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킴이 10주년을 맞이했어요. 이곳 플래그십 스토어가 오픈했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3년이 됐고요.
시간 참 빨라요. 특히 패션계는 더 빠르게 돌아가니까. 정신없이 한두 컬렉션을 하다 보니 어느덧 스무 번을 했네요. 그래서인지 솔직히 10년이라는 숫자가 주는 무게감이 아직 실감 나지 않아요. 길다면 길고, 또 짧다면 짧은 것 같기도 하고요. 대신 이번 기회를 통해 그동안 쌓아온 브랜드의 뿌리, 즉 ‘민주킴의 코어’를다시 들여다보고 싶다는 생각이 커요. 10주년을 기념하는 이벤트나 파티보다는 앞으로 10년을 더 견고하게 이어갈 수 있는 방향을 정리하고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해요.
초심으로 돌아가기?
네, 잠시 멈춰 서서 컬렉션 구성을 새롭게 해보고 싶기도 하고요. 요즘 기본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그래서 단단한 옷, 모두가 한번 사면 평생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점점 커지고 있어요. 프린트나 소재도 핸드메이드 쪽으로 바뀌고. 갈수록 공예적인 것에 마음이 가요.
핸드 드로잉을 많이 하잖아요. 바리 컬렉션을 준비하면서 그린 그림을 보고 놀랐어요. 패션 디자이너를 넘어 아티스트에 가깝다고 생각했거든요. 졸업 작품 일러스트도 인상 깊게 봤어요.
저는 원래 그림을 좋아해요. 언젠가는 아티스트로 전향하고 싶고, 나중에는 그림 작업만 하고 싶은 생각도 있어요. 지금은 너무 바쁘지만, 손을 놓고 싶지 않아 매 시즌 그림을 그려요. 스케치도 하고, 컴퓨터 작업은 컴퓨터로 하되 손으로 그리는 과정은 반드시 유지하려고 하죠. 패션을 위한 작업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저만의 아카이브를 쌓아가는 일이라 계속 이어가고 있어요. 핸드 드로잉이야말로 제가 이 모든 걸 견딜 수 있게 해주는 힘이자 중심 같은 역할을 하거든요.
지금까지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아무래도 순수한 열정이겠죠? 지금 막 눈이 빛나요, 소녀처럼.
(손으로 입을 가리며) 그런가요?(웃음) 순수한 열정을 가진 사람들을 정말 좋아해요. 이걸로 버티는 거예요. 남의 것처럼 하잖아요? 그러면 그냥 숙제가 되는 거예요. 열 가지 일 중에 단 하나라도 진짜 좋아하고 행복한 게 있으면, 나머지 아홉 가지를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요. 그리고 그 하나를 알리고 이루기 위해서는 나머지 아홉 개가 꼭 받쳐줘야 하잖아요. 결국엔 모든 게 서로 연결돼 있고, 그렇게 보면 정말 공정한 구조 같아요.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을 텐데, 그때 알았다면 좋았을 것이 있나요? 과거의 민주에게 알려 주고 싶은.
많아요. 그때 왜 취직을 안 해봤을까. 겐조에서 일하자고 했을 때, 오프닝 세레모니에서 뉴욕에 오라고 했을 때 왜 가지 않았을까. 당시 H&M 디자인 어워드, LVMH 프라이즈 등 너무 빨리 기회가 찾아왔어요. 모두 좋은 기회였지만, 어쩌면 뭘 의미하는지 잘 모르는 상태였던 것 같아요. 지금 돌아보면 그 선택이 조금 섣불렀다고 느껴요. 패션을 더 깊이 이해했다면 사람들이 진짜 좋아하고 입을 수 있는 옷, 크리에이티브와 웨어러블한 디자인까지 모두 아우를 수 있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디자이너의 역할이라는 걸 알았을 거예요. 결국 중요한 건 내공과 경험이더라고요. 사회생활, 사람들과 일하고 소통하는 방법까지, 패션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잖아요. 하루 종일 혼자 창작하는 것은 아티스트지만, 패션은 제품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전달해야 하는 일이니까요. 그래서 지금 친구들에게는 일할 기회가 있으면 충분히 배우고 경험하라고 조언해요.
민주킴의 10년은 협업의 역사이기도 해요. H&M, 앤아더스토리즈, 락 피쉬웨더웨어, 영화 〈위키드〉, 가수 아이브·레드벨벳·BTS 등 다양한 브랜드, 아티스트와 함께했죠. 수많은 협업을 하면서도 뚜렷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지킬수 있었던 비결은요?
첫 시즌부터 지금까지 모든 컬렉션이 각각 다른 콘셉트와 프린트를 가지고 있고, 모두 고유의 IP를 갖고 있다는 점이에요. 아시다시피 저희는 프린트와 소재를 직접 개발하거든요. 단순한 아이템에도 민주킴만의 패턴을 입히면 힘을 입게돼요. 사실 많은 디자이너가 소재부터 디자인하지는 않거든요. 가까운 일본에는 그런 경우가 많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드물죠. 제가 좋아하는 드리스 반 노튼이나 미나 페르호넨처럼 공예적 시각에서 자신만의 패턴과 프린트 IP를 쌓아가는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지난 10년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는다면.
너무 많지만, 개인적으로는 2023년 빅토리아 & 앨버트 뮤지엄(V&A)이 주최하는 ‘패션 인 모션’에 초청된 경험이 기억에 남아요. 한국 디자이너 최초라는 타이틀이 주는 부담과 동시에 제 작업을 인정받았다는 자신감도 생겼고요. 그동안 초청된 디자이너들을 보면 알렉산더 맥퀸, 장 폴 고티에, 요지 야마모토, 비비안 웨스트우드 등 모두 위대한 인물이잖아요. 그런 무대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건 아니라는 걸 알기에 정말 최선을 다하고 싶었고, 할 수 있는 모든 걸 쏟아부었어요. 그때 한국적 요소를 중심으로 작업해 온 것이 결국 내 강점이라는 걸 명확히 깨달았죠. 그래서 앞으로도 ‘한국적인 것’을 자연스럽고 현대적으로 녹여내는 작업을 계속하고 싶어요. 궁극적으로는 한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고요.
한국적인 것, 민주킴의 코어이기도 해요.
맞아요. 해외에서 볼 때 한국적인 것이 더 신선해 보이기도 하고요. 예를 들어 시몬 로샤를 보면, 런던이라는 배경과 유럽의 복식에서 비롯된 디테일을 작품 전반에 녹이잖아요. 슈슈통도 중국 전통 복식이나 치파오의 디테일을 컬렉션에 적용하고요. 민주킴이라는 브랜드 이름처럼 한국 디자이너로서의 정체성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럴 줄 알았어요? 한국을 대표할 만큼 성장할지.
처음 시작할 땐 솔직히 3년 안에 그만둘 줄 알았어요. 디자이너 사이에 브랜드를 시작하면 보통 세 시즌 안에 성패가 갈린다고 하거든요. 바이어들도 첫 시즌에는 거의 아무것도 사지 않아요. 왜냐하면 고객들에게 보여 주고 나서 다음 시즌에 브랜드가 사라지면 안 되니까요. 그래서 살아남기가 정말 쉽지 않은 곳이에요. 크리에이티비티를 유지하면서 살아남는다는 건 더더욱 어렵죠.
민주킴이 아니면 뭘 하고 있을 것 같아요?
음···, 웹툰 작가? 어릴 때 순정 만화 좋아하고, 예쁘고 귀여운 것도 좋아했거든요. 공주도 물론.(웃음) 근데 이런 스타일이 트렌드로 자리 잡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아시죠? 장르는 될 수 있지만요. 아, 그리고 가르치는 것을 좋아해서 패션교육을 하고 싶었어요. 지금도 그렇고요. 많은 사람이 패션을 창업이나 사업 관점으로만 바라보는 것 같아서요. 패션은 본질적으로 아트라고 생각하거든요. 이둘의 밸런스를 어떻게 맞출지가 가장 어려운 거고요.
패션은 본질적으로 아트라는 말, 좋네요. 민주킴은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나요?
상업적인 확장도 중요하지만, 넷플릭스 〈넥스트 인 패션〉 당시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정성을 다해 옷을 만들고, 디자인 자체에 마음을 쏟았던 그 모습이요. 민주킴이 가진 옷의 가치, 순수함, 진정성을 계속 유지하고 싶어요.
출연 이후 어떤 변화가 있었길래요.
〈넥스트 인 패션〉 이후 네타포르테와 세일즈를 경험하면서 많은 걸 배웠어요. 브랜드를 오래 끌고 가기 위해서는 디자인은 20%, 나머지 80%는 세일즈와 마케팅이라는 뼈아픈 사실을 배웠죠. 지금까지 저는 이런 비즈니스적인 부분 없이 정말 ‘순수예술’처럼 디자인만 바라보고 달려온 것 같아요. 말 그대로 디자이너 본연의 감성으로만 계속 작업해 온 거예요. 그리고 민주킴이 친근한 이미지에 비해 가격대는 착하지 않잖아요. 그 점을 어린 팬들도 많이 이야기해 주고, DM도 많이 와요. 그런 반응을 보면서 브랜드와 고객 사이의 간극 그리고 디자이너로서의 책임감에 대해 고민하게 된 것 같아요. 세컨드 브랜드 파쿠아를 론칭한 이유이기도 하고요. 더 많은 사람이 민주킴의 감성을 경험할 수 있도록요.
그렇다면 민주킴과 파쿠아는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뉠까요? 파쿠아가 ‘넥스트 민주킴’ 역할을 하는 건가요?
맞아요. 민주킴은 공예적이고 쿠튀르적인 부분을 더 강화해 나갈 예정이에요.
다음 컬렉션에 대한 힌트가 될까요?
네, 내년에는 좀 더 쿠튀르적인 드레스들을 선보일까 해요. 음, 사실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할 거예요.
오, 기대되는데요. 사랑은 왜요?
화가 이중섭의 편지를 읽었는데, 사랑이라는 감정이 얼마나 강력하게 창작과 표현을 이끌 수 있는지를 느꼈어요. 사랑의 힘, 순수한 에너지가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민주킴 슬로건이 ‘Brave Love Dream’이기도 하고요. 사랑과 꿈, 용기!
민주킴이 10주년을 맞이했어요. 이곳 플래그십 스토어가 오픈했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3년이 됐고요.
시간 참 빨라요. 특히 패션계는 더 빠르게 돌아가니까. 정신없이 한두 컬렉션을 하다 보니 어느덧 스무 번을 했네요. 그래서인지 솔직히 10년이라는 숫자가 주는 무게감이 아직 실감 나지 않아요. 길다면 길고, 또 짧다면 짧은 것 같기도 하고요. 대신 이번 기회를 통해 그동안 쌓아온 브랜드의 뿌리, 즉 ‘민주킴의 코어’를다시 들여다보고 싶다는 생각이 커요. 10주년을 기념하는 이벤트나 파티보다는 앞으로 10년을 더 견고하게 이어갈 수 있는 방향을 정리하고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해요.
초심으로 돌아가기?
네, 잠시 멈춰 서서 컬렉션 구성을 새롭게 해보고 싶기도 하고요. 요즘 기본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그래서 단단한 옷, 모두가 한번 사면 평생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점점 커지고 있어요. 프린트나 소재도 핸드메이드 쪽으로 바뀌고. 갈수록 공예적인 것에 마음이 가요.
핸드 드로잉을 많이 하잖아요. 바리 컬렉션을 준비하면서 그린 그림을 보고 놀랐어요. 패션 디자이너를 넘어 아티스트에 가깝다고 생각했거든요. 졸업 작품 일러스트도 인상 깊게 봤어요.
저는 원래 그림을 좋아해요. 언젠가는 아티스트로 전향하고 싶고, 나중에는 그림 작업만 하고 싶은 생각도 있어요. 지금은 너무 바쁘지만, 손을 놓고 싶지 않아 매 시즌 그림을 그려요. 스케치도 하고, 컴퓨터 작업은 컴퓨터로 하되 손으로 그리는 과정은 반드시 유지하려고 하죠. 패션을 위한 작업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저만의 아카이브를 쌓아가는 일이라 계속 이어가고 있어요. 핸드 드로잉이야말로 제가 이 모든 걸 견딜 수 있게 해주는 힘이자 중심 같은 역할을 하거든요.
지금까지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아무래도 순수한 열정이겠죠? 지금 막 눈이 빛나요, 소녀처럼.
(손으로 입을 가리며) 그런가요?(웃음) 순수한 열정을 가진 사람들을 정말 좋아해요. 이걸로 버티는 거예요. 남의 것처럼 하잖아요? 그러면 그냥 숙제가 되는 거예요. 열 가지 일 중에 단 하나라도 진짜 좋아하고 행복한 게 있으면, 나머지 아홉 가지를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요. 그리고 그 하나를 알리고 이루기 위해서는 나머지 아홉 개가 꼭 받쳐줘야 하잖아요. 결국엔 모든 게 서로 연결돼 있고, 그렇게 보면 정말 공정한 구조 같아요.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을 텐데, 그때 알았다면 좋았을 것이 있나요? 과거의 민주에게 알려 주고 싶은.
많아요. 그때 왜 취직을 안 해봤을까. 겐조에서 일하자고 했을 때, 오프닝 세레모니에서 뉴욕에 오라고 했을 때 왜 가지 않았을까. 당시 H&M 디자인 어워드, LVMH 프라이즈 등 너무 빨리 기회가 찾아왔어요. 모두 좋은 기회였지만, 어쩌면 뭘 의미하는지 잘 모르는 상태였던 것 같아요. 지금 돌아보면 그 선택이 조금 섣불렀다고 느껴요. 패션을 더 깊이 이해했다면 사람들이 진짜 좋아하고 입을 수 있는 옷, 크리에이티브와 웨어러블한 디자인까지 모두 아우를 수 있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디자이너의 역할이라는 걸 알았을 거예요. 결국 중요한 건 내공과 경험이더라고요. 사회생활, 사람들과 일하고 소통하는 방법까지, 패션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잖아요. 하루 종일 혼자 창작하는 것은 아티스트지만, 패션은 제품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전달해야 하는 일이니까요. 그래서 지금 친구들에게는 일할 기회가 있으면 충분히 배우고 경험하라고 조언해요.
민주킴의 10년은 협업의 역사이기도 해요. H&M, 앤아더스토리즈, 락피쉬웨더웨어, 영화 〈위키드〉, 가수 아이브·레드벨벳·BTS 등 다양한 브랜드, 아티스트와 함께했죠. 수많은 협업을 하면서도 뚜렷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지킬수 있었던 비결은요?
첫 시즌부터 지금까지 모든 컬렉션이 각각 다른 콘셉트와 프린트를 가지고 있고, 모두 고유의 IP를 갖고 있다는 점이에요. 아시다시피 저희는 프린트와 소재를 직접 개발하거든요. 단순한 아이템에도 민주킴만의 패턴을 입히면 힘을 입게돼요. 사실 많은 디자이너가 소재부터 디자인하지는 않거든요. 가까운 일본에는 그런 경우가 많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드물죠. 제가 좋아하는 드리스 반 노튼이나 미나 페르호넨처럼 공예적 시각에서 자신만의 패턴과 프린트 IP를 쌓아가는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지난 10년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는다면.
너무 많지만, 개인적으로는 2023년 빅토리아 & 앨버트 뮤지엄(V&A)이 주최하는 ‘패션 인 모션’에 초청된 경험이 기억에 남아요. 한국 디자이너 최초라는 타이틀이 주는 부담과 동시에 제 작업을 인정받았다는 자신감도 생겼고요. 그동안 초청된 디자이너들을 보면 알렉산더 맥퀸, 장 폴 고티에, 요지 야마모토, 비비안 웨스트우드 등 모두 위대한 인물이잖아요. 그런 무대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건 아니라는 걸 알기에 정말 최선을 다하고 싶었고, 할 수 있는 모든 걸 쏟아부었어요. 그때 한국적 요소를 중심으로 작업해 온 것이 결국 내 강점이라는 걸 명확히 깨달았죠. 그래서 앞으로도 ‘한국적인 것’을 자연스럽고 현대적으로 녹여내는 작업을 계속하고 싶어요. 궁극적으로는 한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고요.
한국적인 것, 민주킴의 코어이기도 해요.
맞아요. 해외에서 볼 때 한국적인 것이 더 신선해 보이기도 하고요. 예를 들어 시몬 로샤를 보면, 런던이라는 배경과 유럽의 복식에서 비롯된 디테일을 작품 전반에 녹이잖아요. 슈슈통도 중국 전통 복식이나 치파오의 디테일을 컬렉션에 적용하고요. 민주킴이라는 브랜드 이름처럼 한국 디자이너로서의 정체성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럴 줄 알았어요? 한국을 대표할 만큼 성장할지.
처음 시작할 땐 솔직히 3년 안에 그만둘 줄 알았어요. 디자이너 사이에 브랜드를 시작하면 보통 세 시즌 안에 성패가 갈린다고 하거든요. 바이어들도 첫 시즌에는 거의 아무것도 사지 않아요. 왜냐하면 고객들에게 보여 주고 나서 다음 시즌에 브랜드가 사라지면 안 되니까요. 그래서 살아남기가 정말 쉽지 않은 곳이에요. 크리에이티비티를 유지하면서 살아남는다는 건 더더욱 어렵죠.
민주킴이 아니면 뭘 하고 있을 것 같아요?
음···, 웹툰 작가? 어릴 때 순정 만화 좋아하고, 예쁘고 귀여운 것도 좋아했거든요. 공주도 물론.(웃음) 근데 이런 스타일이 트렌드로 자리 잡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아시죠? 장르는 될 수 있지만요. 아, 그리고 가르치는 것을 좋아해서 패션교육을 하고 싶었어요. 지금도 그렇고요. 많은 사람이 패션을 창업이나 사업 관점으로만 바라보는 것 같아서요. 패션은 본질적으로 아트라고 생각하거든요. 이둘의 밸런스를 어떻게 맞출지가 가장 어려운 거고요.
패션은 본질적으로 아트라는 말, 좋네요. 민주킴은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나요?
상업적인 확장도 중요하지만, 넷플릭스 〈넥스트 인 패션〉 당시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정성을 다해 옷을 만들고, 디자인 자체에 마음을 쏟았던 그 모습이요. 민주킴이 가진 옷의 가치, 순수함, 진정성을 계속 유지하고 싶어요.
출연 이후 어떤 변화가 있었길래요.
〈넥스트 인 패션〉 이후 네타포르테와 세일즈를 경험하면서 많은 걸 배웠어요. 브랜드를 오래 끌고 가기 위해서는 디자인은 20%, 나머지 80%는 세일즈와 마케팅이라는 뼈아픈 사실을 배웠죠. 지금까지 저는 이런 비즈니스적인 부분 없이 정말 ‘순수예술’처럼 디자인만 바라보고 달려온 것 같아요. 말 그대로 디자이너 본연의 감성으로만 계속 작업해 온 거예요. 그리고 민주킴이 친근한 이미지에 비해 가격대는 착하지 않잖아요. 그 점을 어린 팬들도 많이 이야기해 주고, DM도 많이 와요. 그런 반응을 보면서 브랜드와 고객 사이의 간극 그리고 디자이너로서의 책임감에 대해 고민하게 된 것 같아요. 세컨드 브랜드 파쿠아를 론칭한 이유이기도 하고요. 더 많은 사람이 민주킴의 감성을 경험할 수 있도록요.
그렇다면 민주킴과 파쿠아는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뉠까요? 파쿠아가 ‘넥스트 민주킴’ 역할을 하는 건가요?
맞아요. 민주킴은 공예적이고 쿠튀르적인 부분을 더 강화해 나갈 예정이에요.
다음 컬렉션에 대한 힌트가 될까요?
네, 내년에는 좀 더 쿠튀르적인 드레스들을 선보일까 해요. 음, 사실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할 거예요.
오, 기대되는데요. 사랑은 왜요?
화가 이중섭의 편지를 읽었는데, 사랑이라는 감정이 얼마나 강력하게 창작과 표현을 이끌 수 있는지를 느꼈어요. 사랑의 힘, 순수한 에너지가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민주킴 슬로건이 ‘Brave Love Dream’이기도 하고요. 사랑과 꿈, 용기!
text KIM SOYEON(KIM)
photography YEON GWONMO(MOGAN)
art NOH JIYOUNG(RO)
Discover more in DAZED KOREA 2025 Winter Editi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