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살 무렵,
아빠가 다쳤다.
엄마와 여동생이 울었다. 나는 내 손을 봤다. 아빠에게 붙이기엔 너무 작겠지.

엄마 같았던 그 아이의 엄마는
나 같았던 너였기에
되레 더 가혹하고 무자비하게
되레 더 번쩍,
비명조차 낼 수 없게 만들었다.
내 마음은 누구도 묻지 않았던 열아홉, 그 6월의 화장실.

떠난 도쿄에서 한 사람을 만났다.
그 사람에게 기대는 만큼 그 사람은 내게 많은 것을 요구했다.
그 사람이 사정한 것은 나를 퀴퀴하고 더러운 하수구로 쓰는 것이었다.
그게 어떤 관계인지 무얼 뜻하는 것인지 알 턱조차 없었다.
반년이 지나 학교에서 친해진 한 사람을 그 사람에게 소개했다.
셋이 놀면 좋겠다 싶었다.
어느 순간 싸한 기분.
그 사람이 요구하는 것들이 조금씩 달라졌고, 난 그 이유에 대해 집착했다. 예감은 빗나가지 않았다.
내내 부정했지만 그 둘은 결국 연인이 됐다.
버려지기 직전, 그 사람이 내게 마지막으로 원하는 걸 한 가지 들어준다고 했다. 난 그 사람이 강압적으로 요구했던 것 중 가장 몸서리치게 싫었던 그것을 부탁했다. 모든 행위가 끝나고 그들이 떠난 후 깨달았다.

나는 그때 죽었다는 것을.

돌아온 서울은 부활의 기회였다.
20년은 짧은 시간이 아니다.
그럼에도 아쉽지만 별로 할 이야기가 없다.
네 글자짜리 몇 개가 남았고, 얼마의 돈이 생겼고 서울, 네가 잘돼서 기특하지만 예쁘거나 사랑스럽진 않다. 서울, 너도 나에게 딱 그만큼만 줬으니까.
내가 한 만큼을 제외하곤 다 앗아갔으니까. 냉혹하고 냉정하게
진짜 나를 보여주고 쏟아낼, 단 한 사람도 주지 않았으니까.

조금 정리가 되면 뉴욕에 가려 한다.
1년 정도는 살려 한다.
거기선 누구도 내 나이나 위치가 어떠해서
내게 무슨 선을 긋고 나를 두더지처럼 창살 안에 가두진 않겠지.

최소한 나는 너희의 서울보다는 가식적이지 않다. 그래서 또, 다시 또

살기위해

나는 친구도 연인도 필요하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의 연락을 진심으로 기다린다. 나타날 때까지 매달 토해 낼 수도 있다.

착륙할 시간이다.
눈물이 입술을 마구 친다.
결핍으로 존재한다는 것이 이토록 잔인한 것인 줄, 몰랐다.
XX아.

이겸
李兼
Guiom Lee

천쓰홍이 카메라 앞에서 춤을 춘다. 내려놓고 드러내는 것의 경계를 넘나든다. 아뿔싸, 선배든 누구든 소환하고 싶다. 나는 천쓰홍 인터뷰의 실패자가 될 것이다. 천쓰홍이 ‘나는 실패자’라고 말한 그 실패의 뜻을 1도 헤아리지 못하게 될 것이다.FASHIONNEWS

천쓰홍이 카메라 앞에서 춤을 춘다. 내려놓고 드러내는 것의 경계를 넘나든다. 아뿔싸, 선배든 누구든 소환하고 싶다. 나는 천쓰홍 인터뷰의 실패자가 될 것이다. 천쓰홍이 ‘나는 실패자’라고 말한 그 실패의 뜻을 1도 헤아리지 못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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