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은 모든 소리를 흡수한다. 그래서 아스펜의 밤은 언제나 낮보다 더 또렷하다. 발밑에서 부서지는 눈송이, 숨이 차오르는 리듬, 어둠 속에서 서서히 드러나는 움직임. 2026년 1월 31일, 몽클레르 그레노블은 그 고요한 긴장 위의 아스펜에서 새로운 컬렉션을 펼쳤다. 특별한 런웨이는 없었다. 산 중턱이 곧 무대였고, 밤하늘의 별빛은 연출이었다. 아스펜은 산을 소비하는 도시가 아니다. 산과 함께 살아온 도시다. 1950년대 이후 이곳은 스키 선수들의 목적지를 넘어 작가와 예술가, 건축가, 할리우드 아이콘들이 자연스럽게 섞여 드는 장소였다. 스포츠와 문화, 기능과 태도가 같은 풍경 안에서 공존해 온 시간. 산에서 출발해 기능과 스타일을 동시에 보여 준 몽클레르 그레노블의 궤적과 이 도시는 묘하게 닮았다.

이번 쇼는 단일한 순간이 아니라 이틀간 이어진 경험의 일부다. 낮 동안 스키와 스노보드, 스노슈잉으로 아스펜을 느낀 후 밤이 되자 다시 헬멧을 쓰고 스노모빌에 올랐다. 숲 속을 가로지르는 어둠 위로 알파인 숲을 형상화한 라이트 프로젝션이 겹치고, 그 빛 사이로 모델들이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