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상에는 힘이 있다고 믿는다. 뭐 대부분 머릿속에서 허무하게 사라지는 최후를 맞이하지만, 나는 왠지 모르게 내 상상을 포기하고 싶지 않다. 이런 생각을 하며 주변을 둘러보니 어째 내 친구들도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이래서 친구로 지내는 건가 생각하면 웃음이 나온다.
다들 무슨 상상을 하면서 살까 궁금하던 차에 나와 내 친구들이 참여한 아트선재센터의 전시 〈스펙트로 신테시스 서울〉의 퍼포먼스 ‘카바레: 가련한 끼순이들’을 떠올렸다. 이 퍼포먼스는 전시에 참여한 김대운 작가의 작업에서 출발했다. 소외된 친구들에게 상을 준다는 시작부터가 다정하다고 느낀 작업이었는데, 이 작업을 위해 모인 퍼포머만 무려 스무명이었다. 나는 이들을 캐스팅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기깔나는’ 상상을 하고 살까 기대하며 그들의 이야기 를 들었는데, 막상 듣다 보니 숙연해지는 순간이 자주 찾아왔다. 그들은 하나같이 다들 보여주고 싶은 설렘으로 가득 찬 상상을 이야기하다가도, 그 상상이 실현되는 과정에서 현실을 짚고 넘어갈 때 한풀 꺾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중에서 가장 내 기억에 남았던 건 한국 트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