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zed Earthround

Text Ji Woong Choi
Fashion Min Ji Kim
Photography Yeong Jun Kim
Hair E Noc Lee
Makeup Jeong Hwan Park

 

 

후드 아노락 점퍼는 (Munn), 이너로 입은 화이트 셔츠는 에디터의 것, 목에 두른 패턴 스카프는 키스 에이프의 것.
카무플라주 패턴으로 도배한 후드 톱, 베스트, 트랙 팬츠, 마스크, 스니커즈는 모두 키스 에이프가 캐리어에 바리바리 싸온 베이프(Bape).

로고 티셔츠는 루이 비통(Louis Vuitton), 실버 테이핑 트랙 팬츠는 피터 한(Peter Han), 아우터와 마스크는 키스 에이프의 것, 스니커즈는 디올 옴므(Dior Homme).

트레이닝 점퍼는 라코스테 패션쇼 컬렉션(Lacoste Fashionshow Collection), 와이드 트라우저는(Munn), 스니커즈와 시계, 액세서리는 키스 에이프의 것.

 

광택이 나는 후드 점퍼는 루이 비통(Louis Vuitton), 팬츠는 코스(Cos), 이너로 입은 티셔츠와 액세서리는 키스 에이프의 것.

 

반팔 셔츠와 스웨트 베스트, 와이드 팬츠, 스니커즈는 모두 디올 옴므(Dior Homme), 시계와 액세서리는 키스 에이프의 것.

키스 에이프가 가장 좋아했던 비대칭 커팅 팬츠는 피터 한(Peter Han), 프린팅 티셔츠와 슈즈, 시계와 액세서리는 모두 키스 에이프의 것.

 

화이트 티셔츠는 루이 비통(Louis Vuitton), 점퍼와 페이즐리 패턴 마스크는 키스 에이프의 것.

어디에서 왔나?
며칠 전 LA에서 왔다. 서울은 거의 3년 만이다.

당신 눈에도 서울은 빨리빨리 변화하는 도시인가?
그렇지 않아도 많이 놀랐다. 자주 가던 공간이 없어지기도, 전혀 새로운 게 생기기도 했다.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은데,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사람이 변했다는 걸 느꼈을 때 여러 가지로 생각이 많아진다.

인터뷰하는 걸 좋아하나?
그런 편은 아니다. 익숙해질 법한데 익숙해지지 않는다. 특히 그저 그런 형식적인 인터뷰는 싫다. 근데 오늘은 느낌이 좋다. 잘 부탁한다.(웃음)

말이라는 게 의도치 않은 방향으로 해석될 때가 있다. 그 책임감에 대해 고민하는 편인가?
당연하다. 알고 있겠지만, 내가 한 경솔한 말 때문에 논란이 된 적도 있으니까. 인터뷰 자체는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 또한 동경하던 뮤지션의 인터뷰를 찾아보던 시절이 있었다.

그들의 인터뷰에서 영향을 받았는가?
맞다. 뮤지션은 음악으로 말하는 게 맞지만, 인터뷰는 음악에서 생략된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준다. 모르고 지나친 많은 것을 다시 보게 하는 힘이 있다.

누군가는 키스 에이프의 말에 영향을 받을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다면 진짜 영광이다.(웃음) 살면서 누군가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그런데 내 음악이 조금씩 알려지고 그 결과물이 영향력을 갖게 된 걸 알았다. 그때 무슨 생각을 한 줄 아나? 더 나답게 하자. 그런 자신감이 생겼다.
물론 부담감도. 당연히 있지만, 좋은 부담감이다. 그게 무서우면 이 일을 할 이유가 없다.

미국행을 결정한 계기도 이런 담대함 때문인가?
단순했다.(웃음) 지금이라면 선뜻 용기를 내지 못했을 것 같다. 힙합 하는 사람 대부분은 미국에 진출하는 것이 꿈이다. 그 꿈이 중요했다. 미국에서 통할 것 같다는 착각도 있었다.(웃음)

어떤 점이?
나는 힙합 중에서도 힙합을 추구한다. 무슨 대중적인 코드를 섞고 싶지 않았다. 그게 한국에서는 쉽지 않았는데, 미국에 가면 이런 나와 내 음악을 이해해줄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 아니 사실 착각이 있었다.(웃음)
랩이라는 게 결국은 자기 이야기를 꺼내놓는 거다. 얼마만큼 자신을 드러내야 하는지 균형을 맞추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어떻게 그렇게 잘 아나?(웃음) 예전에는 최대한 거짓 없이 백 퍼센트 내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고집이 있었다. 어느 순간 그건 예술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술은 보이는 거고, 결국 어느 정도 포장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 일종의 선의의 거짓말이라 할 수 있지만, 그래도 핵심은 언제나 나 자신이다.

키스 에이프의 음악에서 비트의 무게가 인상적이다.
느린, 혹은 빠른 속도를 좋아한다. 아예 업시키거나 다운시키거나 둘 중 하나가 좋지, 어중간한 건 싫다. 둘 중에는 어둡고 몽롱한 바이브를 더 좋아하긴 한다.(웃음)

실제로 그런 편인가?
음악 하는 사람 중에 안 그런 사람도 있을까? 그런 감정이 있기 때문에 음악이든, 아니면 다른 작업이든 뭔가 만드는 일을 하는 거다. 솔직히 음악이란 게 리스크가 크지 않나. 평범하게 살 수 있다면 그게 더 행복한 거다.(웃음)

음악이 해방구가 된 건가?
내면의 갈증을 해소할 수 있게 해준다. 나는 내가 제일 심한 줄 알았는데, 주변의 뮤지션을 보면 나보다 심하면 심했지 덜한 사람은 없는 것 같다.(웃음)

LA에 사는 건 어떤가? 우연히 본 영화에 “LA는 보기 좋게 꾸며진 가짜 덩어리”라는 대사가 나왔다.
(웃음) 정확한 표현이다. 돈 많고 안정적인 신분이면 그만한 도시가 없다. 날씨도 환상적이니까. 전 세계에서 꿈을 이루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오다 보니 굉장히 치열하고 냉정한 도시다. 인간관계마저 그런 것 같다. 어떨 때는 무섭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래도 잘 버티고 있는 거 아닌가?
내가 저지른 일이니까.(웃음) 힘들다고 중간에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게 더 싫다. 솔직히 내게 온 기회가 아무에게나 쉽게 올 수 없다는 거 잘 안다. 나보다 더 열심히, 잘하는 사람들이 많은 곳이라 자극을 많이 받는다. 저절로 겸손해진다.

날카로운 사람일 거라 예상했는데, 겸손이라니?
아까도 말했지만, 키스 에이프라는 이름 뒤에 숨어 실수를 좀 했다. 덕분에 많은 걸 생각하고 배울 수 있었다. 키스 에이프 이전 이동헌이라는 개인은 그런 사람이 아닌데 그간 왜 그렇게 강해 보이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잠깐 내 흥에 취해 살았는데 그 괴리감이 참 힘들었다. 어느 순간 남들이 나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느껴졌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아야지.

새 앨범은 그런 다짐이 담긴 앨범인가?
3년 만에 내는 거다. 한국 리스너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신선한 트랙을 선보이고 싶어서 우리나라에는 낯선 해외 프로듀서, 뮤지션과 적극적으로 협업했다. 물론 내 본질은 한국인임을 잊지 않고 있다.

결국 다 행복해지기 위함이다. 그렇지 않나?
아주 어릴 때는 지금 정도만 돼도 모자람 없이 행복할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여전히 내 개인적인 문제나 스트레스, 우울함 그런 건 가시지 않는다. 솔직히 말할까? 아직 내가 고생한 거에 대한 보상을 받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지금부터 시작이다.

물질적 보상을 말하나?
물질적이든, 심리적이든 전부 다. 오랫동안 내가 나를 돌보지 못한 것 같다.

그게 진짜 중요하다.
내 말이. 지금 촬영할 때 머리 땋아도 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