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zed Earthround

Text Bongba Kim

 

둘 다 센트럴 세인트 마틴에서 여성복을 전공했어요. 첫 만남은 어땠는지 궁금하네요.
마오 대
학교 1학년 때 만났어요. 알브가 들고 있던 분홍색 휴대폰이 기억나네요. 신기했어요.
알브
플립 폰? 그땐 그랬지.
마오
(알브를 가리키며) 넌 나를 다른 동양 여자애랑 헷갈려 했잖아.
알브 오
해야. 모두가 너를 좋아했어. (다시 나를 향해) 그러곤 마오랑 1년 정도 떨어져 지냈어요. 원래 살던 나라로 돌아갔으니까.
마오
맞아요. 비자에 문제가 생겨서. 해결되지 않았으면 10년 동안 런던에 못 들어올 뻔했어요.


듀오 디자이너로 활동해야겠다는 계기가 있었나요?
마오 서로에게 이성적으로 끌려서?(웃음) 농담이에요. 저는 루이 비통과 드리스 반 노튼에서 일할 때 많은 것을 느꼈어요. 거대 패션 기업에 소속되는 것보다 스스로 뭔가를 해야겠다고. 재미있었지만 점점 그 생활이 단조롭게 느꼈어요. 시간이 흐를수록 제가 뭘 해야 할지 명확해지더라고요. 그래서 새 출발을 꿈꾼 거죠.
알브
기회를 노리다, 누군가에게 브랜드를 론칭해보지 않겠느냐는 뜻밖의 제안을 받았어요.


런던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마르케스 알메이다도 당신들처럼 센트럴 세인트 마틴을 졸업하고 듀오 디자이너로 활동하죠. 함께해서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말해줄래요?
알브
일단 마오와 저는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어요.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게 강점이죠. 마오는 재단과 구조적 디자인에 능해요. 반면, 저는 여성스럽고 드레이핑을 잘하죠. 우리는 패션에 관한 근본적 생각은 같지만 일하는 건 정반대예요.
마오
힘든 건 어떤 결정을 내릴 때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 하지만 서로 소통을 많이 한다는 뜻이니까. 일은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Sirloin’의 근본은 언더웨어에서 시작해요. 궁극적으로 어떤 옷을 만들고 싶나요?
마오
보이지 않는 소재를 겉으로 들춰낼 때 위트가 생기죠. 언더웨어가 특이한 건 은근히 폭이 좁다는 점이에요. 특히 천을 고를 때. 패션계에서 격리된 아이템 같다고 해야 할까. 속옷과 겉옷이 하나의 패션으로 보이길 바라는 게 우리 목표예요.
알브 하이패션 브랜드에서 속옷을 따로 만드는 곳이 있긴 하죠. 그런데 그게 디자이너 브랜드라기보다는 따로 구분된 느낌이잖아요.
마오
캘빈 클라인 언더웨어를 입어도 캘빈 클라인 컬렉션을 모르는 사람도 많더라고요. 그걸 분리하고 싶지는 않아요.
알브 우리 옷이 언더웨어인지 기성복인지 헷갈린다는 바이어도 있어요. 예를 들어, 런던 셀프리지 백화점에 입점을 앞두고 있는데 어느 층에 둬야 할지 고민하는 걸 봤어요. 웃기더라고요.


‘Sirloin’이라는 브랜드 이름은 어떤 의미인가요?
알브
서로인은 흥미로운 말이에요. 프랑스어지만, 사실 그냥 고깃덩어리죠. 뭔가 고급스러운 것 같은데 고깃덩어리라는 대조적인 느낌이 좋았어요. 그리고 섹시한 부위를 지칭해서 더 마음에 들었죠. 언더웨어를 즐겨 만드는 우리 옷과 딱 맞는 거죠.


서로인이라는 단어 때문에 생각났는데, 즐겨 먹는 음식은 뭔가요? 스테이크?
알브 마
오는 이런 황당한 질문에 대답을 못해요.(웃음)
마오
전 다 잘 먹는데…. 어려워요. 싫어하는 음식은 줄줄 외우지만.


그래서 상하이에서 시작한 거죠?
알브
맞아요. 제조 공장도 상하이예요. 옷을 만드는 방식과 과정을 눈으로 직접 보고, 작업실도 공장 옆이라 편하게 일할 수 있어요.


운이 좋은 거예요?
알브
처음엔 마오의 졸업 작품을 보고 연락한 것 같아요.
마오
부정하진 않을게요. 친구 중 하나가 CEO인데 제 졸업 컬렉션을 보고 러브콜을 보냈어요. 당시엔 거절했지만.
왜 거절한 거죠?
마오
일단 그때는 루이 비통에서 함께 일하자는 제안을 받았거든요. 엄청 고민했어요. 그러다 파리로 갔죠. 그 일이 있은 뒤부터 심각한 고민이 생기면 동전 던지기를 해요.(웃음)
알브
딱 마오다워요. 항상 이런 식이죠.(웃음)


재미있네요. 저도 고민이 많은 편인데, 다음엔 동전 던지기를 해봐야겠어요.
마오
꼭 해보세요. 머리가 안 아플걸요.(웃음)


상하이에서 디자인하는 건 유럽과 어떻게 다른가요?
마오 유
럽은 너무 느리고, 상하이는 너무 빨라요. 디자인보다는 제조하는 시간을 말하는 거예요. 유럽에서는 이런 느낌으로 하면 될 것 같다고 뉘앙스를 전달하면 되지만, 중국에서는 정확하게 얘기해야 해요. 옷의 역사도 다르고. 그런데 테크놀로지 면에선 굉장하다고 생각해요.


2018년 S/S 컬렉션에서 애착이 가는 룩이 있나요?
마오
드레이핑한 티셔츠요. 그리고 무릎을 리넨으로 덧댄 반투명에 가까운 바지를 좋아해요. 중국에서 그런 기술을 구현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죠. 어느 날, 슈퍼마켓에 들렀다가 비즈 파는 아주머니를 보게 됐어요. ‘손기술이 장난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자마자 번호를 물었죠. 그분이 만든 거예요. 신기하죠?(웃음)
알브
전 허리 부분을 롤업한 티셔츠를 아껴요. 날이 더우면 중국 아저씨들이 꼭 그렇게 하고 다니더라고요. 상하이의 생활이 반영됐다고 해야 하나. 상하이의 브리트니 스피어스 같은 느낌?(웃음)


당신들이 머무는 상하이는 어떤 도시인가요?
마오
한마디로 정신없는 곳이죠. 도시가 빠르게 성장하는 걸 체감해요. 패션 위크도 그렇고. 모든 게 금세 발전하고 변화해요.
알브 독특하고 신기한 프로젝트가 곳곳에 등장해요. 모두가 새로운 것을 추구하죠. 태어난 유럽과 매우 다른 곳이잖아요. 거긴 상하이에 비해 느리고, 멈춰 있는 듯한 느낌이 들곤 해요. 모든 게 똑같아요. 심지어 제가 열다섯 살 때 다니던 슈퍼마켓도 그대로 있어요. 우리 작업실은 상하이 외곽에 있는데, 반년 사이에 완전히 달라졌죠. 다른 도시 같아요.
마오
공원도 생기고, 여기는 모든 게 빨리 변해요.
알브
가끔 스트레스 받을 때도 있어요. 상하이엔 고층 빌딩이 많잖아요. 컬렉션이 끝나면 제가 옷 몇 벌 만드는 동안 저들은 건물을 몇 개씩 짓거든요.(웃음) 일주일 정도만 어딜 다녀와도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다음 컬렉션은 어떻게 작업할 예정인가요?
마오 우리가 중국에 살면서 느낀 생각과 경험. 어떤 일이 펼쳐질지 예상할 수 없는 곳이에요. 상하이의 뛰어난 기술력을 반영해 디지털 프린트를 곁들일 생각이에요.
알브
제조하는 것에 많이 신경 쓰고 있어요. 저랑 마오는 옷을 만들지만 제조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죠. 패션은 그냥 옷이라기보다는 뭔가를 형상화하는 도구 같아요. 뭐가 진짜인지 아닌지, 그런 것에 대한 생각이 많아서 거기서부터 시작해보려고요.


졸업 후 브랜드 론칭을 준비하는 디자이너나 독립적인 활동을 펼치고 싶은 아티스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마오
동전 던지기는 어떨까요?
알브
마오 말 듣지 마세요.(웃음) 지금은 모든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시대죠. 예전 디자이너들은 어떤 방식을 따라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지만 지금은 통하지 않아요. 힘들 때도 있지만. 누구든 자신만의 방식을 찾아야죠.
마오 예전처럼 브랜드를 시작하면 이것도 해야 하고, 저것도 해야 하고… 그런 전통적인 걸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