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zed Earthround

맞다. 그렇다. 나는 지난해 12월 분명 이집트에 있었다. 디올 남성복 아티스틱 디렉터 킴 존스는 2023년 가을 컬렉션을 맞아 우리를 이집트로 초대했다. 사유는 분명했다. 

“고대 이집트에 대한 나의 관심은 별과 하늘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고대 세계의 매력과 오늘날 우리 눈에 보이는 것과의 유사점을 되새겨 보면서 고대부터 우리가 계승해 온 것, 그리고 아직까지도 과거에서 배워야 할 점을 둘러보는 거다. 그런 점에서 심벌과 미신에 매혹되었던 크리스챤 디올이 자신의 생애와 작업 전반에 걸쳐 이를 표현하던 방식과도 연결되어 있다. 별은 그가 이끌린 심벌 중 하나다. 컬렉션은 물론 패션쇼에도 다양한 방식을 통해 ‘별빛을 따라간다’는 아이디어를 담았다. 이로써 과거가 어떤 방식으로 미래를 그려나가는지, 과거에 상상하던 미래는 어떤 모습인지 만나볼 수 있다.” 무슈 디올이 자신만의 오트 쿠튀르 브랜드를 설립할 운명을 마주하고는 점성학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브랜드를 이끌어나갈 수 있었던 데에는 바로 포부르 생토노레에 있는 실제 오브제 ‘럭키 스타’와의 조우가 한몫한다. 

대피라미드 너머로 노을이 내려앉은 그날 저녁, 조명이 바뀌면서 하늘의 색, 광활한 풍경, 시간의 흐름을 담아낸 사막이라는 무대 위로 수많은 실루엣이 너울거린다. 해가 지고 별빛이 반짝이기 시작하는 순간, 디올 맨 가을 컬렉션의 하이라이트가 펼쳐진다. 그레이 그러데이션 컬러로 막을 연 패션쇼는 사막의 매력이 돋보이는 컬러 팔레트로 이어진다. 여성스러운 요소를 남성적 요소로 변화시킨 테일러링, 쿠튀르 마감 기법과 테크니컬한 실용성을 결합한 아우터웨어, 아카이브 속 엠브로이더리를 미래지향적 문장紋章으로 재해석 한 디자인, 럭셔리 요소를 유기적이며 실용적인 실루엣으로 구현한 가죽 제품, 퓨처리즘을 담아 낸 슈즈 등이 편안하면서도 눈부시게 반짝인다. 이집트 대 피라미드 컬렉션은 ‘뉴룩’으로 패션계에 혁명을 일으킨 무슈 디올의 데뷔 컬렉션 출시 75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킴 존스의 3부작 중 대미를 장식하는 쇼였다. 지난겨울 어느 날 아침을 밝힌 알렉상드르 3세 다리부터 뜨거운 여름날 누비던 그랑빌과 찰스턴을 지나 이제 해 질 무렵 이집트 대피라미드까지 역사적 장소를 따라 펼쳐진 패션쇼는 특별하고 황홀했다.  쇼가 끝나고 끝없이 이어지던 라이브 밴드의 클래식 선율이 지금도 귓가에 생생하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이 패션쇼야말로 영원히 기억될 장관임에 틀림없을 테니. 

 

Text Guiom Lee 
Art Koo Hye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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