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 파리의 밤. 검은 차가 멈춘다. 스르륵 문이 열리고, 플래시가 팡팡 터진다. 파리 패션위크 시즌의 공기는 늘 어느 정도 과열돼 있고, 모두가 다음 장면으로 이동할 준비가 되어 있다. 그런데 어떤 순간엔 좀처럼 이동할 줄 모른다. 떠나지 않고 그 자리에 오래도록 남는다. 1월 오트 쿠튀르 주간,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펼쳐진 불가리 아이콘즈 미노디에르 컬렉션BVLGARI ICONS MINAUDIÈRE과 이를 기념한 밤의 이벤트가 딱 그랬다. 처음에는 작고 정교한 오브제 같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중요한 건 크기가 아닌 태도임을 직감한다.

불가리 아이콘즈 미노디에르 컬렉션은 주얼리와 액세서리, 과거와 현재를 잇는 문화적 대화 ‘Carrying Culture’를 내세운다. 그러니까 이건 단순한 슬로건이나 허황된 선언이 아니다. 불가리 아이콘즈 미노디에르 컬렉션의 세계는 실용 언어로 쉽게 설명되지 않는다. 이는 많이 담기 위한 오브제가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덜 담고 더 남기는 방식에 가깝다. 핵심은 무엇을 넣을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들고 다닐까를 선택하는 태도다.

본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지금 무료로 가입하고
끊김 없이 읽어보세요!
가입하고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