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니 엘 카티브Hanni El Khatib 허프HUF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죠.
허프부터 소개할까 봐요. 허프는 2002년에 샌프란시스코를 시작으로 현재는 로스앤젤레스를 베이스로 삼고 있어요. 우리의 시작은 작은 리테일 스토어였어요. 스트리트 웨어를 중점으로 판매했고, 이와 잘 어울리는 스니커즈를 취급했죠. 2014년 이후부터는 자체 브랜드 상품 개발에 힘을 쏟고 있고요. 그렇게 어언 20여 년의 세월이 흘렀네요.
20여 년의 세월에 별다른 일이, 또 별회의 감정이 담겨 있잖아요.
네,10여 년 정도 음악 활동에 전념하느라 허프를 잠시 떠났었죠. 그러다 다시 돌아왔죠. 허프 설립자 키스 후프나겔이 돌연 타계한 뒤의 기점으로 말하면 맞겠죠. 그가 살아있을 때, 우린 참 많은 대화를 나눴어요. 그 담화의 나열에는 키스 후프나겔과 한 약속도 있고요. 나이키와 다시 협업을 진행했으면 한다는 것. 실제로 나이키 스케이트보드 스니커즈는 키스 후프나겔과 저를 이어준 연결 고리이기도 해요.
그렇게 다시 나이키와 협업을 진행했고요. 동시에 한니 엘 카티브의 앨범 의 마지막 수록곡인 ‘I Got A Thing’이 나이키 광고 캠페인의 수록곡이기도 했잖아요. 실제로 나이키 스니커즈의 저명한 컬렉터이기도 하고요.
2010년을 기점으로 허프는 꾸준히 스니커즈와 관련한 협업을 진행해 왔죠. 나이키도 그 중 하나의 브랜드고요. 벌써 나이키와의 열한 번째 협업을 앞두고 있어요. 아무튼 그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나이키 SB팀에 자문을 구했죠. 나이키의 자리를 오랫동안 지키는 옛 크루원들 덕분에 2022년부터 다시 협업을 진행할 수 있었죠. 이번엔 2004년에 진행한 나이키 AIRMAX 1 제품을 아카이브에서 다시 꺼내 재해석했어요. 그리고 극비의 FNF 컬러 스니커즈를 준비했고요.
오랫동안 마음속에 간직할 만한 협업을 하나만 꼽자면요.
음, 2022년에 허프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기획한 나이키 SB 협업 제품을 고를게요. 앞서 답변 드린 바와 같이 키스 후프나겔이 살아생전 부탁한 미션이자 약속이요. 그 언약을 결연한 의지로 지켜냈잖아요. 비록 키스 후프나겔이 실재의 신발을 구경할 순 없었지만요. 그래도 다행히 샘플은 그의 눈에, 그의 마음에 담아줄 수 있었죠. 아, 스니커즈 백 카운터에 ‘키스여, 영원하라KEITH FOREVER’라고 자수를 수놓았어요. 여타 다른 비밀들도 그 스니커즈에 숨겨져 있고요.
함께 협업하고 싶은 한국 베이스의 아티스트도 있을까요.
반디 더 핑크VANDYTHEPINK요. 그가 하는 일련의 작업들을 좋아해요. 실제로 친구이기도 하고요.
한국에서 스케이트보드 타본 적 있어요?
그렇죠. 첫 한국 방문 때였을 거예요. 2008년, 2009년 즈음에 키스 후프나겔과 서울에 이어 부산을 방문했을 때, 두 도시에서 라이딩을 했죠. 서울은 스케이트보드를 타기 정말 좋은 지형 지물을 갖췄어요. 긴장감과 전율이 넘치는 스폿이 즐비하고, 실제로 보더들의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 있죠.
물론 마스터한 보드 트릭이 있겠죠. 그 트릭을 연마하기 위해 수도 없이 아스팔트 위를 구르고, 일어서기를 반복했을 거고요.
하하,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트릭은 프런트 사이드 노즈 슬라이드Front Side Nose Slide!
스케이트보드 문화에 깊게 젖어든 사람들은 습관처럼 트릭과 라이딩 클립을 가까이하죠. 필름을 보며 몸을 한껏 움츠리기도 손으로 입을 틀어막기도, 때론 박수갈채를 보내고 환호성도 지르고요.
그렇죠. 특히 전 타 스케이트보더가 하는 트레 플립Tre Flip 필름 보는 것을 좋아해요.
분명 본인만의 스케이트파크도 있겠죠.
물론 있죠. 응당 당연한 것이고요. 제 스케이트파크 본거지는 피어 세븐Pier 7, 고등학생 때부터 줄곧 그 공간에서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있어요. 옛날부터 지금까지 현존하는 유명한 OG 스폿 중 한 곳이잖아요.
또 고집하는 덱크 디자인도 있을 거고요.
한 장의 이미지 혹은 텍스트가 덱크 전면을 꽉 차게 가득 메운 디자인을 선호해요.
한 손에 둔탁한 VX-비디오 캠코더가 쥐여졌어요. 한국의 무얼 담고 싶어요?
늘, 타국 현지의 젊은이들이 무얼 하고 어딜 방문하는지 찾고 실제로 경험하는 것을 선호하죠. 타국 현지인이 어떤 문화에 골몰하는지 궁금해하곤 해요. 온라인 세상에서만 바라보는 타국에 대한 정보는 분명한 한계가 존재하기에 직접 경험하고 체화하고자 노력하죠. 그런 의미에서 한국 언더그라운드 클럽의 일순을 담고 싶네요.
허프의 베이스인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어떤 면면을 VX-비디오 캠코더의 뷰파인더에 기록하고 싶나요?
샌프란시스코는 젊은 스케이터보더들과 이채로운 아티스트의 문화가 꽃을 피우는 곳이죠. 이들을 담고 싶어요. 대부분 대중은 샌프란시스코가 위험한 황무지로 남아 버려진 땅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아요. 문화를 형성하는 젊은이들이 모여 자신의 신념을 집념으로 지켜내죠.
애정하는 VX-비디오 그래퍼는요. 혹은 소개하고 싶은 비디오 그래퍼도 좋아요.
애런 메자Aaron Meza요. 샌프란시스코에 FTC 숍을 운영 중이죠. FTC PENAL CODE는 1990년대 스케이트보드 영상 촬영을 진행한 팀인데, 한마디로 전설이죠. 아, 저 스파이크 존즈Spike Jonze의 영상도 자주 찾아요.
대니얼 두멀레이MF DOOM를 좋아하죠? 저는 캠프 로Camp Lo요.
어, 맞아요! 대니얼 두멀레이를 좋아하죠. 저는 캠프 로의 ‘루치니Luchini’요.
한니 엘 카티브, 블루스 록 뮤지션이자 프로듀서이기도 해요. 대니얼 두멀레이를 애정이 서린 그리움의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것, 힙합에 애착이 많다는 뜻이겠죠.
네, 실제로 저는 블루스 록 장르의 뮤지션이지만 여전히 힙합을 제일 사랑하죠. 힙합은 늘상 새로운 세대와 교차, 교체되고 또 새롭게 연결되는 방식을 택하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요. 힙합 속에서 새로운 영웅상을 발견하죠.
스니커즈에 이어 바이닐도 컬렉팅하죠. 한니 엘 카티브가 소장하고 있는 바이닐, 허프와 가장 잘 어울리는 뮤지션 혹은 트랙이 있다면요.
데이비드 액설로드David Axelrod요. 재즈 베이스 위로 힙합 샘플링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죠. 허프의 기단과 역사와 궤적을 미루어보았을 때, 그의 노래와 결을 같이하는 것 같아요. 재즈 위의 힙합, 이는 결국 오리지널을 의미하잖아요.
허프HUF, 앞으로 어떤 스트리트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싶어요?
한국 시장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이에 집중할 예정입니다. 다채로운 한국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하거나 현재 색다른 포지셔닝을 위한 방법을 모색 중이고요.
Text 루시(Lucy, 박소은)
Photography Jo Yejin
Art 던(Dawn, 위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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