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zed Earthround

흐린 하늘 아래 드라마틱하게 솟아오른 템포드롬Tempodrom에서 베를린 패션위크가 시작됐다. 같은 날 한 장소에서 네 개의 쇼를 기획했다니. 불가능해 보이는 미션을 완수한 것은 바로 대행사 레퍼런스 스튜디오Reference Studios다. 클라우디아 스코다Claudia Skoda는 콘크리트 복도에서 1970년대와 1980년대 서베를린의 추억을 소환했고, 뤼더Lueder는 크림슨색 원형 룸을 마치 연금술사의 소망이 이루어진 듯한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GmbH는 초록에 대항하는 저항의 테일러드 재킷과 복싱 쇼츠, 마지막의 건방진 인사로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2층 덱 밖에서 쇼를 마무리했다. 메인 공간을 쇼장으로 선택한 어나니머스 클럽Anonymous Club은 월트 디즈니를 라텍스로 재창조하며 창의력을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렸다. 쇼마다 입구에는 들뜬 사람들로 북적였는데, 길을 잃을 때면 언제나 레퍼런스 스튜디오 팀이 나를 발견하곤 든든한 한마디를 건넸다. “나를 따라와.”

네 번의 런웨이 쇼, 세 차례에 걸친 C.P. Company와의 워크숍, 신진 디자이너 다섯 명의 쇼룸을 마치고, 레퍼런스 스튜디오는 잠 못 이루었던 지난 날을 떠올리며  Shygirl과 함께 자축했다. 신나는 웃음과 시끄러운 음악에 둘러싸인 백스테이지에서 스튜디오 창립자 무미 하이아티Mumi Haiati, 크리에이티브 리더 팀 노이그바우어Tim Neugebauer, PR 매니저 아그네스 카우소코Agnès Kausoko와 만났다. 마치 어린 아이처럼,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미래에 대한 비전으로 가득 찬 채 소파에 걸터앉았다. 그들과 일주일 정도를 함께하며 깨달은 사실이 있다. 그들은 이미 미래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데이즈드> 독자에게 레퍼런스 스튜디오를 소개한다면.
무미 베를린, 밀라노에 이어 이제 파리까지 사무실이 세 개나 있는 대행사예요. 8년 전에 시작했고, 홀리스틱 접근 방식을 갖추려고 노력해요. 모든 일에 강력한 문화적 요소를 담고, 또 가치 중심적이고 목적 중심적이며 매우 창의적으로 일해요. 컬처를 제대로 창출하는 것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우리의 접근 방식은 항상 매우 다분야적이에요. 무엇을 하든, 패션을 시작으로 모든 분야를 고려하고, 다양한 크리에이티브업계의 이해관계자와 연결하죠. 뮤지션, 영화감독, 패션 디자이너, 공연 예술가 및 아티스트들은 모두 레퍼런스 스튜디오에서 플랫폼을 찾을 수 있어요.

2019 페스티벌을 시작한 배경과인터벤션Intervention’ 설명해 주세요.
페스티벌은 아직 구체화하지 않은 프로젝트를 위한 플랫폼이라 할 수 있어요. 브랜드, 개개인, 아티스트, 커뮤니티가 모여 정해진 형태를 반드시 따르지 않아도 되도록요. 자신을 선보이고 표현할 수 있는 사전 정의된 형식이 없는 공간이죠. 패션쇼, 전시회, 공연, 콘서트, 상영회 등 어떤 형태든 괜찮아요. 거의 6년 전부터 이 방식을 사용했고, 이것이 패션에 좀 더 초점을 맞춘 ‘인터벤션’의 출발점이 되었어요.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런웨이 쇼 4번이 열려요. 일반적으로 건축학적 보배이자 문화적, 역사적 중요성을 띤 장소에서요. 이번에 우리는 세계적 관점뿐 아니라 베를린과 관련성이 높은 디자이너 네 명을 한자리에 모았어요. 세계 속의 베를린과 베를린 속의 세계인 아이디어예요. 

인터벤션 큐레이션 과정이 궁금하네요
무미 모든 디자이너를 하나로 묶는 큐레이션은 강한 공동체 의식과 브랜드를 지지하는 강력한 커뮤니티예요. 예를 들어, 클라우디아 스코다는 1970년대와 1980년대 데이비드 보위와 이기 팝 세대 등 서로 다른 세대를 경험한 서베를린 아이콘이에요. 이번 쇼에 참석한 마크 브랜든버그Marc Brandenburg 같은 유명한 예술가와 함께 나이트라이프 현장에서 완전 유명해요. 뤼더는 오타쿠를 모으고 GmbH는 컬트 추종자를 보유하고 있어요. 뉴욕에서 후드 바이 에어Hood by Air로 시작한 셰인 올리버Shayne Oliver도 커뮤니티 중심의 인물이에요. 서로 다른 접근 방식과 매우 다른 디자인 방법(하나는 매우 교묘하고 다른 하나는 더 개념적인 방법)임에도 불구하고 이는 대행사로서 우리가 추구하는 바예요. 

패션 scene에서 베를린이 지닌 특별한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무미 베를린은 여러 문화가 섞인 곳이에요. 이게 교류의 정의이고, 큐레이션으로 우리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죠. 베를린에는 이민자가 많아요. 매우 유동적이죠. 누구나 6개월, 1년, 10년 이상 등 베를린에서 각자 자신만의 순간을 가지는 것 같아요. 이를 통해 먼 곳에서 베를린으로 많은 에너지가 유입되죠. 그런 의미에서 베를린은 이미 문화 간 교류의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고, 우리가 목표로 하는 것도 바로 그것이에요. 

레퍼런스 스튜디오가 생각하는 패션과 미디어와의 관계는 무엇인가요
본질적으로 하나예요. 하나는 다른 하나 없이는 살 수 없어요. 공생 관계. 패션은 미디어 역할을 할 수 있고…. 무미 미디어는 패션 역할을 할 수 있는 거죠. 미디어는 궁극적으로 우리 모두가 자신을 표현하는 곳이에요. 소셜미디어의 정점에 다다른 느낌이 드는, 특히 오늘날에는요. 

템포드롬을 발견한 계기와 이곳을 각기 다른 개의 쇼장으로 나눈 이유는.
무미 특별한 건축학적 매력이 있으면서 미래지향적이고, 최첨단이며, 탁월하면서도 약간 기이한 느낌의 장소를 늘 찾고 있어요. 맥락에서 탈피하는 것을 좋아해요. 템포드롬은 1970년대 히피 운동 당시 서커스를 한 곳이에요. 본래 연극, 공연 등 문화 행사를 선보였던 서커스 텐트였고, 2001년 건물이 완공되면서 지금의 공간이 완성되었어요. 서커스 텐트에 다양한 콘텐츠를 담는 것은 우리에게 공감이 되는 일이었어요. 탈맥락화에 관심이 커요. 공간이 원래 목적대로 꼭 사용되어야 하나요? 건물이 만들어진 목적은? 그런 질문에 답하는 것을 좋아해요. 모든 것은 다른 것을 위한 플랫폼으로 사용할 수 있어요. 원래 목적을 꼭 따를 필요가 없죠. 

Text & Art 세라(Sarah, 최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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