 미국적인 시선처럼 보이겠지만 들여다보면 보편성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유년 시절, 우정, 모성은 <플로리다
프로젝트>의 전부다. 그리고 디즈니월드. 종교 다음으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디즈니 말이다.(웃음)
어떤 의미에선 디즈니 영화 같다고 생각한 적이 있긴 하다.
디즈니 신화와 연관 지을 순 있을 것 같다. 의 소녀는 자신을 공주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디
즈니 영화에는 엄마라는 캐릭터가 죽었거나 죽어가는 상황이 많은데, 엄마의 부재라는 점도 닮았다. 지금 든 생각인데
어쩌면 거의 모든 이야기는 동화라고 할 수 있겠다.
최근 접한 영화 중 미국 내부의 시선이 가장 잘 담긴 영화가 아닐까 싶은데, 미국인으로서 당신이 바라보는 미국은 어떤
곳인가?
미국이 가진 문제를 나열하면 밤이 새도록 끝나지 않을 거다. 미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전 세계에 퍼뜨리는 콘텐츠는
예쁜 핑크빛으로 과대 포장되어 있다. 최고로 좋은 상태만 보여주려 한다. 나는 기존 미국 영화들에서 보기 어려운 미
국을 보여주고 싶었다.
라스 폰 트리에, 켄 로치, 마이크 리, 이창동, 소노 시온까지 당신이 좋아하는 감독은 하나의 축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션
베이커 영화의 축은 뭘까?
최근 두 작품 과 를 통해 확신하게 됐다. 보편적인 이야기를 다루는 게 내게 무척 중요
한 문제라는 걸 알았다. 아까 가 성장, 우정, 모성처럼 사람의 가장 보편적인 감정을 다뤘다고 했
듯, 역시 여성, 불륜, 우정에 관한 이야기다. 그건 어디서든, 누구나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감정이다. 내 영
화의 축을 꼭 세워야만 한다면 보편적 정서와 감정을 들 수 있겠다.
진짜 당신이 만들고 싶은 영화는 무엇인가?
사람들이 영화를 보러 극장에 가는 일을 상상해본다. 열심히 일해서 번 돈과 시간을 들여 극장에 간다는 건 지긋지긋한
생활에서 잠시나마 탈출하기 위함이다. 재미있어야 한다는 가장 강력한 원칙이 있다. 하지만 사회적 이슈와 정치적 비
판의 목소리를 배제하고 싶진 않다.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영화를 만들기 위해 이렇게 살고 있다.(웃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