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zed Earthround

작가님이 탄생시킨 이 모호한 형상은 어떤 방식으로 그린 건가요?
각 디즈니 캐릭터의 형상 사이에서 변환이 일어나는 애니메이션을 먼저 제작해요. 예를 들면, 쥐가 소로 변하는 과정을 하나하나 그려 움직이는 영상으로 만든 뒤 그 사이사이 잡히는 일그러지는 순간의 프레임을 따내죠. 띠 체계에서는 쥐-소-호랑이-토끼-용-뱀-말-양-원숭이-닭-개-돼지가 1년 주기로 찾아오고, 청색-적색-황색-백색-흑색의 다섯 가지 색깔이 2년마다 한 번씩 바뀌어요. 해마다 고유한 동물과 색이 결정되는 셈이죠. 연속되는 두 동물과 각각의 고유색이 섞여서 지금 보시는 하나의 ‘덩어리’와 컬러가 완성됩니다. 그렇게 모두 서른세 점의 그림을 그렸어요. 이들을 모두 모아 하나의 벽에 구성하면 1969년생 닭띠부터 빠른 연생 제도가 폐지된 2002년 말띠 태생까지 모두 같은 시간과 공간 아래 친구가 돼요.

일면 낙서 같기도, 팝 아트 같기도 한 작가님의 그림을 몇 가지 키워드로 요약한다면요?
어렵네요.(웃음) ‘애매함’, ‘장난스러움’, 그리고 결코 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대중문화’ 이렇게 세 가지를 꼽겠습니다. 이렇게 작품 활동을 한 지 아주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이제까지 응용한 소스는 모두 대중문화,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등이니까요.

무라카미 다카시가 말한 ‘슈퍼플랫Super Flat’ 이론처럼, 과거에는 천대받다시피 하던 것이 이제는 하이엔드 문화, 고급문화로 격상됐어요. 작가님도 언더그라운드, 힙합, 그라피티 등 서브컬처에도 큰 관심을 가지고 있죠. 지금의 이런 문화 흐름을 어떻게 보세요?
저는 그런 가능성이 굉장히 재미있어 보여요. 이런 방식의 작업을 하며 활동을 이어가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죠. 그렇지 않았다면, 다른 수많은 방식을 두고 이렇게 모호한 비주얼을 애매한 방법으로 풀어내지 않았을 거예요. 이것 자체가 어떤 고유의 것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봐요. 그리고 이게 얼마든지 더 ‘좋은 것’이 될 수도 있겠죠. 혹은 비판의 대상이 된다 해도 그건 그것대로 재미있는 상황을 낳을 거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지금은 긍정적인 마음이에요.

Text Lee Hyunjun 
Photography Noh Seung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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