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3일에 시간 되면 한번 만나요.”

솔이가 묻는다. 24일도 묻는다.

“갖고 싶은 거 말해도 돼요?”

솔이가 묻는다. 생일이니 묻는다.

“나 외삼촌이랑 닮았어요?”

솔이가 묻는다. 자주도 묻는다.

“외삼촌은 시간 좋아! 그럼 23일부터 24일까지 서울에 올래? 외할머니 생신도 있고,

솔이도 그다음 주가 생일이니까 외삼촌 집에서 밥도 먹고, 솔이 안 가본 호텔도 예약해 놓을게.

솔이가 엄마, 아빠에게 물어봐 줄 수 있어?”

내가 답한다. 흔쾌히 묻는다.

“해마다 솔이 생일 선물을 준비하는 게 즐거웠는데 올해는 뭐가 될까?

백화점에서 살 수 있는 거면 23일 만나서 같이 가고,

그 전에 준비해야 하는 거면 외삼촌이 미리 알아볼게.

이번에는 책일까? 신발일까? 아님 인형일까? 뭘까? 뭐 갖고 싶어? 원하는 거 있어?”

내가 답한다. 떨리며 묻는다.

“너무 닮았어.

우리 솔이와 나, 정말 처음 솔이가 태어나던 순간부터 솔이를 보며

엄마랑 아빠랑 할머니, 할아버지랑 자주 이야기했어.

처음엔 눈, 코, 입만 닮은 줄 알았는데 솔이가 커가면서 하는 행동도 비슷한 거야.

솔이가 책 좋아하는 것, 솔이가 버섯 싫어하는 것, 솔이가 방문 잠그고 생활하는 것,

나 어릴 때를 본 솔이 엄마랑 솔이 할머니가 솔이 성격이 특히 나와 너무 똑같다고 하더라.

솔아, 솔이는 외삼촌과 닮은 게 어떤데?”

내가 답한다. 긴장하며 묻는다.

“네, 물어볼게요.”

“지금 모임 와서 시간이 없어요. 내일 문자 할게요.”

“23일에 이야기해 줄게요.”

2024년 소원: 아이폰으로 바꾼 솔이와의 메시지가 내년 이맘때도 이어지는 것.

글을 못 쓰게 됐고,

말은 정말 심각할 정도로 못하게 된

나 따위가 바랄 수 있을

적당한 행복.

 

이겸
李兼
Guiom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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