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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훌리오 1942
길쭉한 보틀은 존재감부터 남다르다. 아가베처럼 유려하게 뻗은 돈 훌리오 1942는 테킬라 라인 중 상위에 속한다. 수작업으로 엄선한 아가베를 오크통에서 최소 2년, 달콤한 풍미를 최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최소 8년 더. 풍성한 풍미는 공들인 시간과 비례한다. 캐러멜과 헤이즐넛, 아몬드, 커피 그리고 바닐라와 초콜릿이 조합된 향은 입안에서 폭죽처럼 터지고 부드러운 질감과 다크 초콜릿 맛은 강렬하게 오래 남는다. 돈 훌리오 1942는 풍성한 풍미를 끌어내겠다는 집요한 연구의 결과물이다. 원샷을
좋아하는 호기로운 사람이라도 이것만큼은 날렵한 플루트 잔에 따라 천천히 향과 맛을 음미해 보자. 속도를 늦춰 들이켜다 보면 버번보다도 더 진한 벌꿀 향과 온갖 열대 과일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호세쿠엘보 리제르바 델라 파밀리아
호세쿠엘보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매년 한정 수량으로 출시되는 프리미엄 테킬라 리제르바 델라 파밀리아. 이름 그대로 번역하면 ‘가족들을 위해 숙성한’이다. 과거 호세쿠엘보 가문 사람에게만 내어주었다는 이 라인은 블루 아가베 최고 숙성 단계인 아네호에서도 추가로 고숙성되어 엑스트라 아네호로 분리된다. 짙은 호박색을 띠며, 잔을 따라 천천히 굴리면 묵직하게 흘러내리는 걸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청사과와 아세톤 향을 시작으로 아몬드, 시나몬 향이 어우러져 깊고 진한 풍미를 선사한다. 희소성에 걸맞게 보틀까지 수작업으로 생산된다. 고유의 식별 번호와 함께 특수 왁스로 라벨링되며, 매년 새롭게 디자인하는 특별한 나무 상자에 담아 출시한다.

돈 훌리오 레포사도
일반적인 테킬라 보틀 형태와 달리 돈 홀리오 레포사도는 낮고 둥글다. 술을 함께하는 상대방의 얼굴을 가리지 않기 위함이다. 서로를 지그시 바라보며 이 밤을 뜨겁게 적시기에 적절하다. 오랜 시간 열정과 헌신으로 탄생한 레포사도는 맛이 깔끔하다. 완벽한 기후와 질 좋은 토양에서 자란 아가베를 오크통에서 6~12개월 숙성시켜 부드러운 목 넘김과 아가베 특유의 달콤함까지 얻었다. 주르륵 잔에 따르면 밝은 금빛이 눈길을 사로잡고, 향을 맡으면 헤이즐넛 ·바닐라 ·커피 ·시나몬 등 다양한 향이 코끝을 스친다. 눈을 찡그리며 소금, 레몬과 함께 한입에 털어 넣는 슈터 방식이 떠오르지만, 레포사도를 마실 땐 테킬라에 온전히 집중해 보자. 오감으로 아가베의 진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호세쿠엘보, 트라디시오날 레포사도
호세쿠엘보를 한입에 털어 넣으면 더운 나라가 눈앞에 펼쳐진다. 이국적이고 생경한 향이 고스란히 살아 있다. 블루 아가베를 점토 화덕에서 천천히 쪄 작은 수제 증류기에서 두 번 증류한 다음 화이트 오크통에서 2개월 이상 숙성한다. 과정이 복잡한 만큼 맛이 다채롭다. 오크의 향미 물질이 스피릿에 녹아들어 맛과 향이 더해졌기 때문. 다른 첨가물은 없다. 100% 푸른 용설란 수액이다. 트라디시오날은 스트레이트 혹은 온더록스로 마셨을 때 진가가 가장 잘 드러난다. 스파이스 ·침엽수 ·바닐라 향이 뒤섞여 올라오며 톡 쏘는 느낌이 명확하면서도 부드러운 인상을 남긴다. 입안에 머금으면 허브와 후추 향의 감칠맛이 은은하게 여운을 남긴다. 무턱대고 강하게 찌르지 않고 차분하게 오래.


올메카 실버
테킬라 본연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올메카 실버를 들이켜자. 증류 직후 병입해 투명한 백색을 띠고 있는 스피릿은 강한 알코올 향으로 시작하지만 곧 넉넉한 맛을 돌려준다. 마시기 전은 신선한 피망, 허브, 감귤류의 향이 코를 자극하고 스모키 향과 달콤한 용설란, 꿀 향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미네랄이 풍부한 해발 2100m의 로스알토스 고산지대에서 7년 이상 자란 최상급 블루 아가베로 만들었다. 공장식 증류탑보다 관리하기 까다로운 구리 냄비로 증류해 고품질 원액을 깔끔하게 추출한다. 최상의 결과물을 얻기 위한 고집이다. 신선하고 부드러우며 깊은 여운을 느끼고 싶을 때 적합하다.

1800 크리스탈리노
테킬라에서 극강의 부드러움과 깔끔한 맛을 느끼고 싶다면 1800 크리스탈리노가 적절하다. 잔에서 투명하게 반짝이는 모습을 보고 숙성을 거치지 않았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후추, 계피 같은 강한 향신료 향이 숙성에 숙성을 거쳐 좀처럼 누그러지지 않는다. 할리스코 고산지대에서 7년 이상 재배한 블루 아가베만을 사용해 캐스크에서 16개월간 숙성했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포트와인 캐스크에서 6개월간 추가 숙성을 거쳐 숯으로 필터링하면 투명한 액체가 탄생한다. 여과 과정을 거쳐 청량한 목 넘김과 부드러운 질감까지 모두 살린 것. 그 결과 과일의 풍미가 산뜻한 한편 그윽한 우디 풍미가 무게를 단단히 지탱한다. 이런 이국적이고 생경한 향은 향신료가 강한 음식과 페어링했을 때 그 진가를 알아볼 수 있다. 고수를 듬뿍 올린 타코와 함께 곁들이는 것을 추천한다. 입안에서 멕시코의 풍미가 터질 것이다.

돈훌리오 블랑코
테킬라는 숙성 정도에 따라 구분할 수 있다. 투명한 백색 스피릿에서 최소한의 숙성만 거친 테킬라를 블랑코라 한다. 블랑코에서는 부즈라 말하는 시큼한 아세톤 향취가 나지만, 숙성을 거치지 않아 아가베 본연의 상쾌하고 순수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진한 알코올 향을 넘긴 후 코로 뜨거운 기운을 느끼면 신선한 시트러스의 달콤함이 느껴진다. 입안에서는 가볍게, 코에서는 뜨겁게 아가베 풍미가 은은하게 머무른다. 호기롭게 취하고 싶다면 샷 잔을, 가벼운 한잔을 즐기고 싶다면 취향에 맞는 주스를 조금 넣어보자. 우리가 알던, 우리가 사랑하던 테킬라의 진한 그 맛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Text Kim Nahhyoun
Photography Shin Kijun
Art Lee Se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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