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zed Earthround

 

문학가 빅토르 쉬클롭스키를 비롯한 러시아 형식주의자들은 낯설게 하기Defamiliarization라는 개념을 처음 사용했다. 관습에 무뎌지는 일을 경계하고 대상을 친숙하지 않게 만드는 것을 의미하는 낯설게 하기. 낯설게 하기는 친숙한 나머지 흘깃 지나친 삶의 진실을 새로이 대면하게 만든다. 고정관념이 무너지고 상식이 파괴되는 지점. 좋은 것의 나쁜 면이 드러나고 나쁜 것의 좋은 면이 드러날 때 우리는 전혀 다른 자극과 신선한 에너지, 통찰을 얻는다.

사바토 데 사르노는 구찌를 낯설게 바라보게끔 한다. 서두르거나 휘둘리는 법 없이 사람들의 기대와 우려를 유쾌한 태도로 배반하고 전복한 다음, 자신의 관점을 제시한다. 그는 자신이 이끄는 구찌가, 또 패션이 하룻밤에 그치는 코스튬에 머무는 일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에게 패션은 환상이 아니라 현실이다. 쇼 노트에 직접 적은 말마따나 사바토 자신이 어떠한 이상을 추구하는 대신 현재를 살기 위해 고심하는 개인이기 때문이다. 형식이든 스타일이든 그가 무언가를 반복하고 있다면 그조차 다른 의도가 숨어 있기보다는 정확한 현실의 반영일 뿐이라고 믿는다. 매일 매일, 하루하루 우리의 현실은 어제와 다름없는 반복의 연속이니까. 짐 자무쉬의 영화 의 주인공이 매일 비슷한 일상의 기록을 틈틈이 적어 시로 써 내려가듯 사바토는 주름과 주름 사이, 틈과 사이의 채우고 싶은 공간을 찾는다. 작은 틈을 세심하게 살피고 다시 한 발 뒤로 물러나 더 넓은 시야로 전체를 조망한다. 그럼 미처 보지 못한 디테일이 눈에 들기 시작한다. 그는 단지 구찌의 빛나는 시간과 유산을 기념하며 낯설게 하고 재정의하는 데 온 힘을 쏟을 것이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사바토가 이번 컬렉션을 통해 새삼 다시 관찰해서 발굴한 키워드는 다음과 같다. 특히 주목해서 바라봐 주기를. 안 보이던 것이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무브먼트, 아우터웨어, 디테일, 핸드백, 슈즈, 액세서리.”

 

Text Choi Jiwoong

©Courtsey of Guc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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